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소더버그, ‘블랙 백’의 "답답한" 흥행 부진에 대해 입 열다

Steven Soderbergh Tackles “Frustrating” Low Box-Office Of ‘Black Bag’
올해 영화계가 시작된 지 4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의 대형 스튜디오 작품 중 평단의 전폭적인 찬사를 받은 작품은 단 두 편뿐이다.
바로 라이언 쿠글러의 ‘시너스’와 스티븐 소더버그의 ‘블랙 백’이다.
‘시너스’는 이번 주말에만 4천만 달러의 개봉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성인 취향의 첩보극인 ‘블랙 백’은 흥행에서 완전히 고꾸라지며 2,100만 달러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고, 매우 빠르게 VOD(디지털 렌탈 서비스)로 넘어갔다.
이와 관련해 소더버그는 자신의 신작이 기대 이하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 좌절감을 드러냈다. 비평가들의 극찬과 업계 내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실패했다는 현실이, 그는 말하길 중간 규모 예산의 성인 드라마 영화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소더버그는 인디펜던트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온 바로 그 종류의 영화들이 더 이상 관객을 끌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우려를 털어놨다.
“이건 내가 커리어 내내 만들어온 영화예요. 만약 스타 중심의 중간 예산 영화들이 이제 25세 이상 관객을 불러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죠. 앞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다음 세대의 감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블랙 백’은 포커스 피처스가 제작하고,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가 부부로 출연해 개인적·지정학적 긴장을 동시에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간신히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더버그는 이 영화의 개봉 성적이 업계 전반에 논의의 불씨를 던졌다고 전했다.
“다른 스튜디오에 있는 친구가 말했죠. 월요일 회의는 ‘이런 영화가 실패하는 게 우리한테 어떤 의미인지’로 시작됐다고요. 그 말이 정말 낙담스럽더군요.”
포커스 피처스 측은 영화가 궁극적으로는 수익을 낼 것이라고 확언했지만, 소더버그는 진짜 문제는 블록버스터 혹은 저예산 공포물이 아닌 그 중간 지점에 있는 영화들에 대한 지원이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객층과 다시 연결될 방법을 찾아야 해요—이건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들이고, 이런 이야기들이 사라지게 둘 수는 없습니다.”
그는 또한 지금의 업계 분위기를 되짚으며, 자신이 예전에 만든 주요 작품들조차 현재라면 제작 승인 받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린 브로코비치나 트래픽 같은 영화는 지금이라면 아마 만들어지지 못했을 거예요. 다행히도 티모시 샬라메처럼 다양한 역할을 기꺼이 해주는 배우가 있긴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들을 위한 문은 점점 닫히고 있죠.”
물론 소더버그의 입장을 존중하긴 하지만, ‘블랙 백’의 6천만 달러라는 제작비는 해당 장르 치고는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게다가 그는 에린 브로코비치와 트래픽을 연출하기 전에 이미 아웃 오브 사이트와 더 라이미를 연이어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성공시키며 어느 정도 '백지수표'를 쥔 상태였다. 지금이라 해도 그는 그 두 작품을 밀어붙일 힘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소더버그는 올해 ‘블랙 백’과 ‘프레즌스’를 내놓았으며, 현재는 이언 맥켈런과 미캐일라 코엘이 출연하는 다크 코미디 ‘더 크리스토퍼스’의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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