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용 포함) J-호러의 틀을 넘은 필견의 수작, 영화 <사유리>

*키네마 준보 기사입니다
오시키리 렌스케의 인기 호러 만화를 원작으로, J-호러의 대표주자인 시라이시 코지 감독이 실사화한 영화 <사유리>. 이 작품은 전반부의 정통 호러 분위기에서 시작해, 후반부에는 파워풀한 액션 엔터테인먼트로 급변하는, 마치 두 편의 영화로 구성된 듯한 이색적인 전개를 보여준다. 호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끝까지 보고 나면 분명 만족할 만한 신감각 작품이다.
행복했던 가족을 덮친 저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집
어느 날, 카미키 가족이 중고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온다. 가족 구성은 아버지(카지와라 젠), 어머니(우라베 후사코), 장녀 케이코(모리타 코코로), 장남 노리오(미나미데 료카), 차남 슌(이노마타 레이), 할아버지(키타로), 그리고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네기시 토시에)까지 총 7명이다. 화목했던 이 가족은 그러나, 아버지의 기이한 죽음을 시작으로 할아버지, 장녀, 차남, 어머니까지 연이어 사망하게 된다.
중학생인 노리오는 영적인 감각이 강한 친구 스미다(콘도 하나)로부터 “소녀의 저주를 받고 있으니 집을 당장 떠나야 한다”는 충고를 받는다. 남은 가족은 이제 노리오와 할머니뿐. 심적으로 불안해진 노리오 앞에, 상황을 뒤흔드는 전환점이 나타난다.
무력했던 할머니, 각성하여 복수귀로 거듭나다
처음엔 치매 증세로 혼란스러웠던 할머니가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선언하며 각성한다. 그녀는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영혼에게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 시작하며, 놀라운 생명력과 의지로 복수귀가 된다. 노리오 역시 그런 할머니에게 영향을 받아 체력을 단련하고, 식사를 게걸스럽게 하며 생명력을 끌어올린다.
강렬한 캐릭터, 네기시 토시에의 열연
영화 후반의 클라이맥스는 할머니 역을 맡은 베테랑 배우 네기시 토시에의 강렬한 연기에서 절정을 이룬다. 초반의 흐릿한 모습과 각성 후의 강인한 캐릭터가 극명하게 대비되며, 담배를 피우고 록스타 같은 헤어스타일에, 손자에게 격려를 날리는 슈퍼우먼 같은 존재로 탈바꿈한다. 복수를 위해서라면 상식을 벗어나 폭력조차 불사하는 열정 넘치는 인물이다.
네기시는 이번 역할을 통해 단순한 잔소리꾼 이미지를 벗고, 손자를 이끄는 스승 같은 존재로 그려지며, 최근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새로운 시도를 담은 시라이시 감독의 도전
<노로이>(2005)를 시작으로 <오컬트>(2009), <사다코 VS 카야코>(2016), <전율괴기파일 코와스기!> 시리즈 등 자신만의 노선을 걸어온 시라이시 코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인간이 귀신에게 당하기만 하는 J-호러의 전형을 깨고 싶었다’고 밝히며, 인간의 반격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장르를 넘나드는 괴작, 해외 영화제에서도 호평
공포 영화의 도입부에서 출발하지만, 액션, 청춘, 유머, 가족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 요소가 버무려진 이 작품은 더 이상 단일 장르로 규정하기 어렵다. 한국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캐나다 몬트리올의 판타지아 영화제에서도 큰 호평을 받은 <사유리>는, J-호러의 한계를 뛰어넘은 독창적인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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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을 거 같네요. 꼭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