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크 판타지 '댐즐' 볼만합니다.

로튼토마토 평이 안 좋은 편이라 기대를 낮췄는데 그래선지 생각보다 볼만했습니다.
감독이 나름 수작이었던 호러 <28주 후>의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디요. 촬영감독은 <300> <왓치맨> <배트맨 v 슈퍼맨>의 래리 퐁이더라고요. 우수한 제작진이 만든 덕분에, 간혹 CG 합성 티가 날 때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영상 때깔이 좋습니다. 사운드도 좋아서 홈시어터로 보시는 분들은 만족감이 더 클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영화의 제목 "댐즐"은 고전 창작물, 동화, 전설에 자주 나오는 "위기에 빠진 처녀(Damsel in distress)" 모티브에서 따왔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용에게 위협받는 공주를 왕자가 구해주는 이야기인 척하면서, 그런 클리셰를 뒤집는 아이러니함을 제목에 담으려한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 유행하는 이세계 판타지물이나 여성 취향의 로맨스 판타지물이 그런 식의 클리셰 파괴적 스토리들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그런 패턴 역시 클리셰로 굳어져가는 경향이 없잖아 있습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아름다운 왕국으로 시집와서 잘생긴 왕자와 행복하게 살 줄 알았던 귀족 여성이 사실은 용에게 바쳐지는 산제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스스로 위기 상황을 헤쳐나간 뒤 복수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한때 너무나 시끄러운 이슈였던 "Girls do not need a prince", "Girls can do anything(이건 심지어 영화 속 대사로도 나옴)"이 주제인데요. 메인 빌런 또한 여성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왕자가 나쁜 놈이긴 하지만, 그 반대로 또 나름 좋은 일하는 남자 캐릭터도 나와요. 페미니즘이 강조된 건 사실이나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다만 문제 해결 과정이 너무 주인공 편의주의적으로 돌아간다 싶긴 합니다. 이야기의 주가 되는 용의 동굴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좀 더 짜임새 있게 다루고, 주인공 외 조연 캐릭터들도 더 개발시켜 캐릭터들 간의 갈등을 더했더라면 더 재밌었을 텐데, 기껏 흥미롭게 깔아둔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네요. 판타지 명작 <프린세스 브라이드>의 로빈 라이트, 아카데미상 후보였던 안젤라 바셋 등 훌륭한 조연진도 낭비됐고 말이죠. 그래도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던 오락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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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판타지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