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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네트와 춤을[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스포○]

납득이안가요 납득이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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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 이 작품을 재밌게 봤습니다. 왜 이렇게 악평을 받는지 이해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리뷰들을 보니 한 편으론 이해가 가네요. 기존 시리즈의 장점과 특색이 옅어진 도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도가 마음에 들었기에 재밌게 볼 수 있었네요.

보기 전 골든에그 지수와 몇몇 악평을 보아서 솔직히 좀 비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그래서일지 솔직히 초반은 애매했습니다. 마리오네트의 등장은 이 작품이 너무 감정적일 것 같은 불안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주인공 캐릭터의 반항적인 태도와 고양이라니.. 이 얼마나 답답한 주인공입니까.

고양이는 안봐도 나중에 위험을 만들거고 저 피자라는 요소는 결국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어지겠구나 싶었습니다.

 

2편의 캐릭터 등장은 반가웠습니다. 첫째날이라는 소재에 맞게 2편 초반에 보여준 괴물의 등장과 그로인해 이 세계가 어떻게 몰락했는지 보여주는 과정은 마치 미스트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작품은 계속 이런 식으로 액션을 통한 흥미로운 부분과 상황의 특성으로 인한 잔잔한 감정선이 교차로 진행되는 구조로 좋게 말하면 완급조절을 통해 분위기 환기가 진행되는 방식입니다. 이 부분에서 지루함을 느낀 사람도 있는 것 같더군요.

 

저의 이런 비관적인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시민 대이동 장면이었습니다. 이거 이렇게 쿵쿵되는데 괴물이 그냥 넘어간다고 싶었습니다.

왜냐면 초반에 꽤 큰 소리같은데 이정도론 반응을 안하나 싶을 정도로 그 기준이 애매하게 필요에 의해서만 작동하는 부분이 많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1편과 2편이랑 비교해서 단점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긴했습니다. 하지만 저 대이동 직전 주인공이 만난 두 아이를 두고 진행한 연출을 보고 이 작품은 일부러 기존 시리즈와 같은 길을 갈 수 있음에도 다른 길을 택했구나 느꼈습니다. 가족 혹은 지키고픈 사람들과의 생존 영화가 아닌 로드무비 형식으로 길을 택한 것 같았습니다. 원한다면 두 아이를 데리고 기존 시리즈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이 가능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대이동을 기점으로 확실한 방향성을 잡은 이 작품은 더욱 흥미로워졌습니다. 사소한 소리들이 모여 큰 소리를 만들어냈고 건물에서 조용히 내려오는 괴물의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소리를 지르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누군가를 찾기위해 어쩔 수 없이 소리를 지르는 민간인들의 모습도 좋았네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 제일 좋았던 건 고양이었습니다. 고양이의 귀여움 같은게 아니라 이 작품이 고양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정말 감독이 관객을 가지고 노는구나 싶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이런 작품에서 고양이는 보통 야옹거리거나 소리를 내는 식으로 캐릭터를 위험에 빠뜨립니다만 관객들이 이 사실을 이미 각인하고 있기에 고양이가 나올 때마다 숨을 죽이고 긴장을 하게됐습니다. 와.. 정말 착한 고양이.. 잘 교육 받은 고양이.. 이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하다못해 남주가 고양이 때문에 죽었다면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지금보다는 좋지 못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도 첫인상과 달리 영리해서 좋았습니다. 다른 작품이라면 빗소리 때문에 괴물이 못듣는다 같은 요인을 찾는데 시간을 소요했을테지만 이 주인공은 바로 빗소리를 파악하고 번개소리에 맞춰 문을 부수고 자동차 소리로 괴물의 어그로를 끄는 등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답답하지ㅜ않은 모습을 보여서 좋았네요

 

이 작품의 목적성은 생존보단 서로를 통해 성장하는 로드무비 형식이긴 합니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린다고도 생각합니다. 전 매우 좋았지만요. 피자라는 매개체를 통해 작품의 최종 목적지가 피자집이 되었고 결국 피자집에 도착하자 펼처지는 두 사람의 묵언의 마술쇼는 감탄이 나왔습니다. 비록 중간 중간 너무 감정에 치우치고 과하다 싶은 부분이 있었지만 이 부분은 좋았네요.

하지만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목적을 이루고나면 그 이후는? 나머지 러닝타임은 어떤식으로 하려는거지 싶었습니다. 아 이제부터 무너져서 이 작품에 불호가 많은건가보다 생각했습니다.

근데 아니였습니다. 피자집까지는 여주의 목적이었다면 그 이후는 남주의 목적이 나타납니다. 생존. 살고싶어 울부짖은 그의 목적을 향해 남은 20분동안 나아갑니다.

목적을 이룬 여주는 이제 그의 목적을 위해 메인 역할이 아닌 그의 생존을 위한 부수적 역할로 전향됩니다.

끝내 목적을 이루고 배에 탑승한 남주는 이제 그의 풍선을 터뜨리고 풍선이 남아있던 그곳을 바라봅니다. 마치 마리오네트처럼.

 

그리고 남겨진 여주는 자신의 풍선이 터진 채 남아있는 그 도시에 머물며 공허한 음악 소리를 들으며 작품이 마무리됩니다. 이 엔딩은 진짜 전율이 돋았습니다.

 

두 마리오네트가 부풀어버린, 부풀다 못해 이젠 터져버린 그 목적성을 바라보며 원하던 것을 향해 줄을 끊고 나아가는 이야기. 물론 제가 과대해석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마리오네트와 연관지어 생각하다보니 더욱 몰입하게 되어 좋게 본 것 같네요. 

 

다만 아쉬운건 감정의 과잉, 특히 마지막 편지 장면과 소리라는 소재에 맞게 배경음악과 사운드적인 요소 활용을 좀 더 잘했다면 어땠을지 싶었습니다. (엔딩 장면은 그렇게 잘해놓고..)

 

개인적으론 1편>첫째날>2편 순으로 좋았네요. 결이 다르지만 세계관의 새로운 해석 같은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7/10]

{소리의 공백을 과잉된 감정과 억압된 긴장감으로 채워내는 침묵의 마리오네트}

납득이안가요 납득이안가요
13 Lv. 15700/17640P

Just be a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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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시리즈 좋아하는 순서 저랑 같네요. 엔딩의 여운이 정말 오래 남네요
01:10
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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