丑三つの村 (1983) - 일본 최악 엽기살인의 영화화. 스포일러 있음.
일본 어느 고립된 산골에서 하룻밤 동안 혼자 30여명을 살해했다는 유명한 엽기살인사건을 영화화한 것이다.
"복수는 나의 것"같은 명작은 아니다. "엽기"와 "에로"에 방점을 둔 그런 영화다.
포스터만 보면 엄청 야한 영화일 것 같은데, 영화롤 보면 포스터가 좀 약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2차대전 동안 어느 고립된 산골이 무대다. 외부인의 진입이 거의 없는 이 마을은 대부분 친족들이며
마을은 근친 간 결혼으로 이어져간다. 그래서, 결혼상대를 찾기 어렵다. 결혼이 어려운 대신, 자유분방(?)한 섹X가 대놓고 성행한다. 한밤중에 아무집이나 찾아들어가서 여자가 OK하면 그냥 거사치르는 것이다.
얼마나 일본 고립된 산골의 풍습을 정확히 묘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영화 내에서 이렇다.
이것은 영화이니까, 영화 속 이 고립된 산골에는 영화배우를 해도 될 엄청난 미인들만 산다.
츠기오라는 멸치같은 청년은 동네에서 천재소리를 듣는 수줍은 남자다. 도시로 나가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머니 혼자 두고 나갈 수 없어서, 교사자격증을 독학으로 공부하는 갸륵한 청년이다. 마을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다.
당시 남자들의 로망은 2차대전에 나가서 조국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싸우다가 죽어도 영광이고.
츠기오도 마찬가지 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폐결핵이 있기 때문에 징집기준에 미달한다는 것이다.
츠기오는 엄청 충격을 받아 돌아오는데, 마을에 와 보니, 방금까지 자기를 천재소리하던 사람들이 슬슬 피한다.
폐결핵 소식이 마을에 퍼진 것이다. 그는 이날 이후 이지메를 겪게 된다.
츠기오를 통해 폐쇄적인 일본사회와 이지메문제를 깊이 다루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감독도 그런 의도가 있었던 듯 보이는데, 실패인 듯하다. 어정쩡하게 사회고발식으로 나가다가, 에로쪽으로 더
방향을 튼다. 심지어, 츠기오와 연애해서 거의 결혼에까지 이른 처녀도 다른 데로 시집을 가 버린다.
츠기오는 폐결핵 때문에 종군의 꿈도 무너지고, 사랑하던 여자도 떠나고, 마을에서는 이지메를 겪고,
내면이 피폐해진다.
결국 츠기오가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다. 섹X에 탐닉하는 것이다.
천재소리를 들었던 데다가, 어딘가 도시적인 인텔리분위기를 풍기는 츠기오에게 마을여자들은 관심을 보인다.
바로 포스터에 나오는 여자들이다. 그 다음 나오는 장면들은 므흣한 장면들의 연속이다.
그런데, 츠기오는 계속 사고를 친다. 마을풍습에 따르면, 남자나 여자나 만났다가 헤어졌다 만났다 하는 거다.
장기적인 관계 그런 거 형성되지 않는다. 어디 붙잡을 곳 없는 츠기오는, 마을관습을 어기고
자기가 섹X한 여자들에게 집착한다. 문제는 그들이 유부녀 아니면 곧 시집갈 여자들이다.
츠기오는 여자들에게 집착함으로써 마을의 금기를 깬다.
서로 자유분방하게 섹X를 하는데, 서로 서로 집착을 하기 시작하면, 마을은 붕괴되는 거다.
마을은 이지메를 넘어서서, 자경단을 만들어 츠기오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안 그래도 피폐한 츠기오는 공포 때문에 그냥 회까닥 돌아 버린다. 그는 총과 칼을 사다가 쌓아놓고, 마을사람들을
학살할 계획을 세운다.
이 영화는 무늬만 사회문제를 다룬 에로영화가 아니다. 츠기오가 미쳐가는 과정을 아주 상세하고 설득력 있게 묘사하는 것은 일급솜씨다. 이 영화가 가장 강조하는 것도 이것이다. 이 영화의 본질은 심리극이다.
하지만 츠기오가 내면적으로 별것 없는 사람이었기에, 영화의 주제도 심오한 것으로 뻗어나가지 못한다.
하지만, 이 심리극이 에로부문으로 넘어갈 때 스무스하게 넘어가지 못한다. 머릿속에 "?"가 저절로 떠오르는 장면들이 속출한다.
영화가 에로부문에서 츠기오의 학살극으로 넘어오자, 영화는 다시 단단해진다. 감독의 본령이 심리스릴러인가 보다.
총과 칼로 무장한 츠기오는 할머니의 목을 도끼로 내려친 것을 시작으로 마을사람들을 학살하고 다닌다.
문을 잠가놓고 살지 않던 마을사람들은 자다가 말고 학살을 당한다.
영화는 주제의식을 나타내기 위해 츠기오의 입을 빌어 "나는 마을의 악마들을 죽이기 위해 스스로 악마가 되었다"하는 식으로 말하는데, 사실 이 영화 내에서, 마을사람들이 딱히 죽을 죄를 질 만큼 잘못한 것은 아니다.
마을사람들은 악마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영화 내에서 그들의 악마성을 착착 빌드업했어야
츠기오의 대사가 살아났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으니, 이 영화는 주제의식이 얄팍한 에로영화가 되어 버린다.
츠기오가 마을사람들을 학살하는 장면은 참 끔찍하게 연출되었다. 1970년대 일본영화의 그 천박한 원색과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그리고 엄청난 박력과 에너지를 아는 분들은 이 영화의 학살장면을 상상하실 수 있을 것이다.
걸작은 못되고 일급은 되지만, 일급 중에서는 중급 정도에 해당하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
학살장면과 에로장면은 엄청 잘 연출되었고 엄청 화끈하다. 막 폭주한다.
추천인 7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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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후레쉬 붙이고 죽이러 다니는 장면이 인상적이면서 짜릿했죠,,
한때는 "팔묘촌" 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졌던 거 같아요
소개만봐도 아주 섬뜩하군요.
우리말로는 영화 제목이 <한밤중의 마을>.. 실제론 츠야마 사건이 모티브네요.
김전일 할아버지가 주인공인 소설 <팔묘촌>도 츠야마 사건이 모티브인데, 70년대 영화판의 마을 주민 학살 장면이 엄청납니다. 70년대 일본 영화들은 어마어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