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일본 사이트의 극찬평(일본 상영관 반응도)
리얼사운드의 <파묘> 영화 리뷰입니다.
원문은 아래...
글쓴이가 "험한 것" 나왔을 때의 일본 상영관 분위기도 살짝 적어넣었네요.^^
https://realsound.jp/movie/2024/10/post-1819683.html
스크린에 오컬트가 폭발해 불타오른다.
엄청난 ‘용기’가 작렬하는 <파묘>의 충격.
글: 카토 요시키
미국의 한 부잣집 가문에서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사건,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한다. 가문의 후계자가 의문의 병을 앓고, 목숨을 잃기까지 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 불가사의한 마수는 갓 태어난 아기에게도 손을 뻗치고 있었다. 가문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국에서 실력파 젊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그의 제자 봉길(이도현)을 불러들인다. 미국으로 건너간 두 사람은 불가사의한 것의 정체를 재빠르게 파악한다. “조상 묘에 문제가 있다.” 화림은 그 가문의 조상 묘를 조사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땅의 풍수를 잘 보는 달인 상덕(최민식)과 그의 파트너 같은 장의사 영근(유해진)의 도움을 받아 문제의 무덤을 찾는데...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불가사의한 일의 시작이었다.
한국에서 대히트한 <파묘>(2024)는 전반부의 치밀한 세팅을 거쳐서 후반부에 엄청난 ‘용기’가 작렬하는 작품이다. 그렇다. 이 영화의 장르는 ‘용기’라고 할 수 있다. 호러물이기도 하고 서스펜스물이기도 하고 오컬트이기도 한데,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용기라는 장르’인 것이다. 그만큼 후반부부터 굉장한 전개가 관객을 기다린다.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이 작품의 감독을 맡은 장재현 감독을 이제부터 선배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나는 <마녀>(2018)의 박훈정 감독도 내 멋대로 선배라고 여기고 있지만, 장재현 감독 역시 오늘부터 내 선배가 되었다. 이 사람처럼 외길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참고로 장재현 감독은 이타가키 케이스케의 만화 <바키>도 좋아한다는데, 그런 점에서도 내 멋대로 친근감을 더 느끼고 있다.
선배의 영화들은 일관성이 있다. 오컬트에 대한 비상한 호기심, 하지만 너무 마니악하지 않고서 어디까지나 오락성을 잊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의 출세작이 된 <검은 사제들>(2015)은 한국을 무대로한 엑소시스트물인데, 구마 의식을 꼼꼼하게 보여줬다. 한편으로 그 클라이맥스에서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2001~ ) 수준의 요란한 자동차 충돌 씬이 작렬! 악마보다도 교통 안전에 마음이 흔들릴 것 같은 장면이긴 했지만, 아무튼 선배의 엔터테인먼트 마인드에 감탄했다.
이어서 넷플릭스로 본 <사바하>(2019)는 불교와 기독교가 뒤섞인 일종의 오컬트 축제 같은 세계관을 보여주면서 ‘아, 그런 거였어!?’라는 반응이 나오게끔 퍼즐 조각이 딱 들어맞는 듯한 치밀한 각본으로 관객을 압도했다. 화려한 파워형 영화에서부터 치밀한 미스터리 영화까지, ‘오컬트’ 을 소재로 무엇이든 만드는 남자. 그것이 재현 선배인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선배의 자세는 그대로다. 오히려 역대 최고로 선배의 파워 스타일적인 부분이 폭발하고 있다.
전반부의 오컬트 미스터리/종교 배틀 분위기는 <사바하>를 연상시키는 치밀함과 정보량에서 기인한다. 풍수나 한국 민간신앙과 관련된 고유명사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대충 뉘앙스는 파악할 수 있지만, 솔직히 한 번만 봐서는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그 부분을 좀 더 파악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극장에서 팜플렛을 사서 보기 바란다. 한국의 종교(특히 풍수쪽)에 대한 설명이 충실한 역작이기 때문에 영화를 몇 배 더 즐길 수 있는 훌륭한 부록이다. 그런 정보량으로 압도하면서 김고은의 열연이 빛나는 무당 캐릭터의 강렬한 굿 장면과 최민식이 보여주는, 무심한 듯하면서도 멋들어진 전문가적 모습(흙을 씹는 모습 정말 좋다.), 여럿이 뭉친 영매사들의 팀워크. 그리고 괴기 현상도 제대로 보여준다. 관 뚜껑이 열리자마자 한국에서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사람을 괴롭히는 악령의 속도감이란. 잇달아 나오는 깜놀 괴사(怪死) 장면들도 빛을 발한다.
그리고 후반부에 터무니없는 것이 등장하고서부터는 말 그대로 스크린에서 오컬트가 폭발해 불타오른다. 영화의 기어가 올라간다고 할까, 거의 괴수 영화의 영역으로 돌진한다. 특히 일본 관객에게는 그것의 존재가 너무나 충격적일 것이다. 실제로 관객이 가득찬 극장에서 볼 때 관객들 모두가 “!?”하는 반응의 ‘소년매거진(만화 잡지)’같은 감정으로 절규하고 말았다. 아니, 나 혼자서 멋대로 그렇게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폭발시키지만 결코 폭주하지는 않는 장재현 감독의 솜씨
그래서 그런지 그것이 나온 뒤에 영화는 폭발하지만, 결코 폭주하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역시나 선배의 솜씨는 훌륭하다. 터무니없는 것을 내놓으면서도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오컬트 미스터리로서의 절차에 따른다. 인간이 그것과 맞서기 위한 규칙 설정과 공략법, 후반부의 키워드가 되는 ‘쇠말뚝’에 관한 수수께끼와 내막 공개는 역시나 선배답게 치밀하면서도 ‘앗, 그런 거였어!’하는 느낌으로 가득하다(이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인데... 음, 스포일러 할 수 없는 게 참 답답하다.).
아무튼 나는 파워와 기술, 두 가지를 겸비한 선배의 영화 스킬, 그리고 그것을 등장시켜서 난동을 부리게 하는 호러 영화를 진지하게 만드는 ‘용기’에 감동했다. 그것을 연기시키기 위해 그 사람을 부른 선배의 고집에도 경의를 표한다. 참고로 선배는 이 작품을 위해 일본에 와서 한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한 애정을 이야기하면서 “귀여운 요괴 영화만 만들지 말고, 무서운 요괴 영화도 만들어주세요!”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 사람은 진심이다. 그의 열정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 리얼사운드 영화부에서 몇 년 동안이나 글을 써왔는데, 이번에 정말 역대 최고로 기세 좋게 글을 쓴 느낌이다. 하지만 그만큼 깜짝 놀랄 영화인 것은 틀림 없다고 단언한다. 선배님! 저는 당신만 따라갈 생각입니다요!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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