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니콜 키드먼 극찬..발 킬머 추모

배우 톰 크루즈가 영국 영화협회(BFI)가 발행하는 영화 전문지 Sight and Sound와의 인터뷰에서, 니콜 키드먼과의 과거 작업부터 발 킬머와의 재회, 잭 니콜슨과 말론 브란도 등 영화계 거장들에 대한 존경을 솔직하게 전했다.
니콜 키드먼과 큐브릭 작업 회상
크루즈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99년작 <아이즈 와이드 셧>에 니콜 키드먼을 직접 추천한 이유에 대해 “그녀는 훌륭한 배우이기 때문”이라며 짧지만 확고한 극찬을 전했다.
“스탠리가 저와 함께 작업을 원해 시드니 폴락을 통해 연락을 취했고, 그의 집 뒷마당으로 헬기를 타고 찾아가 직접 만나 대본을 받고 대화를 나눴어요. 처음 만났을 때, 저는 니콜을 추천했죠. 그녀는 당연히 훌륭한 배우니까요”
1998년 런던의 돈마 극장에서 니콜 키드먼이 출연한 연극 <블루 룸>을 무대 옆 부스 창문 너머로 조용히 관람했던 크루즈의 모습도 기자는 기억하고 있었다.
또한, 톰 크루즈는 <아이즈 와이드 셧>의 독특한 제작 환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촬영은 여름에 시작했고, 완성된 대본 없이 매일 장면을 수정하고 다시 촬영하며 톤을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인터뷰는 크루즈가 BFI 펠로우십을 수상하며 진행된 특별 대담의 일부다.
그는 앞서 데이비드 린, 구로사와 아키라, 마틴 스코세이지, 크리스토퍼 놀란 등과 함께 BFI 펠로우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발 킬머에 대한 애정 어린 회상
크루즈는 최근 별세한 배우 발 킬머에 대한 추억도 전했다.
“그가 <탑건>에 출연해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웠다. 그는 처음엔 주연이 아닌 조연이라는 이유로 망설였지만, 우리는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 함께할 수 있었다”
크루즈는 킬머가 짧은 등장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탑건>에서 그가 등장하는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이지만, 그 임팩트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어요. <탑건: 매버릭> 때 다시 만났을 땐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죠. 말없이도 ‘아이스맨’이었어요. 그의 존재 자체가 바로 그 캐릭터였어요”
잭 니콜슨과의 연기, 말론 브란도에 대한 존경
<어 퓨 굿 맨>에서 잭 니콜슨과 함께한 법정 신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그는 천천히 중심을 잡아가며 캐릭터를 구축했어요. 대사 하나하나에 리듬이 있었고, 말과 몸짓, 카메라 이해까지 완벽했죠. 그는 단순한 배우가 아니라, 장면을 음악처럼 다루는 연기자예요”
말론 브란도에 대해서는 <대부> 첫 장면을 언급하며 “조명, 렌즈, 고양이까지 모두를 단 한 번에 장악한 진정한 아티스트였다”고 표현했다.
“위대한 배우들은 그저 쉽게 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엄청난 준비와 감각이 있어요. 그런 순간들이 모여 ‘번개 같은 장면’이 되는 거죠”
크루즈는 연기를 “매 순간이 새로운 것”이라며 “위대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마치 함께 즉흥적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