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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블란쳇 & 마이클 패스벤더, 섹시하고 스타일리시한 스파이 영화 <블랙 백>

카란 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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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신작 <블랙 백>에서 케이트 블란쳇과 마이클 패스벤더가 부부 스파이로 등장한다.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테런스 맬릭 감독의 <송 투 송>에서도 함께 출연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 촬영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블란쳇은 "우리가 그냥 스쳐 지나갔던 것 같다"며 희미한 기억을 떠올렸고, 패스벤더는 "장면 속에서 어떤 부유한 신사가 있었는데, 그의 집과 차를 촬영에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블란쳇은 "테런스 맬릭과의 작업은 낚시하는 것과 같아서, 뭔가를 낚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심지어 내가 영화에 제대로 나온 건지도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블랙 백>에서는 확실히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영화에서 패스벤더가 연기하는 조지 우드하우스는 치명적인 사이버 무기를 외국에 넘기려는 이중 스파이를 추적하는 임무를 맡는다. 용의자는 다섯 명, 그리고 그중에는 그의 아내 캐서린(블란쳇)도 포함되어 있다. 남편은 아내와 국가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패스벤더는 "조지와 캐서린은 서로 깊은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강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조지는 이 사건을 통해 아내와 국가 중 어디에 충성해야 할지 갈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소더버그와 배우들의 재회작이기도 하다. 패스벤더는 2011년 <헤이와이어>에서, 블란쳇은 2006년 <착한 독일인>에서 감독과 작업한 경험이 있다. 블란쳇은 특히 데이빗 코엡이 쓴 각본이 매력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각본을 읽으면서 캐릭터들이 너무나 뚜렷하게 살아 있었고, 영화 속 세계가 선명하게 그려졌다"며 "게다가 이 영화는 성인 관객을 위한 중간 예산 영화인데, 요즘 그런 작품을 찾기가 어렵다. 소더버그만큼 이런 세련되고 지적인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도 드물다"고 말했다.

 

소더버그는 연출뿐만 아니라 촬영과 편집까지 직접 맡았다. 촬영 현장에서 직접 카메라를 들고 모든 장면을 조율하는 방식은 배우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패스벤더는 "그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춤을 추는 것과 비슷하다. 그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현장에서 그의 자신감이 스태프와 배우들에게도 전해진다"고 말했다.

 

영화 속 주요 장면 중 하나는 조지가 용의자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음식에 진실을 말하게 만드는 혈청을 넣어 반응을 살피는 신이다. 이후 그는 다시 이들을 불러놓고, 최종적으로 이중 스파이를 밝혀내는 장면을 연출한다. 소더버그는 이 장면을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세밀하게 쪼개어 촬영했다.

 

블란쳇은 "장면을 여러 번 끊어서 찍다 보니 흐름을 놓치기도 했다. 둘째 날이 되니까 '우리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순간이 올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같이 출연한 배우 레게 장 페이지는 이러한 장면이 "마치 무대 위에서 치열한 언어 테니스 경기를 펼치는 느낌"이었다며, "소더버그 감독은 배우들의 대사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반응과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세밀하게 포착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소더버그는 처음부터 영화의 분위기가 지나치게 어둡거나 현실적인 느낌이 아니라, 매력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스벤더는 "스파이들은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살기 때문에, 그들을 다룬 영화도 종종 무거운 분위기가 된다"며 "하지만 소더버그는 '아니, 이번 영화는 섹시해야 해.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고 말했다.

 

블란쳇과 패스벤더는 촬영 전 캐릭터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패스벤더는 "나는 많은 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상대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직접 보고, 그에 반응하는 게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실제 스파이들을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블란쳇은 여성 스파이들이 여전히 조직 내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점을 여러 기록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여성 요원들이 남성 요원보다 훨씬 미묘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직 내에서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블란쳇은 영화 업계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지적하며, 성별과 정체성에 관계없이 다양한 인재들이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녀는 2023년 여성, 트랜스, 논바이너리 창작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 Proof of Concept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치권의 변화로 인해 다양성과 포용(DEI) 프로그램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

 

그녀는 "할리우드는 대중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기 때문에, 이러한 후퇴는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낸다"며 "동일한 환경에서 동일한 사람들이 만든 작품은 단조롭고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다양성이야말로 예술을 역동적이고 흥미롭게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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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영화 또 보고 싶어지네요. 초반에 갑자기 캐릭터 여럿이 한꺼번에 나와서 수다 떠는 바람에 정신 없었는데, 두 번째 보면 정리가 된 상태로 볼 수 있겠어요.^^
13:06
1일 전
profile image
카란 작성자
golgo
한번 봐서는 정리가 안되나 봐요?
17:20
1일 전
2등
개인적으로 꽤 오래전에 소더버그감독 감떨어졌다고 생각든 후 부터 소더버그감독 작품 안보고 있는데 이작품은 평이 좋아 관심이 갑니다. 간만에 소더버그감독작품 볼 것 같습니다.
13:07
1일 전
min님
딱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ㅎㅎ 마지막으로 한번 더 속아보자 싶은 마음입니다. ㅎㅎ
09:14
16시간 전
profile image
이거 표창원 소장님과 함께하는 GV로 봤었는데,
초반에 집중못하면 놓치기 은근 쉽겠더군요 ㅋㅋ
개봉하면 다시 또 볼려고요 ㅋㅋ
21:56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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