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3
  • 쓰기
  • 검색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커닝 (2025) 장인들이 만든 걸작. 스포일러 아주 약간.

BillEvans
573 2 3

이 영화를 보면서 뭔가 예전 영화를 보는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의 속도 빠르고 경쾌한 영화가 아니라,

1960년대 아라비아의 로렌스 풍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데이비드 린의 걸작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미켈란젤로가 시스틴성당 천장 한가득 채워넣은 거대하고 화려한 그림을 보는 것같은 영화다.

아라비아의 사막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터키군과 피 터지게 싸운 로렌스를 그린 영화지만, 

액션은 놀랍도록 적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속도가 경쾌한 액션영화가 아니다. 

사람 정도는 좁쌀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사막의 험준한 빨간 바위들 사이를 

한 점에 가까운 로렌스가 낙타를 타고 느릿느릿 걸어가는 장면을 지루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카메라를 켜 놓고 저 멀리 지평선에서부터 낙타를 탄 아라비아인이 다가오는 장면을 몇분 동안 지루하게

그냥 보여주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특히 톰 크루즈가 베링해의 심해로부터 수면으로 올라오는 장면을 보며,

아라비아의 로렌스 이 장면이 떠올랐다. 요즘 액션영화같지 않고, 아주 고풍스럽게 느껴졌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Everything is written" 그리고 "Nothing is written"이라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유명한 대사가

영화에 나온다. "아무것도 운명지워진 것은 없어 (Nothing is written)" 이라는 대사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로렌스를 상징하는 대사다.

이 영화에서는 탐 크루즈를 상징하는 대사로 나온다.

대충 이 영화의 성격이 이해가 된다. 이것은 한 영웅의 오딧세이를 아주 거대하면서도 화려하고 유장하게 

그려낸 대하서사시다. 기존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는 결이 다르다.

시리즈 영화들 중, 예술성을 가장 강조한 영화가 이 영화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아주 현실적인 당대의 문제를 그리고 있다.

전자기계 하나하나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분쟁을 일으키고 염탐하고 조종하려 하고 

젊은이들의 머릿속에 비뚤어진 사상을 주입하는 범세계적인 존재를 그리고 있다. 젊은이들은, 

기존의 세계가 모두 죽고.

강인한 자기들만 살아남는 것이 세계의 진보라고 생각하게 된다. 

탐 크루즈도 다른 모든 등장인물들도, 

이 존재에 대해 공포와 혐오를 갖는다. 이런 영화의 주제를 생각해 보면, 

이 영화를 그냥 평범한 액션영화로 받아들이는 것이지 않게 된다.

 

아라비아의 로렌스같은 경우, 모든 장면들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영화가 결국,

영화 내내 로렌스가 한 방향으로 가는 여행이 되도록 만들려는 데이빗 린감독의 의도다.

이 영화 속 탐 크루즈 또한 그렇다. 이 영화는, 탐 크루즈의 여행이다.

베링해로 갔다가 심해로 갔다가 아프리카로 갔다가 계속 그는 여행을 한다. 

팀원들과도 헤어져서 계속 혼자 여행을 한다. 팀원들과 탐 크루즈는 같은 방향 같은 목적지를 향해 여행한다.

하지만, 결국 같은 방향으로 가지만, 팀원들과 탐 크루즈는 예리하게 분리되어 있다. 이것도 의도적이다. 기발하고

절묘한 팀플레이가 아니라, 탐 크루즈가 혼자 고립되고 소외되는 영화다. 

탐 크루즈는 베링해의 격렬한 얼음파도속으로 혼자 뛰어들고, 깊은 심해 속으로 혼자 들어가고, 

비행기 날개에 매달려 까마득한 하늘 속으로 혼자 날아간다. 팀원들과 탐 크루즈의 여정은 아주 순간 순간

겹쳤다가 다시 분리된다.

 

이런 이유들때문에 기존 시리즈 영화들같은 쾌속의 흥분된 액션영화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이고 실패로 보이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 전편에서 버스터 키튼의 제너럴을 오마쥬했고, 

이 영화에서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오마쥬한 것으로 봐서,

이 영화는 기존 시리즈 영화들을 마무리하는 대신, 

아주 거대하고 야심찬 영화를 만들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들어간 영화 같다. 

버스터 키튼이 제너럴을 만들 때 이런 생각이었을까? 

 

아주 참신하고 기발한 장면들도 있다. 

탐 크루즈가 심해에 쳐박힌 잠수함에 들어갔는데, 잠수함 안 바닥에 바닷물이 고여 있다. 

그런데, 잠수함이 뒹굴며 심해로 가라앉자, 

바닷물이 천장에 고였다가 벽에 고였다가 계속 바뀐다. 탐 크루즈의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이것이 아주 환상적이고

혼란스럽게 보였다. 탐 크루즈가 바라보는 세계다.

 

마지막에 비행기에 매달려서 공중 저 높이로 날아가는 탐 크루즈의 스턴트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 그 동안 탐 크루즈가 시리즈 영화들에서 엄청난 스턴트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은 그 스턴트들을 까마득히 뛰어넘는다. 영화사 상 최고가 아닐까 하는 스턴트다. 

이것은 액션영화이지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탐 크루즈에게 가야 한다. 

 

사람들이 비난하는 영화 첫부분은, 별로 나쁘게 안 느껴졌다. 

 

이 영화를 통해, 탐 크루즈는 

영화사 상 오직 소수의 사람들만 도달했던 거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다. 확실히 그렇게 느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진스
    진스
  • golgo
    golgo

댓글 3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2등
고전영화같은 연출이라고는 생각했는데. 글을 읽다보니 제가 놓친게 많은거 같네요...
다시 보고 싶습니다.
05:02
3시간 전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말없는 소녀]/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식/[니캡] 시사회 ...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20:37 905
공지 [아마데우스 오리지널 리마스터링] 시사 당첨자입니다. 8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20:11 893
HOT 사이먼 페그 HUNGER Magazine e260 e260 1시간 전07:30 102
HOT 유역비 Louis Vuitton e260 e260 1시간 전07:26 89
HOT ‘마이클’ 6월 추가촬영, 두파트 분리, 간략플롯 1 NeoSun NeoSun 1시간 전07:12 144
HOT ‘릴로와 스티치‘ 실사판 로튼 관객스코어 93% 1 NeoSun NeoSun 1시간 전07:09 166
HOT [씨너스] 한국에 온 오마 밀러 2 시작 시작 5시간 전03:07 555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커닝 (2025) 장인들이 만든 걸작. ... 3 BillEvans 7시간 전00:57 573
HOT 2025년 5월 23일 국내 박스오피스 2 golgo golgo 8시간 전00:01 914
HOT 'F1' 먼저 본 실제 F1 드라이버들의 소감 2 golgo golgo 9시간 전23:27 1478
HOT [말없는 소녀]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3 익무노예 익무노예 10시간 전22:15 553
HOT 한국 애니 '킹 오브 킹스' 북미 수입 6천만 달러 ... 5 golgo golgo 10시간 전21:41 1465
HOT '말없는 소녀' 개봉 2주년 기념 재개봉 2 golgo golgo 10시간 전21:37 770
HOT (DCU) 영화 슈퍼맨(2025) 2차 예고편 4 applejuice 12시간 전19:42 1897
HOT 영화표 와 영화 카렌다 7 입술 입술 14시간 전17:48 918
HOT 'F1' 돌비 포스터 '아키라' 오마주 6 golgo golgo 15시간 전17:11 2268
HOT 소주 전쟁 TTT 3 zdmoon 16시간 전16:19 2084
HOT 2026년 12월은 전쟁이네요 5 NeoSun NeoSun 18시간 전14:03 3489
HOT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로튼 리스트 15 NeoSun NeoSun 18시간 전13:54 2835
HOT 디즈니, 하반기 라인업 공개했는데…김수현 [넉오프] 실종 2 시작 시작 18시간 전13:38 2632
HOT 디즈니+ 하반기 기대작 스틸 공개 4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9시간 전13:23 2241
HOT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위한 복습 자료 9 golgo golgo 19시간 전13:11 2777
1176878
image
NeoSun NeoSun 30분 전08:00 83
1176877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0 102
1176876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0 154
1176875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26 89
1176874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26 114
1176873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25 97
1176872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7:12 144
117687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7:09 166
1176870
image
시작 시작 5시간 전03:07 555
1176869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01:21 451
1176868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01:17 601
1176867
image
NeoSun NeoSun 7시간 전01:09 449
normal
BillEvans 7시간 전00:57 573
1176865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00:26 347
1176864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00:23 298
1176863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00:21 255
1176862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00:20 148
1176861
image
hera7067 hera7067 8시간 전00:15 217
1176860
image
golgo golgo 8시간 전00:01 914
1176859
image
시작 시작 8시간 전23:40 1093
1176858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23:30 339
1176857
image
golgo golgo 9시간 전23:27 1478
1176856
image
익무노예 익무노예 10시간 전22:15 553
1176855
image
시작 시작 10시간 전21:51 868
1176854
image
golgo golgo 10시간 전21:46 570
1176853
image
golgo golgo 10시간 전21:41 1465
1176852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0시간 전21:39 278
1176851
image
golgo golgo 10시간 전21:37 770
1176850
normal
초이도리 12시간 전20:28 673
1176849
image
레이키얀 12시간 전20:27 483
1176848
image
NeoSun NeoSun 12시간 전20:21 774
1176847
normal
기다리는자 12시간 전19:51 444
1176846
image
applejuice 12시간 전19:42 1897
1176845
image
만달만달 13시간 전19:06 660
1176844
image
판자 13시간 전18:44 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