[블랙 미러] 인상 깊었던 8가지 에피소드 (스포유)
제1회 익무토크에서 블랙 미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다시 한 번 작품들을 감상하니 더욱 재밌고 새로운 점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블랙 미러의 최고의 에피소드들을 소개합니다.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도저히 한 개만 뽑기 어려워 여러 작품들을 뽑게 되었습니다.
1. 시즌1 Ep.1 공주와 돼지(The National Anthem)
블랙 미러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기념비적인 에피소드입니다. 미디어를 악용하여 초래할 수 있는 비극을 가장 극단적으로 그리고 아주 충격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시즌1중에서 최고의 에피소드라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유투브를 소재로 했다는 점과 실제 일어날 법한 사건을 소재로 했다는 점 또한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2. 시즌3 Ep.1 추락(Nosedive)
좋은 평점이 곧 권력이자 돈이 되는 사회. '추락'은 SNS의 폐해와 중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소셜미디어의 평점이 개인의 평판을 결정하여 인생 대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입니다. 좋은 평점을 받기 위해 항상 웃는 모습을 하고 맛 없는 쿠키와 커피를 먹고 좋은 평가를 하고 사진을 찍어 공유합니다. 타인의 인정과 좋은 덧글을 위해 SNS에 집착하는 우리들의 현재 모습과 많이 닮아 있어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입니다.
3. 시즌3 Ep.4 샌 주니페로(San Junipero)
블랙 미러 시리즈의 정말 몇 안되는 해피엔딩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시즌3의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처음 등장한 가상 현실 시스템인 'TCKR 시스템'을 좀 더 현실적인 소재와 어우러지게 연출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에피소드 초반의 전개와 후반부의 예상치 못한 반전 가득한 스토리 전개로 상상하지도 못 한 재미를 주는 에피소드였습니다. 특히 안락사라는 주제를 '블랙 미러'다운 상상력과 연출로 그려내어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4. 시즌4 Ep.1 USS 칼리스터(U.S.S. Callister)
2018 에미상에서 TV영화 작품상, 음향편집상, 편집상 등 다양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가상의 현실과 DNA 복제를 결합하여 게임이라는 소재로 비극적인 결말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에피소드의 시작이 '스타트랙'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어서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답답함과 불만을 가상 현실에서 해소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게임과 잘 결합하여 재미를 준 작품입니다.
5. 시즌4 Ep.3 악어(Crocodile)
블랙 미러에 등장하는 가공의 최신 과학 기술이 워낙 다양하고 신기하지만 '악어'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리콜러(기억 송출기)'는 나중에 꼭 개발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즌1의 세 번째 에피소드 '당신의 모든 순간(The Entire History of You)'에서도 개인의 모든 일상을 기록하고 확인할 수 있는 최신 과학 기술이 등장하지만 장치를 이식하고 제거하는 자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리콜러는 사용 권한이 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개인의 기억을 추출할 수 있어 범죄 사건이나 교통사고 등의 보험 처리에 필요한 증거 수집을 할 수 있어 아주 유용할 것 같습니다.
'악어' 에피소드는 공포 영화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같이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 '미아'의 점점 변해가는 모습과 소름돋는 행동이 그 어떤 공포 영화나 스릴러 영화의 주인공 못지 않게 훌륭히 소화해냈습니다. 에피소드 마지막에 보험 조사원 부부와 아기가 희생당하는 비극은 안타까웠지만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충분히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6. 시즌4 Ep.4 시스템의 연인(Hang the DJ)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연인들이 효율적으로 자신의 천생배필을 만날 수 있다면? 그리고 지금 만나고 있는 상대와의 연애 유효기간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바로 '시스템의 연인'입니다. 극의 초반에는 '블랙 미러'다운 스토리 전개로 재미를 줍니다. 시스템이 정해준 데이트 상대와 정해진 기간 동안 연애를 하고, 마음대로 상대를 바꾸거나 관계를 끝낼 수 없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99.8%의 확률로 최고의 파트너를 정해준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엔딩은 역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스템의 과정은 불과 짧은 순간이고 실제로 현실에서 나와 99.8% 맞는 상대를 휴대폰의 시스템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찾아준다는 것입니다.
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사람들이 실제 파트너와의 연애 유효기간을 알게 된다면 어떨지 생각해 봤습니다. 주인공들처럼 정해진 유효기간을 무시하고 서로를 믿고 모험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체념하고 다른 상대를 찾게 될지 궁금합니다.
7. 시즌4 Ep.6 블랙 뮤지엄(Black Museum)
앞선 에피소드들에서 범죄에 사용된 물품들이 전시된 박물관이 배경이 되는 에피소드여서 굉장히 반가웠던 작품입니다. 위에서 이미 언급한 TCKR 시스템의 개발 배경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다른 이야기가 엮여 마지막 반전이 있는 하나의 완성된 에피소드를 만들어 냅니다. TCKR 시스템을 이용해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내용과 이 시스템을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오용하는 설정이 과학의 발전이 가져다 주는 동전의 양면과 맞닿아 있어 현실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의식 이전'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식물인간이 된 부인의 의식을 사용하지 않는 자신의 두뇌의 일부 공간에 이식을 한 후 벌어지는 불행들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TCKR 시스템 개발 책임자였던 박물관 소장의 악행을 그대로 돌려주어 복수에 성공하는 장면에서 시즌4를 완벽히 마무리했다고 생각합니다.
8. 시즌5 Ep.1 스트라이킹 바이퍼스(Striking Vipers)
마블 시리즈의 '팔콘' 안소니 마키'와 '맨티스' 폼 클레멘티프를 함께 만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주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TCKR 시스템이 등장하는데 단연 최고의 VR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란 격투게임을 VR로 이용하면 격투 뿐만 아니라 다른 육체적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됩니다.
이 에피소드는 어릴 적 즐겨하던 '철권' 시리즈나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격투게임이 떠올려 친숙한 소재였고, 초반에 VR 시스템을 격투게임과 접목한 설정이 예상치 못한 이야기로 흘러 충격적인 에피소드였습니다. 그리고 게임상의 불륜은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있을 것인지, 만약 친한 친구와 게임속에서 실제 이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떨지 등 여러가지 생각해 볼 거리들을 제공해 주는 에피소드여서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악어 에피소드 인상적이죠. 울나라 TV 관련 상도 받았던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