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호도 감수했다"…파묘 감독의 이유 있는 선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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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갑작스레 이야기의 방향과 온도가 달라지며 두 개의 이야기가 포개진 것처럼 보인다. 이 설정이 혼란스러운 것은 앞서 펼쳐진 약 한 시간가량의 이야기가 페이크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의 완성도로 보자면 낙제점에 가까운 구조다.
"제 작가적 욕심이었어요. 이야기의 허리를 끊어버리고 싶었달까요. 두 개의 이야기를 엮어주는 것은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는다'인데, 그 장의 제목처럼 이야기도 중간에 끊고 싶었어요. 앞의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관(棺) 이야기는 연막이면서 뒤의 이야기와 연관이 꽤 있어요. 뒤를 숨기기 위한 구조이기도 해요. 이처럼 이야기 구조를 끊는 방식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시나리오 때부터 호불호가 있었지만 주제와도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3막 구조의 영화는 이미 많이 보지 않았나요? 저는 진보했다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장재현 감독은 이야기를 6개의 장(章) 구조로 펼쳐 보이며 상덕(최민식)과 화림(김고은)의 내레이션까지 등장시킨다. 심지어 상덕이 '험한 것'과 맞붙는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그의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며 '싸움의 기술'을 중계하다시피 한다. 이야기의 독창성이나 장르의 깊이 보다는 대중성에 무게를 뒀음을 알 수 있다.
"고민을 많이 했었던 부분이에요. 시나리오 때는 장으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는데 편집할 때 보니 '장' 구분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더라구요. 관객에게 복선으로 던져주는 게 더 친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도깨비가 나오는 것보다는 '도깨비불'이 나오고, 김상덕이 어디론가 갈 때 '쇠말뚝'이라고 알려주는 게 관객에게 약간의 준비를 시켜주는 것 같았달까요. 우리 영화의 첫 챕터가 '음양오행'인데 '음양'은 무속인을, '오행'은 풍수지리사와 장의사를 가리켜요. 그들의 세계관을 알려주는 거죠. 내레이션의 경우, 우리 영화에는 액션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뒤에 김상덕이 일을 풀어가는 과정을 감정을 담아 내레이션으로 풀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의 내레이션은 뒤의 (김상덕) 내레이션 때문에 넣었어요. 갑자기 등장하면 이상할테니까요"
장재현 감독이 파묘하고 싶었던 건 우리 민족의 상처와 트라우마였다. 중반 이후 이야기의 방향을 급격하게 바꾸며 등장한 건 '쇠말뚝'이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한반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산간벽지에 쇠말뚝을 박았다는 건 학계에도 의견이 분분한 '설'이다. 특히 1020세대에게는 생경할 수 있는 이 쇠말뚝설을 화두로 던진 것은 그만의 이유가 있었다.
"쇠말뚝이 중요하지만 중요하지 않게 찍으려고 했어요. 그게 중요했으면, 그게 없어지는 걸 영화에서 직접 보여줬겠죠. 저 역시 그것에 대한 확신이 없었어요. 풍수지리에서도 '쇠말뚝설'에 대해서는 파가 갈려요. 저는 그 기운을 없애고 싶어서 육체화 시킨 거예요. 그런다고 (쇠침을 뽑는다고) 우리나라가 갑자기 통일되는 것도 아니고. 저는 그걸 없애려고 노력한 인물을 보여주려 한 거요. 그래서 마지막에 주인공의 처절한 사투를 보여준 거고요."
민속신앙에서 민족주의로 방향을 선회한 건 분명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다. 민족주의는 더 이상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매력적인 소재나 감정은 아니다.
그러나 장재현 감독은 주인공들에게 독립투사인 상덕, 화림, 봉길의 이름을 붙이고 이순신 장군의 얼굴이 그려진 100원짜리 동전을 상덕(최민식)에게 던지게끔 했다. 그는 "등장인물의 이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침묵은 의도는 긍정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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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그래도 재미있게 봤네요. 대중적인 느낌도 들고. 천박사를 이렇게 찍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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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들 사바하와 검은사제들 관객들생각하기 어렵다 생각햇는데 감독인터뷰보니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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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모험이었을텐데 성공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