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기엔 진지하고 진지하기에는 유치한 - 거룩한밤 데몬헌터스 리뷰 (약스포)
자꾸 이상한 영화만 보고와서 불호리뷰만 남기는 거 같은데, 한국 영화 정말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기대하고 가지 않았는데도 기대보다 더 나빴던 거룩한밤: 데몬헌터스 후기 시작합니다.
일단,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3가지가 있습니다. 마동석의 활용, 작위적인 설정, 미숙한/올드한 연출 이렇게 세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마동석의 활용 문제부터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이제 마동석은 배우가 아니라 하나의 IP로서 활동한다고 생각합니다. 뭔들 쉽게 부시는 완력, 통쾌한 액션, 정의로운 역할 같은 거요. 거룩한 밤 예고편도 그런식으로 묘사해놓고 있는데요.
정작 본편은 액션은 투박하고 잘 보이지도 않아 통쾌함이 줄고, 오히려 마동석보다 서현의 분량이 더 큽니다. 제가 생각한 마동석의 역할은 예전 박서준 주역의 "사자" 같은 건 줄 알았는데, 거기서 서사는 부족하고 액션은 투박해서 촌스러워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마동석 이름 석자가 팔리지만 슬슬 배우 스스로도 너무 소모적으로 쓰진 않는지 오랜 시간 고민을 해야할 문제라고 느꼈습니다.
두번째 작위적인 설정.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웹툰으로 나왔다면, 적어도 드라마로 나왔다면 평가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영화라는 매체와 어울리지 않는 대본인 거 같았던게, 관객이 2시간도 안되는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설정이 방대한데 그걸 설명하느라 대사도 연출도 작위적이게 변합니다. 일개 의사가 사는집이 마당딸린 대저택이지 않나, 집 온갖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있지 않나, 악마가 세상에 도사리는데 구마활동은 거룩한 밤 팀만 하는 건지, 왜 가족을 구마의식에 참석하게 두는지 등 설명이 안되니 작위적입니다.
세번째는 미숙하고 올드한 연출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영화 중간중간에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일어나는데 저는 차라리 런닝맨 공포특집이 더 무서울 지경이라 헛웃음만 났습니다. 제작비를 줄이려는 건지 중간부터 배경이 저택인데요, 저택에서 공포를 주려면 한정된 공간에서 조차 찾기 쉽지 않은 미지의 공포여야 할텐데 감독이 원하는 건 우르르 콰광이니 공포가 없을 밖에요. 깜짝 놀라긴 했습니다 너무 쓰잘데기 없는 점프스퀘어를 남발해서요.
구마의식 연출또한 마찬가지인데 이게 뭐 구마학원인가요? 관객들 입장에서 말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어야 하는데 그걸 이해 못시키니 매 단계를 대사로 하는데 긴장감이 뚝뚝 끊어집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아는 카톨릭 구마가 아니라 신령(or 악의힘)이 들어있다는 설정인 거 같은데, 설명이 안되니 유치해보입니다.
개그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구마의식, 악령에 쌓인 소녀, 고통스러워 하는 가족 등은 하염없이 진지한데 툭툭 치는 마동석 작품 특유의 개그는 맥을 끊고 이젠 웃음도 안 나옵니다. 저는 이런 류의 개그를 좋아하는데도 정색하면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제점 얘기를 끝내면 장점도 말해야 하는데, 장점이라면 설정이 방대하긴 해도 다른 매체로 풀면 재미는 있었을 거 같아서 장점으로 남겨두겠습니다.
한줄평: 잘만든 ×영화.
저도 뭐 최근 한국영화들에 대해 불호리뷰들 많이 남겼는걸요...
주말에 볼건데 기대 확 낮춰야 겠습니다..
덕분에 창고영화에 대한 불신이 더 생겼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