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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파묘(2024)> : 엄한(...) 것이 나왔다?!?! 파묘는 민족주의 영화일까?

바비그린
3279 7 8

 

 

모든 이미지 출처: 영화<파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늘따라 서두에 x소리가 깁니다^^;; 시간없으신 분은 머리말은 스킵:)

다시 돌아온 장재현 감독의 신작 <파묘>. 티모시 샬라메의 내한 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사였습니다. <검은 사제들(2015)>와 <사바하(2019)>로 오컬트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장재현 감독인 만큼, 무려 5년 만에 찾아온 이 영화가 너무 반가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연이 최민식????!!!! 참바다 형??? 김고은에 이도현도 나와???

소재가 파묘? 묫자리를 파면서 파국이 일어난다고?

캬! 분위기 음습하다!! 설정 좋다!! 우리 대수 형님 존재감 묵직-하다!!! 참바다 형 요리조리 치고빠지기 죽여준다!!! 헐 김고은 이도현 굿하는 거 봐 몰입감 죽여준다 이렇게나 잘한다고????!!!!! 편집은 아예 신들렸어!!!!!

됐다. 이거 각이다. 가자 천만 영화. 올해 청룡상도 대종상도 파묘 꺼다. 기다려라 아카데미! 준호형과 여정누나는 시작에 불과했어!!!

그렇지, 2막 시작! 1부로 끝날리가 없지!! 뭐야 첩장??????!!!!! 오 똑바로 누운 관?!!!!! 그걸 꺼내왔어???????? 불길한 일이 일어나????????? 관에 구멍뚫렸어???!!! 누가 다가온다!!!! 누구야!!! 누구냐!!!!!!!!

.

.

.

.

...... x됐다.

묘복동 됐어.

가문의 파묘 리턴즈 돼부렀다.

사무라이가 제대로 웃겨줄게! 이런건가.

윤식이 형님... 노량해전에서 북소리 댄스 무한반복 챌린지 하시다 흥에 취해 대낮부터 드러누우시더니 예까지 와 계셨습니까.

이누야샤는 안 나오나요? 짜잔! 이도현이 풍혈로 해결했습니다! 하고 끝내면 될듯.

그 짧은 시간에 사무라이를 본 저도, 오른쪽 제 친구도, 왼쪽에 처음 뵙는 관객 분도 모두 벙쪘습니다.

1시간째 안 멈추던 팝콘 씹던 소리가 잠시 멈췄거든요.

아 물론 저도 계속 먹고 있었습니다. 야미.

아마 그 장면에서 김고은 씨도 무서워하신 게 아니라 그냥 어이털려서 벙찌신 거 아니었을까요.

자, 이대로 영화는 망했을까요? 그랬을까요?

뚝심의 장재현 감독, 무리수마저 멱살잡고 관철시키다

<파묘>에 대한 호불호가 다소 갈리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불호를 표하신 대다수 분들은 전반부가 아닌 후반부에 갑자기 드리프트를 꺾어 오컬트가 아닌 사무라이 보스 몹 레이드로 바뀌어버린 전개를 비판하시는 것 같구요.

저는 상술한 바와 같이 처음에 다소 벙찐 것이 사실이었지만, 나름의 메시지가 있음을 이해하고 나니 솔직히 마음에 백프로 들진 않는 설정일지언정 오히려 감독님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오컬트는 어떤 장르인가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매우 마이너한 장르입니다. <검은 사제들>과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6)>이 성공하기 전엔... 아예 불모지 수준이었구요. 이런 불모지에서 오컬트로 2안타를 쳐낸 장재현 감독입니다. 뚝심이 대단하죠.

다시, <파묘>의 후반부 전개에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그럼 불호를 표한 분들에게 <파묘>는 망작일까요?

아니요,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 분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불호라는 가정 하에) 다른 망작들과 파묘를 가르는 선은, 바로 감독의 뚝심과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는 노력, 그리고 정성입니다.

우리는 욕심을 지나치게 부려 망한 영화를 수도 없이 봐 왔습니다. <파묘>의 최종보스는 사무라이. 일제강점기를 넘어 한민족을 그토록 계속해서 괴롭혀온 일본과의 질기고 오래된 악연을 나타내려는 의도이자, 사무라이 본인도 '파묘'를 당해 사실상 고인능욕을 당한 것이기에 더욱 악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개연성을 더하려는 의도이죠. 아니 감독님, 아무리 그래도 임진왜란 시대까지 꺼내오신다구요? 너무 욕심부리신 거 아닌가요?

영화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는 비판은 정당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상술한 메시지를 충분히 부여하고, 다이묘 악귀를 공포스럽게 디자인하고 연출하는 데 온갖 공을 들였으며, 플롯이 길을 잃지 않도록 세심하게 가지치기 했습니다. 그 결과, 순간 벙찔지언정 다이묘 악귀는 공포심을 제대로 불러일으켰고, 후반부는 장르 변경이라는 욕을 먹을 지언정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하고싶은 거 하랬더니 진짜 다 하네..."

많은 감독들이 듣곤 하는 비판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진짜 하고 싶은 거 하려면 장재현 감독처럼 뚝심 있게, 그리고 동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친절한 가이드라니

(..누나 왜 혼자 드세요)

소위 '작품성'을 추구한 영화들이 대중에게는 잘 먹히지 않는 이유는 '어려워서' 입니다. 보고나면 뭔가 해석이 필요한 것 같고, 무슨 말인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고, 내가 바보가 된 것 같고...

그런 점에서 <파묘>는 대단한 영화입니다. 등장인물들이 지나치게 스피드왜건화 되는 불상사를 요리조리 잘 피해가면서도 관객들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각종 설정과 용어들을 잘 설명하고 있거든요. 대사가 정말 효율적으로, 짜임새 있게 잘 구성돼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런 점에 있어 정확히 <곡성>의 대척점에 서 있는데요. <곡성>이 잘 한 번에 이해하기는 어렵되 연출과 플롯, 연기의 힘으로 그 모호함을 매력적으로 드러내 완성도를 관객들에게 어필했다면, <파묘>는 효과적인 대사와 짜임새 있는 편집으로 관객들이 즉시 무속신앙의 설정이나 극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그 결과 관객들은 어렵게 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이 영화의 설정과 대사를 잘 따라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영화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네요.

매력적으로 녹여낸 오컬트 설정들로 짐작해보는,

영화의 진짜 의도: <파묘>는 민족주의 영화다?

<파묘>는 그 설정들을 자세히 뜯어보는 것으로 또 하나의 재미를 줍니다.

가령, 다이묘 그 자체가 쇠말뚝이었기 때문에 관이 똑바로 서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에 보국사 창고에서 다이묘가 어떻게 관과 천장을 뚫고 나갔는가 하는 의문에 답해주는 '수직의 이미지'라는 복선이죠. 마찬가지로 이러한 수직의 이미지(이자 이동방법)은 후반부에서 '화림(김고은)'을 지켜주는 할머니 신령을 뚫고는 못 지나갔던 다이묘가 우회해서 자신의 묫자리로 돌아오는 것 역시 설명합니다.

기주네(??)라는 법명은 키츠네, 즉 일본어로 여우를 의미한다는 것도 재미있구요.

음양오행의 법칙에 따라 사무라이 보스몹 레이드에서 치명타를 넣는 장면은(...) 호불호는 갈리되 1막에서부터 계속 언급하던 음양오행을 제대로 이용한 장면이었죠. 특히 불과 쇠를 이기는 것은 젖은 나무, 즉 물과 나무라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다른 익무님께서 올려주신 자료를 우연히 봤는데요.

(해당이미지 출처: https://m.blog.naver.com/atamis/221839370786)​

불과 쇠는, 자기 끼리도 상극입니다. 결코 평화로울 수가 없죠. 작년에 만났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언제까지 그렇게 살 것인가'에서 보여주다시피 불은 전쟁의 이미지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혹시 다이묘 악귀와 그 수하가 빙의된 '봉길(이도현)'이 전쟁을 예찬하는 장면이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그러나 물은 나무를 키워내는 상성입니다. 생명을 길러내죠. 나무는 본래 쇠에 약하지만, 물의 버프에 힘입은(...) 나무는 자기들끼리도 자멸하는 불붙은 쇠를 이깁니다. <파묘>를 민족주의적 영화로 해석하시는 분들이 많고, 분명 그런 의도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저는 감독이 단순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한 민족주의적 해석을 넘어,

폭력과 파괴가 결국 생명과 상생의 힘을 이길 수 없음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하... 그러고보니 다이묘는 상대를 잡아먹거나 부하로 삼으려고 하고... 주인공 4명은 함께 똘똘 뭉치네요? 마지막 장면의 결혼식에서 함께 사진을 찍으며 사실상 가족이 되었다는 묘사가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오늘 <파묘> 이야기는 여기까집니다. 얼마 전에 <추락의 해부> 리뷰를 쓰느라 잠을 못 자서 이건 좀 나중에 쓰려고 했는데... 삘받으니 또 새벽까지 쓰게 되는군요. 본래 <티처스 라운지>를 먼저 쓰려고 했는데 개봉일 당일에 보고나니 뭔가 리뷰를 남기고 싶어 미치겠더라구요 ㅎㅎ 제가 언급한 것 이외에도 갖은 장점이 넘치는 영화니 반드시 직접 보고!! 호불호를 판단해보시길 권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블로그에 더 많은 리뷰가 있습니다 :)

https://m.blog.naver.com/bobby_is_hobbying/223362441777

바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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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퐁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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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사무라이귀신 나올때 뭔가 찝찝한느낌.그거 빼고 볼만했어요.
07:10
24.02.23.
내일슈퍼
맞아요ㅋㅋ 거기만 빼면 매우!!! 볼만한 영화입니다
10:00
24.02.23.
profile image 2등
잘읽었어요.^^
내용 해설해주는 감독 gv가 꽤 있기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07:44
24.02.23.
golgo
네 저두 gv가서 직접 확인해보고싶은게 많네요ㅋㅋ
10:01
24.02.23.
즐거운인생
하아... 그것은 제 손을 떠난... 그래도 영화가 잘되면 기회가 더 많이 생길것같아요ㅋㅋ
10:02
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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