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0) <썬더볼츠*> 결말이 김빠진다는 의견에 대한 항변

제3막이 안티-클라이막틱하다(김빠진다), 너무 허무하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듣는데 나름의 항변을 하자면...
첫째로 이건 센트리와 나머지 썬더볼츠와의 싸움이 아니라, '더 보이드'와 '밥 레놀즈'의 싸움입니다. 썬더볼츠가 밥의 심연에 들어가서 밥을 도와준거죠. 그 처절한 싸움을 홀로 하다 보이드와 하나가 될 뻔 한걸 썬더볼츠가 간신히 막은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썬더볼츠가 더 보이드를 쓰려뜨렸다 이렇게 단순화시킬 수 있었던걸 굉장히 다층적으로 잘 풀어낸 깊이 있는 연출이라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썬더볼츠를 끈끈하게 만든건 바로 저 보이드로 들어 갔을때 뭘 마주칠지, 살아나올수 있을지도 모른채 무작정 밥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옐레나와, 그런 옐레나를 보고 함께 보이드로 뛰어든 썬더볼츠 멤버들의 기지와 동료애, 희생 정신입니다. 이는 동시에 이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구할 준비도 충분히 되어있다는걸 단번에 보여주면서 하자있던 긴가민가한 애들이 진정한 히어로들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순간이고, 그들을 히어로로 만들어주는 아주 중요한 가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단순히 천개의 태양의 힘을 품은 센트리와 날지도 못하는 고작 슈퍼솔져들과의 육탄전으로 끌고갔다간 퀀텀매니아꼴 나는거겁니다. 개미때가 미래에서 온 최강의 정복자를 무너뜨렸을 때 만큼의 허탈함과 허망함만 남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육탄전보다 이런 심리를 건드리면서 치유하는 전개가 훨씬 더 울림이 크고, 관객들로 하여금 캐릭터에 이입하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버키, 스칼렛 위치, 로키 모두 육탄전으로 쓰러뜨린 애들이 아닙니다. 전부 형제애 또는 가족애로 설득시켜서 지금 우리가 아는 히어로로 변모했던거고, 그런 그들의 과거와 내면의 변화를 지켜봐왔기에 MCU에서 가장 사랑 받는 캐릭터들이 된거라고 봅니다. 그게 마블 스튜디오가 가장 잘하던 일이고 이번에도 밥을 통해 완벽히 수행했죠. 한 마디로 버키에겐 스티브가, 완다에겐 클린트가, 로키에겐 토르가 있었듯 밥에겐 옐레나가 있었고, 썬더볼츠라는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걸 우린 목격한 것입니다. 능력치도 넘사이기 때문에 어벤져스에서 적당히 활약만 해준다면 MCU에서 가장 사랑 받는 캐릭터가 되고도 남을 잠재력을 가졌고, 현재 그런 밑작업을 정말 잘 해놓은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제3막에서 센트리와 나머지 썬볼 멤버들이 맞다이를 깠더라면 내러티브적 깊이가 매우 떨어졌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능력치 차이도 너무 커서 좋은 결말이 나오기 힘들었을 테고요. 이러나 저러나 제3막에는 치고 받는 액션이 아니라 감정적 교감과 치유가 필수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에.에.올>이 그랬듯 말이죠.
곰크루즈
추천인 7
댓글 12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센트리/보이드의 존재감이 대단했는데...
걱정되는 건... 나중에 파워 인플레로 더 강력한 적 나올 때 너프되지 않을까 싶은 점이에요.
비전처럼..^^;






저걸 단순히 센트리와 썬더볼츠의 대결로 가기 보다는 구원 서사로 간 게 더 설득력있긴 했어요.
다만, 기존 마블의 단순한 서사에 익숙한 분들은 실망할 지점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일단 만족스러웠습니다.
원래 마블 영화 보고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 잘 안 하는데 이 영화는 사운드 좋은 관에서 한 번 더 보려고요. ㅎㅎ
저는 결말이 주제와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나름 만족스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