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강한스포) 여고괴담 시리즈 리뷰

주말에 한번 몰아봤습니다.
1편: 한국 공포영화의 신기원을 열어준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이리 효과적으로 호러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한 작품은 앞으로도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네요. 후반부의 그 전설적인 점프컷은 물론 음산한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음악 또한 대단합니다.
알포인트같은 누가 귀신이지? 스토리는 꽤 좋고 주제와도 궁합이 좋지만, 물론 끝까지 제대로 뭐가 어떻게 된건지를 안 밝혀서 사람을 더 무섭게 하는 알포인트보다는 명확하게 설명되는 편이라 아쉬웠습니다. 특히 엔딩 직전의 속사포같은 대사 랩은 옛날 영화란걸 감안해도 좀 묘했네요.
2편: 인트로 빼고는 1편보다 무섭진 않았습니다. 찾아보니까 애초에 전혀 상관없던 작품에 어거지로 여고괴담 본제가 붙었는지라 당연히 이럴수밖에요.
스토리나 연출의 경우 저는 되려 1편보다 좋았습니다. 물론 1편의 호러 연출이 전설적이긴 하다만, 조금 작위적인 느낌이 있지 않았던 1편에 비해선 좀 더 현실적인 대사구성이나 꽤나 파격적인 주제가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극후반부의 귀신 난동 때문에 혼란에 빠진 학생들 시퀀스는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크게 무섭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난영화같은 웅장함이 대신 그 자리를 채웠으니 만족합니다.
3편: 기술적인 발전 덕에 1편보다 공포감 자체는 더 컸지만, 아무래도 소재나 주제 자체는 1~2편보다 좀 더 개인적이고 흔한 학교괴담 소재로 격하된 듯 해서 조금 아쉬웠던 작품입니다. 그래도 그 특유의 옛날 괴담책 읽는 듯한 감성을 영상으로 잘 풀어낸 것만 해도 이 작품의 가치는 굉장합니다. 평론가들처럼 생각하면 아쉬운 작품이어도 그 옛날 학교괴담식 감성에 젖어있는 관객처럼 생각하면 이만큼 좋은 선물 보따리도 어디 없습니다.
+두 주연배우인 박한별과 송지효의 리즈 시절을 볼 수 있기도 한 작품.
4편: 꽤나 독특하게 시작해서 독특하게 끝나는 영화입니다. 주연인 김옥빈이 제일 먼저 죽는데도 주인공이 되는데는 다 사연이 있습니다. 공포도는 1, 3편보다 무섭진 않지만 2보단 더 무서운 정도?
호러보다는 오히려 스릴러/피카레스크물의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 타이틀롤이나 초반부의 몇몇 청각테러 씬들 빼고는 별로 본격적인 호러영화같은 연출이 많이 없습니다) 특히 김옥빈이 연기한 주인공 캐릭터가 꽤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초반부가 좀 너무 밋밋하게 할애되는 것만 빼면 중반부부터는 괜찮은 스릴러로 탈바꿈합니다.
+연기 디렉팅의 문제인지 몰라도 몇몇 대사 국어책 읽기가 심해도 너무 심한 건 좀 그랬습니다.
6편: 이 영화는 주연인 김서형한테 감사해야 됩니다. 여러모로 총체적 난국인 작품인데 김서형 연기 하나만으로 그럭저럭 상쇄한 작품이라 그렇습니다.
초반에는 1편의 향수를 느껴지게 하는 전개로 이어져서 크게 단점을 체감하기 힘들었는데, 중후반부에 갑자기 '어떤 실제 사건'이 나오는 걸 보고 좀 오잉?했습니다. 물론 이 사건이 비극적이고 중대한 사건인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걸 아무런 복선도 없이 갑자기 반전을 위한 단순한 도구로 가져온 걸 보고, 각본 쓴 사람이 과연 그 사건의 중대성을 이해를 하고는 있는지도 의심스러웠습니다. 초중반부에서 엔딩에 대한 복선이 될 수 있는 장면들도, 뜬금없이 후반부 및 엔딩으로 죄다 넘겨버리는 기묘한 편집 때문인지 이러한 개연성 문제가 더 부각되는 편입니다.
최악이라 평가받는 5편은 OTT에 없어서 감상도 못했지만, 5편 보기 전까지는 이 작품이 시리즈 중 최악이라고 생각하렵니다.
+솔직히 안 무서웠습니다. 2편같이 그 공포의 부재를 채워주는 다른 색다른 분위기조차 없어서 더 미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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