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1
  • 쓰기
  • 검색

Black pit of dr.m (1959) 단편소설급의 정교한 구성을 가진 멕시코 호러영화.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7390 4 11

 

MV5BNTc4MmNkYTUtYTVkZS00MWZkLWE2MDgtNDJjMzAyMzNmNmMxXkEyXkFqcGdeQXVyNjUwMzI2NzU@._V1_FMjpg_UX1000_.jpg

 

마구 무섭지는 않은 영화다. 하지만 영화가 아주 정교하고 흥미진진하다.

훌륭한 각본을 영화가 제대로 못 살린다. 리메이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 영화였다.

 

마잘리라는 정신과의사는 친구 알다마와 약속을 한다. 먼저 죽는 사람이 살아남은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가서 

다시 살아있는 채로 이승에 데려다놓기로 말이다.

그런데, 알다마가 먼저 죽는다. 마잘리는 죽어가는 알다마에게 욱박지른다. 날 저승으로 데려갔다가, 살아있는 채로 이승에 되돌려놓으라고. 안 그러면 네 죽은 영혼은 영원히 저주받으리라 소리친다. 

알다마는 죽어가면서도 편히 죽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호흡이 상당하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강렬한 장면이 나온다. 

각본도 연출도 아주 좋다. 

대사 몇마디로, 그들 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앞으로 무슨일이 벌어질 지 관객들에게 명확히 전달한다.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230.426.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233.210.jpg

 

 

마잘리는 친구가 반드시 약속을 지키리라 믿는다.

알다마가 땅속에 묻히는 순간, 바잘리는 영매를 통해 알다마와 접촉을 시도한다.

알다마는 영매를 통해 나타나, 마잘리에게 약속을 지키겠다고 한다.

정확히 3달 뒤 밤11시에 마잘리를 저승에 데려갔다가 이승에 살아있는 채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엄청난 댓가를 치러야 하는데, 약속을 파기하고 싶으면 그렇게 이야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웬만하면 하지 마라 하는 충고다. 하지만, 마질리는 고집을 부린다.

마잘리는 무슨 일이 있겠냐 하는 생각이다. 산 채로 다시 이승으로 돌려다놓기로 하지 않았나?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238.899.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243.411.jpg

 

그렇다. 마잘리는 파우스트박사의 변형이다. 이 영화는 우연이 아주 조금 방향을 틀면서, 그 조그만 우연이 겹치고 겹쳐 마잘리의 파멸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그 우연을 조종하는 것이 알다마이다. 

 

어느 도시에서 여자댄서가 의대생을 만난다.

정신병환자가 음악을 들으면 조용해지다가, 음악이 멈추면 난폭해진다.

알다바는 이혼을 했는데, 그에게는 오랫동안 찾아보지 않은 딸이 있었다.

알다바는 딸에게 유산을 준다.

정신병환자가 발작을 하면서, 남자간호사 얼굴에 염산을 붓는다. 

생각지도 못한 전혀 엉뚱한 곳에서, 마잘리의 종이 자르는 칼이 발견된다.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307.035.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311.715.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318.940.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325.507.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337.803.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351.523.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355.494.jpg

 

이 서로 다른 사건들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각각은 아주 조그만 우연들이다.

뭐,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별것 아닌 사건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이 겹치고 겹쳐서 마잘리의 파멸을 가져온다.

이 영화는 우연들이 겹쳐 마잘리의 파멸을 가져오는 끔찍한 과정을 묘사한다. 

자잘한 정교한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듯한 정교한 영화가 이 영화다.

이 우연들을 아주 조금씩 틀어서, 그 조금씩 틀어진 우연들이 마잘리의 죽음을 향해 나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알다마의 유령이다, 가끔 나타나 한대 툭 치듯이 우연을 만든다. 그 우연 각각은 별것 아니다.

하지만 그 우연이 겹쳐나가면서, 사건은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방향으로 걷잡을 수 없이 진행한다.  

 

인생이란 이런 것 같다. 내가 볼 수조차 없는 작은 사건들 - 그것들이 겹치고 겹쳐 엄청난 파멸을 가져오는데,

대비고 조심이고 뭐고 불가능하다. 삶 앞에 겸허해지자. 마잘리는 이 교훈을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다.   

 

위의 모든 우연들이 겹쳐서, 마잘리를 살인범의 누명을 쓰도록 만든다.  

마잘리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알다마가 자길 살려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살려서 이승에 돌려보내놓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알다마는 마잘리에게 구원을 보내지 않고, 그는 교수형을 당한다.

마잘리는 공포에 떨다가 고통에 시달리며 죽는다.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533.283.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537.604.jpg

 

알다마는 약속을 지켰다.

마잘리는 곧 되살아난다. 

하지만, 그의 육체가 아니라 어느 살인자의 육체 속에 들어가 되살아난다.

얼굴이 괴물처럼 변형된 추악한 용모의 소유자다. 그는 괴물의 몸으로 자기 병원에 돌아온다.  

마잘리는 자기가 겪은 죽음 너머의 세계에 대해 친구에게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내가 겪은 것은 말로 표현하기 불가능한 거야. 나는 또렷이 다 기억하고 있지. 시간이 지나면, 

내가 어떻게 말로 이 경험을 표현할 지 생각해내게 될 거야. 조금만 기다려 봐."

이런 식이니, 보는 관객들만 답답해 죽는다. 삶 너머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관객들도 좀 들을 수 없을까?

마잘리가 너무 장광설을 멋지게 풀어내서, 보는 내가 알고 싶어 답답할 정도다.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542.909.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547.851.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550.195.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553.163.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555.684.jpg

 

마잘리는 고매한 의사인 자기 영혼만 있다면, 육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리라 믿는다. 

지금까지 교양있고 인격자에다가 존경받는 의사로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막상 괴물의 몸이 되고 보니, 사람들이 자기를 경원시한다.

마잘리는 조금씩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진다. 

그런데, 알다마는 또 개입한다.

마잘리에게 몸을 준 살인자의 과거 살인증거가 우연히 밝혀지게 한 것이다.

죽었다가 간신히 살아왔더니, 이번에는 새 몸이 살인죄로 교수형을 당하게 생겼다.

마잘리는 자기 탐욕의 댓가를 치른다. 

마잘리는 불에 타서 끔찍하게 죽는다.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624.771.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628.148.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630.393.jpg

The.Black.Pit.Of.Dr.M.1959.Bdrip.1080p.x264.mkv_20240629_142632.787.jpg

 

유감스럽게도, 각본이 걸작급인만큼 영화가 걸작이 아니다.

알다마가 불쑥불쑥 나타나서 조금씩 우연의 방향을 트는 장면은 소름끼친다.

하지만, 우리가 오늘날 호러영화에서 기대하는 끔찍한 공포는 없다.

오늘날의 자극적이고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호러영화의 기준에서 본다면,

이 영화를 호러영화라고 불러야 할 지도 애매하다.   

대신 아주 훌륭하고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있다. 배우들은 의심의 여지 없이 일급배우들이다. 

리메이크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 영화다.

각본이 가진 훌륭한 포텐셜을 100% 살려서, 화끈한 공포를 주는 걸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4

  • Sonatine
    Sonatine
  • 카란
    카란

  • 이상건
  • golgo
    golgo

댓글 11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BillEvans 작성자
이상건
에드가 앨런 포우의 단편소설에다가 정교한 톱니바퀴를 결합한 것 같은 이야기죠. 사실 이 영화 스토리에다가 살을 붙일 여지가 많습니다.
00:32
24.06.30.
BillEvans 작성자
golgo
영화는 잘 만든 고전영화인데, 수작 정도지 걸작까진 아닌 것 같습니다.
00:35
24.06.30.
profile image 3등
이야기가 상당히 재밌네요!
말씀대로 리메이크 나옴 좋겠어요
22:45
24.06.29.
BillEvans
삭제된 댓글입니다.
00:46
24.06.30.
BillEvans 작성자
Sonatine
무게 있는 고전영화입니다. 영상미가 남다르죠.
11:50
24.06.30.
profile image

내기 한번 잘못 했다가 두번 죽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러라기보단 스릴러에 가깝긴 하네요

알다마 "내가 언제 원래 몸에 돌려놓는다고 했냐?" 

내기도 계약에 못지않게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12:53
24.07.01.
BillEvans 작성자
잠본이
으스스하게 뼛속에 스며드는 공포 - 당시에는 그런 느낌이었을 텐데, 지금 와서는 좀 호러영화라기에는 그렇죠. 유령이 나오고, 저승세계가 나오고 하니까 또 스릴러라기에는 그렇고 그렇네요. 당시 호러영화들을 연속 성공시킨 감독이, 좀 더 야심적인 프로젝트로 추진하던 것이라고 합니다.
12:56
24.07.01.
profile image
BillEvans
지금 세상에 곧이곧대로 리메이크하기엔 또 스케일이 너무 작으니...
환상특급 같은 앤솔로지 드라마의 한편으로 찍으면 좀더 그럴듯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13:43
24.07.01.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9 익무노예 익무노예 2일 전11:36 2711
공지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시사회에 초... 25 익무노예 익무노예 6일 전20:03 4545
HOT 클스마스 트리에 ‘다이하드’ 브루스 윌리스 형님을 달아 보... 2 NeoSun NeoSun 2시간 전23:57 507
HOT 넷플릭스 ‘나이트 에이전트’ 시즌 2 첫 트레일러 NeoSun NeoSun 3시간 전23:01 765
HOT 2024년 12월 25일 국내 박스오피스 2 golgo golgo 2시간 전00:01 1205
HOT 클스마스엔 이 영화죠 4 NeoSun NeoSun 3시간 전22:38 1000
HOT <귀멸의 칼날> 수익 구조, 매출 폭증시킨 전례 없는 ... 4 중복걸리려나 3시간 전22:33 1180
HOT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 의외의 영화) 리쎌웨폰 1편 오프닝... 4 80&#039;s 3시간 전22:17 915
HOT 슈퍼맨 티저 예고편 200만 돌파!! 2 zdmoon 4시간 전21:50 800
HOT 왓이프 시즌3 에피소드 3,4 리뷰(스포) 4 기다리는자 4시간 전21:43 719
HOT <사조영웅전:협지대자> 양가휘의 특이한 이력 3 손별이 손별이 4시간 전21:26 647
HOT (약스포) 수유천을 보고 1 스콜세지 스콜세지 4시간 전21:19 554
HOT (약스포) 무도실무관을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4시간 전21:07 571
HOT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중국에서 영화로 제작예정 2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20:52 575
HOT (약스포) 위민 토킹을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5시간 전20:48 429
HOT < 하얼빈 > 후기 (노스포) 3 blue08 5시간 전20:43 1337
HOT 고천락 주연 <악행지외> 예고편 공개 1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20:39 564
HOT 오게2 팝업도착입니다 1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8시간 전17:46 1581
HOT [오리지널 티켓] Re.31 예고 3 무비티켓 9시간 전17:05 1535
HOT DCU <플래시> 단독 영화는 아직 미정 4 카란 카란 10시간 전15:46 1895
HOT <데드풀> 감독 팀 밀러, 첫 작품으로 번 돈과 헐리우... 카란 카란 10시간 전15:32 2867
HOT <나홀로 집에> 감독이 밝힌 맥칼리스터 가족의 직업과... 2 카란 카란 10시간 전15:23 1717
116182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0:43 195
1161826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00:01 1205
116182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3:57 507
1161824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2시간 전23:47 197
1161823
normal
80&#039;s 2시간 전23:31 164
116182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23:01 765
1161821
image
스미스요원 스미스요원 3시간 전22:57 315
1161820
image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3시간 전22:49 213
116181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22:43 277
116181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22:38 1000
1161817
image
중복걸리려나 3시간 전22:33 1180
1161816
normal
80&#039;s 3시간 전22:17 915
1161815
image
zdmoon 4시간 전21:50 800
1161814
normal
기다리는자 4시간 전21:43 719
1161813
image
손별이 손별이 4시간 전21:26 647
1161812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4시간 전21:19 554
1161811
normal
울프맨 4시간 전21:12 650
1161810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4시간 전21:07 571
1161809
image
e260 e260 5시간 전21:06 282
1161808
image
e260 e260 5시간 전21:05 573
1161807
image
e260 e260 5시간 전21:05 336
1161806
normal
울프맨 5시간 전20:55 499
1161805
image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20:52 575
1161804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5시간 전20:48 429
1161803
file
blue08 5시간 전20:43 1337
1161802
image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20:39 564
1161801
image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20:32 408
1161800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6시간 전19:48 417
1161799
image
진지미 7시간 전18:46 713
1161798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7시간 전18:34 743
1161797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8시간 전17:46 1581
1161796
image
NeoSun NeoSun 8시간 전17:30 514
1161795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9시간 전17:05 615
1161794
image
무비티켓 9시간 전17:05 1535
1161793
normal
울프맨 9시간 전17:01 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