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포) '설계자' 원작과 달라진 점 비교
강동원 주연 신작 영화 <설계자>와 그 원작인 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의 스토리, 설정 등 비교입니다.
대강 정리해봤고요..^^; <설계자> 보신 분들만 확인하세요.
팀 구성
원작 <엑시던트>
고천락이 연기하는 주인공 브레인을 중심으로 잡일 등을 하는 뚱보, 삼촌이라고 불리는 노인(남자), 그리고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젊은 여자, 이들 넷이 겉으로는 사고처럼 보이게끔 교묘하게 계획을 세워서 청부 살인을 하는 집단입니다. 이들은 신원을 감추기 위해 서로 가명을 쓰면서, 임무를 제외하고는 사적인 교류는 거의 하지 않으려 합니다.
리메이크 <설계자>
원작의 브레인 역을 하는 강동원이 맡았으며 원작과는 팀원들의 개성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원작에서 뚱보가 맡은 역할은 팀에 막내로 들어온 인물이자 비만 체형이 아닌 호리호리하면서 좀 어리버리한 탕준상, 삼촌 역은 이미숙으로 성별 체인지, 그리고 여자 대신 트랜스젠더 수술로 여자가 되려 하는 이현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들은 서로에 대해 꽤 잘 알고 있으며 사적인 이야기와 농담도 스스럼없이 하면서 프로 청부업자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네요.
주인공의 과거
<엑시던트>
브레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지만 과거에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브레인은 아내의 죽음이, 자신이 하는 일처럼 사고를 가장한 살인이 아닐까 의심하죠.
<설계자>
강동원에게는 과거 짝눈이라는 별명의 동성 파트너가 있었습니다. 이종석이 그 역할을 맡았으며, 둘 사이에 브로맨스 분위기를 좀 풍깁니다. 짝눈도 과거에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강동원은 그것이 단순 사고가 아닐 것으로 의심합니다.
주인공이 품고 있는 의심
<엑시던트>
브레인이 평소에 그토록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건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같은 일을 하는 라이벌 조직에게 정체를 들킬까 우려해서입니다.
<설계자>
여기서 강동원은 음모론을 믿고 있는데, 자신들보다 더 치밀하고 거대한 조직 ‘청소부’라는 곳이 있으며, 그들이 정치계, 경제계의 유력 인사들을 제거한다고 믿습니다.
두 번째 타깃
<엑시던트>
브레인의 팀은 어떤 중년 남자의 의뢰를 받는데, 그 남자는 전당포를 운영하는 자기 아버지를 사고로 위장해 죽여달라고 합니다. 목적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서입니다. 브레인의 팀은 타깃이 매일 밤 인적 드문 전차 건널목을 지나는 것을 파악한 뒤, 빗속에 연을 날려 전깃줄에 걸리게 하고 그 연줄을 통해 전기가 흐르게 해 감전사시킵니다. 연 날리는 연습을 많이 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솔직히 너무 우연에 맡기는 작전처럼 보이긴 합니다.
<설계자>
정은채가 연기하는 젊은 여성이 의뢰인으로 나옵니다. 그녀는 검찰총장 후보인 아버지를 죽여달라고 하죠. 아버지의 후보 자격 검증 과정에서 어머니의 비리가 드러났고, 이후 어머니는 미심쩍은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이후 정은채의 사회적 지위 및 목숨도 위협받는 것 같죠. 강동원은 정은채의 아버지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청소부를 고용. 아내에 이어 딸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청소부가 손을 쓰기 전에 정은채의 아버지를 죽이기로 결정하죠. 여기서도 주인공 팀은 감전사를 시키는데, 빗속 기자들의 포토라인에 선 타깃의 휠체어에 방송 장비의 전선에서 누전된 전기를 흐르게 합니다. 너무 우연에 기대는 원작의 작전보다는 좀 더 그럴싸합니다.
공격당한 주인공의 반격
<엑시던트>
두 번째 타깃 제거 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브레인의 팀원 중 뚱보가 죽고 브레인도 죽을 뻔합니다. 두 번째 타깃의 의뢰인을 추적해보니, 그 의뢰인이 접촉한 보험회사 직원이 수상합니다. 보험회사 직원의 집에 도청기를 설치한 뒤, 그 아래층 빈 집에 들어가서 24시간 감시합니다. 임현제가 연기한 보험회사 직원의 비중이 여기서부터 꽤 높아집니다. 도청당하는 줄 모르고서 여자와 나누는 대화, 그리고 전화로 지시하는 말들이 수상하게 들리면서 브레인의 의심병이 커져갑니다.
<설계자>
정은채가 접촉하는 보험회사 직원은 이무생이 연기. 강동원은 이무생의 사무실에 도청기를 설치한 뒤 건너편 건물에서 망원경으로 지켜보며 감시합니다. 그런데 이무생의 비중이 원작의 임현제보다 훨씬 적습니다. 대신에 정은채의 과거사 등이 인터넷 사이버렉카(이동휘)에 의해 폭로되고, 주인공이 추적하는 ‘청소부’와는 다른 ‘모스맨’이라는 다른 음모론적 존재도 언급됩니다. 게다가 김신록이 연기하는 형사까지. 원작에 없던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와 분위기가 좀 달라지게 됐습니다. <엑시던트>가 오롯이 주인공 한 사람의 의심과 고뇌에 집중한다면, <설계자>는 사회의 이면에서 암약하는 ‘청소부’라는 조직이 실제로 있는지, 음모론이 어떻게 생겨나고 확산되는지 등 한층 복잡한 떡밥을 던지며 판을 키웁니다. 그 떡밥들을 제대로 회수하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요...
결말
<엑시던트>
모든 것은 브레인의 망상이었습니다. 그 결과 보험회사 직원의 약혼녀가 희생당합니다. 브레인은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훌훌 털어버린 뒤 떠나려 하지만, 그의 앞에 보험회사 직원이 불쑥 나타나 약혼녀의 복수를 합니다. 철저한 사전 계획 후 흔적을 안 남기며 간접 살인을 저질러온 브레인이 맞이하는 씁쓸하며 아이러니한 최후입니다.
<설계자>
비슷하게 강동원의 망상과 착각으로 보험회사 직원이 죽습니다.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해 경찰에 자수하는데요. 형사 김신록은 입증할 수 없는 살인이어서 살인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풀어줍니다. 그 뒤 김신록이 사실은 청소부이며, 강동원의 의심이 진짜일 수도 있으며, 결국 강동원까지 사고사 살인을 당했을 수도 있다는 암시로 끝납니다.
golgo
추천인 7
댓글 8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전 설계자도 재밌게 봤으니 엑시던트는 얼마나 재밌을까요ㅎㅎ
가져오신 장면들만 봐도 원작은 궁지에 몰린 누아르 주인공의 심리를 화면으로 철저히 가둬두는데 한국판은 팀원들이랑 있을땐 입담 자랑하는 케이퍼무비 구도, 동생이랑 있으면 친근하고 훈훈한 무드, 기자나 형사들 나오면 드라마에서 볼 법한 범죄장면등 응당 이래야 한다 싶은 화면의 연속이죠
OTT덕분에 쏟아지는 영화도 많은데 감독의 관점이나 장르에 대한 재해석이 돋보이는 영화를 만들어야 살아남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