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를 보고 (스포O)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한국 오컬트 영화의 고유한 지평을 열고 계신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를 보고 왔습니다.
* 영화의 특성상 부득이 스포일러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다음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영화는 엄연히 챕터를 나누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절반을 기점으로 전반부와 후반부가 극명히 나뉜 2부의 구성으로 보입니다.
챕터별로 소제목이 있고 그에 맞는 시퀀스와 이야기들이 제공되는데 장편소설에서 챕터 구분으로 친절히 이야기를 소개하는 식에 가깝습니다.
전반부는 관객이 기대할 법한 이야기를 빠르게 보여주고, 중반을 기점으로 후반부는 장재현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인상입니다.
실제로 논외의 사건으로 캐릭터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식을 최소화하고, 나레이션으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초반 사건들이 벌어지는 시간(20분 즈음 지점)이나 해결되는 시간이 러닝타임을 체크해보면 굉장히 이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반부는 김고은 배우의 강렬한 무당 연기나 오컬트 적인 요소가 공격적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거침없이 질주하는 오컬트 영화의 성격이 짙습니다.
그렇게 일단은 하나의 큰 사건이 빠르게 해결되고도 60분 가량의 러닝타임이 남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미스터리가 가장 큰 동력이 되면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을 형상화(시각화)하게 됩니다.
그런 방식에서 유사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특정 부분이 연상되기도 했는데 이야기가 급격히 커브를 틀어서 다른 결로 전개되는 양상이 짙고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끝내 이야기의 구조를 다 파악하고나면 전반부의 톤앤무드 등이 무색하게 다가오기도 하고요.
전반부는 <검은 사제들>을, 후반부는 <사바하>를 교배해놓은 듯한 느낌이랄까요.
이에 관객에 따른 호불호도 엄연히 존재할 테지만 부정할 수 없는 건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캐스트 전원의 호연이 뛰어나다는 것일 겁니다.
최민식 배우의 묵직한 리드 하에 김고은 배우와 이도현 배우가 당기고 유해진 배우가 든든하게 밀어주는 듯하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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