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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퍼펙트 데이즈>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해변의캎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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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은 매너리즘에 빠지게 한다. 매너리즘은 일상의 범위를 좁힌다. 좁아진 일상에선 내가 보는 것들의 가짓수도 적어진다. 보는 게 적어지면 생각할 것도 적어진다. 개인의 세계는 이렇게 소멸한다. 반면, 반복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반복은 무시하지 못할 경험치를 쌓게 한다. 누적된 경험은 일관성을 만든다. 이는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튼튼한 기둥이 된다. 그렇게 세계가 깊어진다. 반복을 통한 일상의 긍정을 보여주는 영화가 빔 벤더슨의 <퍼펙트데이즈>다.
 

퍼펙5.JPG

(IMDB)

<결국은, 작은 행위들로 채워지는 순간들>

미라클 모닝이니,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부터 정리하라는 등의 SNS 게시글이 많았었다. 물론, 지금도 유행하고 있다. 이 방법에는 동의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모두에게 각자의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있다. 모든 건 작은 행위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밥을 먹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운동을 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래야 힘이 나서 다른 것도 할 수 있다. 작은 것들부터 하나씩 하다 보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지게 된다. 이는 건강한 일상을 만들어 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새벽이 남아있는 이른 시간, 길에서 낙엽을 쓰는 소리에 히라야마는 잠이 깬다. 몇초의 정적이 흐르고, 히라야마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잠자리를 정리한다. 1층으로 내려가서 양치하고 다시 올라와 키우고 있는 식물에 물을 준다. 출근을 위해 도쿄 토일렛이 적힌 파란색 작업복으로 환복한다. 계단을 내려가 카메라, 열쇠, 2G 휴대폰, 동전을 챙겨 집을 나선다. 문 앞에 서서 하늘을 한 번 바라보고 미소 짓는다. 차에 타기 전 집 앞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뽑는다. 카세트테이프를 골라 취향에 맞는 올드팝을 들으며 차를 타고 일터로 향한다. 화장실 청소를 하며 쉬는 시간에 히라야마는 공원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으로 인해 생긴 그림자의 순간을 필름 카메라에 담는다. 일이 끝나면 세탁방에 들려 빨래하거나 구제 서점에 들려 100엔짜리 책을 구입해 읽는다. 단골 식당과 술집에도 다닌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누구의 일상에나 있을 법한 장면들이다. 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해지고 부럽기도 하면서 슬며시 미소도 지어진다. 반복된 일상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히라야마의 취향을 엿보는 재미일 수도 있고. 평범한 일상을 잊고 살다가 되레 느끼게 되는 일상을 누리는 것에 대한 부러움일 수도 있겠다. 각자 놓인 상황에 따라 감상은 달라진다. 사소한 일들이지만 거기서 오는 충만한 힘이 우리를 생각에 젖게 만들기도 한다. 히라야마의 단조롭지만, 충만한 일상의 흐름을 보며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우리들 일상이 히라야마의 일상과 달랐던 적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 너무 뻔한 말이지만, 때로는 그런 작은 것들부터 챙겨야 할 때가 있다.


 

퍼펙4.JPG

(IMDB)

<노동은 세계의 확장>


 파이어족이라는 단어가 매체에 자주 등장하던 때가 있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도 유행했다. 아무것도 안 하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밈도 탄생했다. 이런 것의 기저에는 단순히 많은 돈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보다는,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욕망이 깔려있다. 고된 노동을 통해 스스로를 먹여 살리는 것이 유일한 생존 방법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 있을까. 이와 다르게, 영화는 노동을 긍정의 대상으로 보여준다. 히라야마는 도쿄 공중화장실 청소부로 일한다.

그는 얼렁뚱땅 일하는 부사수를 두고 있다. 말없이 지각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청소하는 시늉만 한다. 반면, 히라야마는 매 순간 성실하게 일한다. 화장실 청소에 지나지 않지만, 히라야마는 일에 진심이다. 부사수가 히라야마에게 “기껏해야 청소인데 청소 도구를 직접 만들면서까지 그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을 정도다. 더럽고 고된 노동이지만 히라야마가 불평하는 순간은 없다. 묵묵히 일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경외감이 생기기도 한다. 말보다 행동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노동에 대한 히라야마의 태도는 매 순간 집중한다는 삶의 태도로 이어진다.


히라야마에게 노동은 세계를 향한 창구가 된다. 청소를 통해 짧게나마 사람을 보거나 짧은 순간을 포착한다. 청소하다가 큰 세상 속 다른 작은 세상을 마주하기도 한다.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만든 그림자와, 나무에서 피어난 새싹, 특이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노숙자 등이 그렇다. 히라야마는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좋아하는 책과 음악을 듣고 단골 식당에 다니며 자신의 마음을 돌본다. 이 부분들이 히라야마의 세계와 외부 세계가 접하는 최소한의 지점이다. 히라야마가 노동하지 않았다면, 외부와 접촉할 기회가 더 적었을 것이다.

히라야마는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게 노동은 세상이며 그의 일상을 채우는 부분이자 수단이다. 히라야마에게 있어서 노동을 대충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상을 대충 보내겠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의 노동은 자신을 돌보는 행위기도 하다. 노동이 그의 일상에 중요하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노동자를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노동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굳건히 건사해 나가는 모든 개인을 위한 영화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퍼펙6.JPG

(IMDB)
 

<절제 그리고 상상>


1. 히라야마가 화장실 청소를 더 이상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하는 걱정도 든다.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늘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걱정과 생각의 굴레에 빠지게 되기 때문에 '순간'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인간의 특성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일까. 그래서 히라야마의 순간과 지금만 보여준 것일까. 히라야마의 과거 서사가 구체적으로 1도 드러나지 않은 점까지 생각하면 빔 벤더슨은 일상에서 포착하는 소소한 행복에 대해 비중을 두고 싶었던 것 같다. 과감한 절제를 통해 영화가 말해주지 않는 나머지 부분에(의미들) 대해서는 각자가 판단하라는 것 아니었을까. 히라야마가 그 누구에게도 조언하거나 말을 덧붙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2. 영화는 히라야마의 과거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가 왜 화장실 청소를 하는지, 도쿄 한 복판 작은 집에서 살고 있는 이유는 뭔지 유추할 단서가 없다. 히라야마의 꿈에 나오는 흑백의 흐릿한 그림자와 어떤 형상을 그의 과거와 관련 있어 보인다고 추정할 뿐이다. 그나마, 서사가 부여된 부분이 가족이다. 조카 니코와 히라야마의 여동생인 니코의 엄마가 그렇다. 집안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만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나중은 나중이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히라야마의 말처럼 그의 과거를 파고들지 않는 연출을 선택한다.

사실, 히라야마가 일상에서 하는 생각이나 느끼는 것들에 대해서도 영화는 말로 들려주지 않는다. 열심히 청소하고.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쳐 생긴 그림자를 사진 찍는 모습. 단골 술집과 식당에 가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때의 순간들이 그렇다. 그저 미소를 짓거나 표정을 지을 뿐이다.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절제로 인해 히라야마의 감정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히라야마를 보면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곱씹어 볼 수 있었다.(누군가는 촌스러운 연출로도 볼 수 있겠지만. 야쿠쇼 코지와 빔 벤더슨이라는 무게감을 생각해 보면 이정도는 넘어가 줄 만 한 것 같기도 하다.)
 

3. 한편, 히라야마에 대한 상상을 자극하는 대사들과 장면들이 있었다. 히라야마 꿈에 나오는 조카 니코의 얼굴. 1층에 쌓여있는 많은 짐들. “삼촌은 엄마와 닮지 않았다”는 니코의 말. 호감을 가지고 있던 단골 술집 여사장의 얼굴과 히라야마 여동생의 얼굴이 묘하게 닮은 듯한 부분. (닮지 않았다면 어쩔 수 없고.)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혼자 써보는 소설이다. 욕하진 마시라. 위 내용들을 기반으로 상상하면, 여동생은 히라야마의 전 부인이었고 히라야마는 그녀와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으며 니코는 그들의 딸이 아닐까 했다.

이런저런 가정사로 인해 혼자 지내기로 선택한 히라야마. 일상을 우직하게 살아 나가며 그 안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순간들로부터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기로 결심했겠구나 상상했다. 적어 놓고 보니 너무 전형적인 서사라고 느껴진다. 이것보다 더 복잡한 다른 사연이 있을 수도 있겠다. 만약, 히라야마에게 서사를 구체적으로 부여했다면 퍼펙트데이즈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히라야마의 일상보다는 히라야마의 개인 서사에 집중하게 되었을 것이다. 보따리 풀 듯 이야기를 쏟아내기보단 절제를 통해 관객이 장면의 이면을 상상하게 하는 연출을 택했다고 본다. 관객이 히라야마의 일상과 순간에 동기화할 수 있게 말이다. 

 

* 뇌피셜 VOL.2

쉘위1.JPG

(IMDB)

<퍼펙트데이즈>를 보고서 <쉘 위 댄스>를 봤다. 야쿠쇼 코지는 여기서도 스기“야마”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두 영화의 세계관이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다. <쉘웨댄스>에서의 스기야마는 40대 직장인으로 나온다. 탄탄대로를 걸어왔고 집까지 샀지만 어딘가 모르게 재미없고, 축 처지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댄스에 빠져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고 활력을 되찾는다. 시간이 흘러 스기야마는 어떤 이유로 가정을 떠나 화장실 청소를 하며 스카이트리가 보이는 작은 집에서 살며 자신의 세계를 성실하게 누리고 있다.

히라야마라는 이름으로 개명도 했다. 예전에는 사교댄스로 일상의 활력을 채웠다면, 지금은 올드팝과 사진 그리고 독서를 하며 일상의 잔잔함을 통해 행복을 느끼며 충만한 일상을 건사해 나가고 있다. 얼추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래서, 두 영화의 세계관이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고 생각한다. 두 영화의 시간 차이도 20년이고, 주인공의 모습도 20년 후의 느낌이다. 어떤가 그럴듯하지 않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작년에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 번복 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직관적인 제목에 반해 단번에 알아먹기 어려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꾸뻬씨의 행복여행>,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행복을 찾아서> 같은 부류의 영화들은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직선적으로 나아간다. 반면, <퍼펙트데이즈>는 직관적인 메시지를 가지면서 동시에 강요하거나 권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복잡하고 빠른 세계에서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어떠한 사족도 없다. 삶에 대한 히라야마의 태도와 그의 일상을 통해 관객들에게 당신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퍼펙8.JPG

(IMDB)

해변의캎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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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캎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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