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5
  • 쓰기
  • 검색

[불금호러 No.82] 불멸의 호러 스타 토니 토드 - 캔디맨

다크맨 다크맨
1572 8 15

nCandyman-web.jpg

 

캔디맨 – Candyman (1992)
불멸의 호러 스타 토니 토드


클라이브 바커의 단편 소설을 영화화한 <캔디맨>은 슬래셔 영화의 전성기가 지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던 시기에 등장했습니다. 많은 피범벅 영화들이 마스크 쓴 살인마의 난도질을 쾌락의 구경거리로 내놓을 때, <캔디맨>은 도시 공간의 깊숙한 곳에 얽힌 비극적 역사로 관객을 데려간 이색적인 작품이었죠.


이야기는 도시 전설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는 헬렌 라일이 거울 앞에서 캔디맨의 이름을 다섯 번 부르면 끔찍하게 살해당한다는 전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캔디맨은 위압적인 체구의 흑인으로, 잘린 오른손 대신 달린 날카로운 갈고리로 희생자를 잔혹하게 살해한다는 내용이죠. 헬렌은 시카고의 카브리니그린 빈민가를 조사하면서 캔디맨과 마주하게 되지만, 그가 벌인 일련의 살인 사건들은 모두 헬렌이 저지른 것으로 누명을 쓰면서 곤경에 처합니다. 

 

ncandyman-2.jpg


<캔디맨>은 바커의 원작인 '금지된 곳(The Forbidden)'을 토대로 각색을 거쳐 완성이 됩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원작에서 백인이었던 캔디맨이 흑인으로 바뀐 것이죠. 인종을 바꾼 것은 각색된 스토리 때문이기도 한데, 버나드 로즈 감독은 미국의 인종 차별 역사와 결합을 시키며 이야기를 재창조하게 된 거죠.


이 영화는 난도질과 오컬트, 미스터리, 도시 전설, 고딕 호러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작품입니다. 캔디맨이란 살인마가 등장함에도 다른 슬래셔 영화들과 그 결이 완전히 다른 것이 특징이죠. 슬래셔 영화들은 대개 십대들의 무분별한 행동에 대한 응징이나 복수극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캔디맨>은 헬렌이 살인 누명을 쓰고 오해를 받고 쫓기는 상황을 만들면서 미스터리한 전개로 뻗어 나갑니다.


<캔디맨>의 가장 큰 매력은 토니 토드가 연기한 캔디맨의 압도적인 존재감입니다. 위압적인 체구와 깊고 거친 저음의 목소리를 지닌 그는 화면에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처럼 완벽하게 영화를 지배합니다. 그가 입을 열면, 그 존재감은 스크린을 뚫고 나와 현실에 존재하는 듯한 강력한 카리스마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MV5BNTg1MTE3NjA5NV5BMl5BanBnXkFtZTcwMTkzNTgwMw@@._V1_.jpg


토니 토드의 강한 외모와 목소리에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19세기의 비극적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서사는 다른 살인마 캐릭터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부여합니다. 특히 토니 토드가 호러 영화에서 주로 희생양 역할에 머물렀던 흑인 배우를, 작품을 대표하는 상징적 캐릭터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또한 피와 폭력에 대한 묘사에서도 차별화를 꾀합니다. 많은 슬래셔 영화들이 자극적인 살해 장면으로 긴장과 공포를 연출하는데, <캔디맨>은 나름의 절제된 폭력 묘사로 눈길을 끕니다. 물론 끔찍한 폭력 묘사는 빠질 수 없죠. 갈고리로 희생자의 몸통을 관통해 찢어버리거나, 로트와일러의 잘린 머리와 같은 강렬한 장면들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이런 유혈 낭자한 장면들은 값싼 일회성 눈요기가 아닌, 이야기에 꼭 필요한 하나의 서사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캔디맨>은 도시 전설을 미국의 인종차별, 흑인들의 가슴 아픈 역사, 도심 속 빈민가의 현실과도 연결하며,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집단적 트라우마를 호러로 풀어낸 수작입니다. 특히 인종 문제를 호러 장르로 접근한 시도는 당시로선 상당히 신선한 시도였죠. 이는 조던 필 감독의 <겟아웃> <어스> 같은 작품들이 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호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토니 토드의 연기로 탄생한 캔디맨이 호러 영화사에 길이 남을 특별한 캐릭터로 각인되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그 자체로 90년대 호러 영화의 전설로 기억됩니다. 

 

ncandyman-01.jpg


덧붙임...


1. 클라이브 바커는 버나드 로즈의 영화가 자신의 원작과 다르지만, 영화 매체의 다양성이 반영된 좋은 각색임을 밝혔는데요. 덧붙이기를 영화를 좋아하지만, 자신의 단편 소설을 더 선호한다고... 


2. 영화에 등장하는 벌들은 촬영을 위해 특별이 사육이 되었습니다. 토니 토드는 촬영 과정에서 23번 정도 벌에게 쏘였다고 하는군요. 재미있는 것은 한 번 쏘일 때마다 1,000달러의 보너스를 받기로 계약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3. 극중 입에서 벌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 역시 실제 벌이 사용이 되었습니다. 배우의 안전을 위해서 목구멍 뒤쪽에만 보호대를 착용했다고 하는군요. 


4. 영화의 배경이 된 공공주택은 실제 시카고의 악명 높은 카브리니그린 공공주택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제작진은 배우와 스태프들의 안전을 위해서 현지 갱단과 협상을 했고, 그들을 엑스트라로 출연시키는 조건으로 촬영 허가를 받았다고 하는군요. 


5. 원래 캔디맨 역할은 에디 머피에게 제안되었지만, 제작진은 그의 높은 출연료를 감당할 수 없었고, 175cm의 상대적으로 작은 키도 캐릭터와 맞지 않았습니다. 반면 196cm의 장신인 토니 토드가 외형적으로 더 적합했죠. 토니 토드는 "나만의 오페라의 유령을 찾고 싶었다"는 말과 함께 캔디맨의 역할을 받아들입니다.


6. <캔디맨>은 뛰어난 사운드트랙을 가진 호러 영화로 항상 언급됩니다. 필립 글래스가 작곡한 메인 테마는 영화에 품위를 더했지만, 흥미롭게도 필립은 처음에 영화를 보고 실망했다고 합니다. 그가 기대했던 신비롭고 고딕적인 작품 대신 잔혹한 내용에 당혹스러웠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영화와 사운드트랙 모두 90년대를 대표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받게 되자, 그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다크맨 다크맨
99 Lv. Max Level

외길호러인생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8

  • 카란
    카란
  • 콘스탄트
    콘스탄트
  • 갓두조
    갓두조

  • min님
  • Robo_cop
    Robo_cop
  • 호러블맨
    호러블맨
  • 해리엔젤
    해리엔젤

  • 헷01

댓글 15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등
처음 토드형님 알게된게 캔디맨이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특유의 그 멋진 목소리와 분위기를 좋아했는데 ㅠㅠ
벌 보너스 ㅎㅎㅎ 재밌네요.
08:37
12시간 전
profile image 2등

어렸을 때 비디오로 봤을 땐, 이게 뭐야?? 싶었는데

다시 보면 느낌이 다를 것 같네요.

08:41
12시간 전
profile image 3등
캔디맨 1편은 충격적이였는데 이런 호러영화도 있구나...하면서 감탄한 ㅎㅎ
09:15
11시간 전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호러블맨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지는것 같습니다 ㅎㅎ
12:28
8시간 전
헷01
삭제된 댓글입니다.
13:01
7시간 전
profile image
좋아하는 호러 영화중의 하나입니다. 지금 봐도 그 느낌이 남달라요. 다른 호러 영화들과는 결이 다른 느낌이고 볼 때 마다 서늘한 느낌이 들고는 합니다.
11:52
8시간 전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타미노커
30년이 넘은 영화인데..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아요 ㅎㅎ
12:29
8시간 전
profile image

비틀주스 보는거 같은 설정이네요 ^^ 아 스크림인가?

13:18
7시간 전
profile image
캔디맨은 토니 토드 아니면 안되죠..정말 압도적👍
어제 데스티네이션 보고 울컥했어요ㅠㅠ
18:51
1시간 전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브릭레이어]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4 익무노예 익무노예 11시간 전09:13 1079
공지 [니캡] [아마데우스] [분리수거] 시사회 신청하세요 2 익무노예 익무노예 25.05.09.10:38 10064
HOT 에드코 필름스,범죄 스릴러 <콜드 워> 프리퀄 두 편 제작 1 Tulee Tulee 45분 전19:57 145
HOT 멜라니 로랑-브래들리 제임스-스티븐 버코프,역사 스릴러 &l... 1 Tulee Tulee 48분 전19:54 111
HOT [넷플릭스] 2025년 5월 11일 기준 글로벌 인기 순위 30 1 deskiya deskiya 1시간 전18:58 452
HOT 영화 3사 할인 정보 정리 (25년 5월 ver.) 4 부국제러02 1시간 전18:50 643
HOT 이승기 장인 일당, 주가조작으로 140억원 챙겼다 4 울프맨 3시간 전17:09 962
HOT 영화 <서브스턴스> 해석/감상 | 물질과 본질 사이, 붕... 11 해달sMinis 해달sMinis 2시간 전18:17 524
HOT 크리스토퍼 놀란 '오딧세이' IMAX 필름카메라 영... 2 NeoSun NeoSun 2시간 전18:01 703
HOT [니캡]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2 익무노예 익무노예 6시간 전14:37 801
[불금호러 No.82] 불멸의 호러 스타 토니 토드 - 캔디맨 15 다크맨 다크맨 12시간 전08:27 1572
HOT 연상호 감독 [콜로니] 전지현,구교환,지창욱,신현빈 출연 5 시작 시작 6시간 전14:28 3195
HOT 일하는 세포 극장개봉 포기 / 넷플릭스로 공개 6 카스미팬S 3시간 전16:59 968
HOT 스칼렛 요한슨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이후 수년간... 1 카란 카란 4시간 전16:39 1251
HOT [일본 오픈샷] 춤대 '무로이 신지' 2024 극장판 ... 7 처니리 처니리 4시간 전16:30 521
HOT 넷플릭스 '탄금' 예고편 3 NeoSun NeoSun 4시간 전16:02 846
HOT 마크 러팔로 '태스크'시리즈 뉴 트레일러 - HBO MAX 1 NeoSun NeoSun 5시간 전15:29 664
HOT 크리스토퍼 놀란이 '오딧세이'에 사용하는 새로운... 1 NeoSun NeoSun 6시간 전14:34 917
HOT 일본에서 치하야후루 시리즈 10년후 이야기 드라마로 나오나... 4 카스미팬S 8시간 전12:37 1239
HOT 마블 '아이언하트' 예고편 반응 13 golgo golgo 6시간 전14:10 3017
HOT 키어넌 십카-키퍼 서덜랜드,복수 스릴러 <스톤 콜드 폭스... 1 Tulee Tulee 8시간 전11:58 1214
HOT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로튼 리뷰 추가 번역 4 golgo golgo 11시간 전08:56 2366
1176005
image
NeoSun NeoSun 10분 전20:32 67
1176004
image
NeoSun NeoSun 10분 전20:32 41
1176003
image
Tulee Tulee 45분 전19:57 145
1176002
image
Tulee Tulee 46분 전19:56 87
1176001
image
Tulee Tulee 46분 전19:56 71
1176000
image
Tulee Tulee 47분 전19:55 102
1175999
image
Tulee Tulee 48분 전19:54 70
1175998
image
Tulee Tulee 48분 전19:54 111
1175997
image
Tulee Tulee 49분 전19:53 94
117599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1분 전19:51 164
1175995
normal
Worid120 1시간 전19:30 261
1175994
image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19:21 192
1175993
image
e260 e260 1시간 전19:15 163
1175992
image
e260 e260 1시간 전19:15 259
1175991
image
e260 e260 1시간 전19:14 186
1175990
image
e260 e260 1시간 전19:13 220
1175989
image
deskiya deskiya 1시간 전18:58 452
1175988
image
카스미팬S 1시간 전18:56 103
1175987
normal
corinne 1시간 전18:52 250
1175986
normal
부국제러02 1시간 전18:50 643
1175985
image
해달sMinis 해달sMinis 2시간 전18:17 524
117598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01 703
117598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01 357
117598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8:01 290
1175981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7:57 266
1175980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7:50 214
1175979
image
토루크막토 3시간 전17:29 416
1175978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17:26 631
1175977
image
울프맨 3시간 전17:09 962
1175976
image
카스미팬S 3시간 전16:59 968
1175975
image
Pissx 3시간 전16:56 252
1175974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6:39 1251
1175973
image
처니리 처니리 4시간 전16:30 521
1175972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6:02 600
1175971
normal
NeoSun NeoSun 4시간 전16:02 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