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파묘 보고 온 후기
보면서 할말이 되게 많았는데 막상 영화가 끝나니 할말이 많지 않습니다
일제시대와 관련된 내용이라던지, 최민식 차량 번호판 이스터에그라던지 다 집어치우고 봅시다
이 영화는 매운맛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순한맛 영화입니다
얼핏 보면 <곡성>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벤져스>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오컬트는 기본적으로 코스믹호러를 기반에 두는 장르죠
사후세계는 인간이 막을 수 없고, 악마에게 휘둘리면서 발악하는 인간상을 보는 장르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악마를 상대로 무당, 장의사, 풍수사가 모여요
오컬트계의 어벤져스가 나타난거에요
심지어는 영화의 시작도 음산한 시작이 아닌 각 캐릭터가 자신이 누구인지 멋있게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후반으로 갈 수록 코스믹호러로서의 면모를 잃어버립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영화가 절정으로 치닫으면서 동시에 코스믹호러의 장르가 빠져나간다니까요?
<스펙옵스:더라인> 이라는 게임은 처음엔 다들 두바이를 배경으로 하는 액션게임이라고 생각하며 시작하지만 게임이 하이라이트로 치닫을 수록 액션게임이 아닌 반전게임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밀라요보비치 주연의 <퍼펙트 겟어웨이>는 단순히 스릴러라고 생각하고 틀었다가 중간에 장르부터 해서 모든 것이 정반대가 되어버려요
<파묘> 역시 후반부에 장르를 회까닥 돌려버려요
오컬트를 기대하고 온 관객은 당황스럽기 그지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장르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말피, 부적, 제물, 빙의, 굿판 등 동양의 오컬트 요소를 가감없이 사용합니다
이해할 수도 없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순수한 악의 존재 또한 붙잡습니다
또한 오락성을 잡는데는 성공했으나 공포감을 잡는데는 실패한듯 합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공포 장면들의 타율이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았어요
긴장감을 형성하는 스릴러는 괜찮았지만 영화 내내 휘몰아치는 점프스케어 중 놀라서 화들짝 했던 것이 딱 2번밖에 없었습니다
희한하게도 히어로 장르의 전개를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멋진 캐릭터들의 소개=>악당의 출연=>악당에게 당하는 주인공=>다시 일어서서 맞서는 주인공
이거 제가 알기론 마블 영화들의 전형적인 전개방식인데 말이죠
<파묘>는 누군가에겐 실망스러운 영화겠지만 누군가에겐 분명히 재밌을 희한한 영화입니다
그 어떤 단점들도 호불호 요소로서 작용할 희한한 영화
유일하게 모두가 인정하는 단점이 어려운 고유명사를 남발하면서 자막도 안 띄워주는 불친절함뿐이겠죠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입니다
여러 단점만 나열했지만 이 영화는 동양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선물처럼 느껴지는 영화거든요
작성자 한줄평
"굿판을 보고 있는데 제사상에 치킨과 피자가 올라가있는 걸 본 기분"
스누P
추천인 6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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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취향이 아니어서 저는 꼼짝없이 공포스럽게만 봤는데 그 와중에 주변분들 표정 보니 진짜 잼나게 보는 것 같더군요. 살아생전 처음 겪어보는 것 같은 나름 희한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장르적인 불호 빼면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 연출도. 특히, 김고은 배우의 연기는 진짜 ㄷㄷㄷ. 특히, 굿하는 장면에서의 특정 장면은 진짜 여러모로 ㄷㄷㄷ(설명이 불가하지만 느낌적 느낌으로)
제사 음식 대신 패스트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