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4
  • 쓰기
  • 검색

이나즈마(번개) (1952) 나루세 미키오 다카미네 히데코의 홈드라마.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2083 5 4

images.jpg

Inazuma_poster.jpg

411FxjjC50L._AC_UF894,1000_QL80_.jpg

 

나루세 미키오와 다카미네 히데코가 만든 영화인데 솔직히 말해서 

우리나라 1960년대 걸작영화들 가령 마부, 혈맥, 쌀, 오발탄 등과 비교해서 뭐가 나은지 모르겠다. 

네번 결혼해서 각기 다른 남편과 아이를 낳은 어머니 밑에서

살아가는 아들 딸들이 주인공들이다. 어머니는 같지만 아버지는 다르다. 

이것은 어떤 상징인가? 이들 간에 지지고 볶고 하는 내용이 이 영화를 이룬다. 

images (2).jpg

image-w1280.webp.jpg

 

다카미네 히데코는 여행 가이드 투어를 한다. 그녀는 손 잡고 가는 노부부를 보면 부러워한다. 

뭐 화려한 사랑 이런 것에 굶주린 것이 아니라, 착실한 사람을 만나서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이 작은 꿈조차도 현실에서 이루기 어렵다. 콩가루같은 가정 때문이다. 

 

둘째 딸은 결혼을 했다가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는 바람에 친정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 둘째 딸이 받은 남편 사망보험금을 가족들이 노린다. 

막내딸은 가게를 열게 돈을 대달라고 하고, 동생은 사업 상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고, 

심지어는 남편의 불륜녀까지 연락해 와서 돈을 나눠달라고 한다. 

죄다 돈을 뜯어먹겠다는 가족들뿐인데, 마음 착한 둘째딸은 돈을 여기저기 뜯긴다. 

이런 광경을 보는 다카미네 히데코는 분통이 터진다. 가족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족이 아닌 것도 아닌

그런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사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네 명의 남편과 결혼해서 각 남편과 아이를 낳은 어머니다. 

tumblr_nhwz90jcYo1u7gf1ao2_r1_400.gif

MV5BYTcyMDY5MGQtZDY0MC00ODM0LWEwNzQtNzdjYzUxNTlhN2U1XkEyXkFqcGc@._V1_.jpg

MV5BMzdiNTFmMTgtNzc1NC00NzNmLWExZDAtNzAwM2JmZjc5YWFlXkEyXkFqcGc@._V1_.jpg

다카미네 히데코의 동생은 자기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점주인과 결혼하라고 

다카미네 히데코에게 강요한다. 바람둥이로 소문난 남자인데, 누나신세 망치는 것쯤은 안중에도 없는동생이다. 

바람둥이도 나카미네 히데코에게 반해서 매일 찾아와 괴롭힌다. 나카미네 히데코에게 반했다고 해서 다른 여자들을

정리한 것도 아니다. 지금도 이런데, 결혼한 후라면 어떻겠는가? 다카미네 히데코는 격렬하게 반항한다.

 

다카미네 히데코는 자기 친구를 이층에 세 들인다. 집세도 제때 못내는 가난한 친구다. 

투잡을 뛰면서 열심히 사는데도 가난하다. 하지만, 그 친구는 화가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다카미네 히데코는 집세를 제때 못내도 이 친구가 좋고 부럽다. 친구가 방에 없을 때에는 그 친구의 방에 몰래 간다. 

벽에는 친구가 그린 그림들이 붙어있다. 다카미네 히데코는 이 그림들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족들은 돈도 안되는 그런 친구에게 왜 세를 내주느냐고 비난한다. 다카미네 히데코와 가족들은 접점이 없어도 너무 없다.   

7.jpg

images (1).jpg

 

결국 다카미네 히데코는 가족들을 버린다.

혼자 독립해 나와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새 세상이 보인다. 낡은 굴레와 질곡을 벗어버리고 나니 세 세계가 그녀 앞에 열린 것이다. 이웃집 건실한 청년과도 친해진다. 다카미네 히데코의 조그만 꿈을 이루어줄 성실하고 순박한 청년이다. 

자기를 찾아온 어머니에게 다카미네 히데코는 

"세상에 어떤 여자가 네 남자와 결혼해서 각 남자와 아이를 낳느냐? 난 낳음을 당했다"하고 원망한다.

 

묘하게 요즘 사회상과 겹치는 것이 많은 영화다. 

가족 중 하나가 돈이 생기자 승냥이처럼 달라붙어 뜯어먹으려는 가족들이나, 

딸의 고통의 근원이 되는 왜곡된 가족관계를 물려준 어머니나 

낳음을 당했다고 어머니를 원망하는 딸 등. 데이트 폭력이나 성희롱 등도 다카미네 히데코를 괴롭힌다.

 

하지만 이 영화의 분위기는 암울하고 어둡지 않다. 당시 일본사회는 전후 처참한 상황으로부터 회복해서 서서히 비상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다카미네 히데코도 자기 길을 개척해서 성공으로 향할 것이라는 밝은 암시가 있다. 

제 자리에 쭈그려 앉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다카미네 히데코 가족에게는 과히 밝은 전망이 보여지지 않지만 말이다. 

 

vlcsnap-2025-01-07-23h51m48s112.png.jpg

34.jpg

 

1950년대 초반 일본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살아갔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속에서 행복을 찾기 위해 점점 더 적극적이 되어가는 다카미네 히데코의 모습을 그린 것이 이 영화다. 

나루세 미키오의 연출스타일이 좀 낡고 평범한 것 같다. 

"무특성의 특성"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까? 당시에는 첨얘한 사회문제를 그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와서는 굉장히 평이해 보인다. 하지만, 나루세 미키오와 다카미네 히데코 콤비는 이로부터 몇년 뒤부터 부운,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흐르다 등 걸작 멜로드라마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이상건
  • golgo
    golgo
  • Sonatine
    Sonatine

  • min님
  •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댓글 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저 시절이면 한국전 특수로 일본은 활기를 찾고... 한국은 끔찍한 상황이고...
영화 외적으로 씁쓸한 기분 들 것 같습니다.
11:43
25.02.18.
BillEvans 작성자
golgo
영화 분위기가 엄청 어둡지는 않습니다. 결말은 밝은 느낌마저 있습니다.
16:56
25.02.18.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로데오] [아마데우스] [브릭레이어] 시사회 신청하세요 2 익무노예 익무노예 4시간 전10:38 680
공지 [케이 넘버]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1 익무노예 익무노예 5시간 전10:27 397
HOT [허준][이산] 배우 정명환 별세…향년 65세 2 시작 시작 40분 전14:54 431
HOT 쿠팡플레이 무료화 ㄷㄷㄷ 2 화기소림 화기소림 39분 전14:55 531
HOT 정말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시리즈 최... 5 카란 카란 4시간 전11:10 2188
HOT '판타스틱 포 퍼스트 스텝스' 개봉 두달 남은 시... 4 NeoSun NeoSun 2시간 전13:10 939
HOT 한소희, 최민식과 '인턴' 리메이크 앤 해서웨이 ... 7 NeoSun NeoSun 4시간 전11:25 1992
HOT <드래곤 길들이기>의 각양각색 드래곤들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2:09 669
HOT 로제 'F1' 무비 OST 공식 뮤비 공개 1 NeoSun NeoSun 2시간 전12:39 636
HOT [불금호러 No.81] 시체가 들려주는 세 가지 공포 - 보디 백 3 다크맨 다크맨 5시간 전09:55 723
HOT 제임스 폴리 감독 별세. 향년 71세 2 시작 시작 6시간 전09:00 1744
HOT 트럼프 "제임스 본드 영화에는 관세 안매긴다. 숀 코너... 12 시작 시작 6시간 전08:46 2756
HOT <썬더볼츠*> 삭제된 엘레나 분노 장면과 ‘다른 태스크... 1 카란 카란 4시간 전11:24 1458
HOT 개봉확정 작품들 - M. 나이트 샤말란 'Remain' / ... 2 NeoSun NeoSun 6시간 전09:09 892
HOT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블러드라인즈' 홍보하는 통... 2 NeoSun NeoSun 6시간 전09:11 821
HOT <소주전쟁> 5월 30일(금) 개봉 확정 4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08:37 1218
HOT 2025 시네마테크 친구들 영화제 상영작 목록 2 왕정문 왕정문 6시간 전08:35 709
HOT 제레미 아이언스-바네사 레드그레이브-마이클 요크,3D SF 애... 1 Tulee Tulee 7시간 전08:10 494
HOT 빨리 보고싶은 기대작들 6 Sonatine Sonatine 7시간 전07:47 1579
HOT 폼 클레멘티에프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premiere in... 2 e260 e260 8시간 전07:29 1160
HOT 썬더볼츠*’ 감독, 마블 차기 ‘엑스맨’ 연출 협상 중 4 NeoSun NeoSun 8시간 전07:02 1515
HOT [바이러스] 4 판자 10시간 전05:22 716
1175204
image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1분 전15:33 11
1175203
image
NeoSun NeoSun 3분 전15:31 33
1175202
image
NeoSun NeoSun 13분 전15:21 96
1175201
image
NeoSun NeoSun 16분 전15:18 121
1175200
image
NeoSun NeoSun 35분 전14:59 254
1175199
image
화기소림 화기소림 39분 전14:55 531
1175198
image
시작 시작 40분 전14:54 431
1175197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3분 전14:51 216
1175196
image
보고파아아아아 2시간 전13:23 578
1175195
normal
golgo golgo 2시간 전13:14 418
117519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3:10 939
1175193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2:57 876
117519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2:39 636
1175191
image
GI 3시간 전12:29 451
1175190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2:09 669
117518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45 505
117518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38 547
117518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25 1992
1175186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1:24 1458
1175185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22 474
1175184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1:10 2188
1175183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05 667
1175182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10:58 614
1175181
normal
익무노예 익무노예 4시간 전10:38 680
1175180
image
익무노예 익무노예 4시간 전10:36 518
1175179
image
익무노예 익무노예 5시간 전10:33 575
1175178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0:30 452
1175177
normal
익무노예 익무노예 5시간 전10:27 397
1175176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0:25 480
1175175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0:16 402
1175174
image
뚠뚠는개미 5시간 전10:07 552
1175173
image
다크맨 다크맨 5시간 전09:55 723
1175172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9:53 808
1175171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9:40 929
1175170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9:35 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