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의 빌런 분석? (강력 스포)
아직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라고 제목 적었습니다.
1. 박씨 가문의 사망한 조부.
한국과 미국에 비싼 땅을 소유, "밑도 끝도 없이" 재산이 많은 집안을 일으키고 현재 무덤에 누워 있는 캐릭터입니다.
일제시대 때 "나라를 팔아먹은" 고관대작인데, 후손들이 한국에 살지 못할 정도로 악명 높아서(베를린 영화제 소개글에 따르면 후손들이 미국으로 '망명'했을 정도) 아마도 이완용 등이 포함된 을사오적 중 한 명을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 같습니다.
엄청난 재산을 후손들에게 남겼지만, 본인은 아래 2번 빌런의 음모로, 악지 중의 악지 묫자리에 눕는 바람에, 죽은 뒤에도 후손들을 괴롭히다가 급기야 악령이 되었습니다.
2. 박씨 조부의 묘를 악지에 만들게 한 스님.
영화 초반에는 명당자리를 잘 알아본다는 '기수내'라는 독특한 이름의 스님이라고 설명됩니다.
나중에는 일제시대 때 일본 음양도의 음양사인 걸로 나오죠. 사람이 아닌 여우의 화신이라고도 소개합니다.
여기서 '기수내'가 일본어 '키츠네(狐 여우)'라는 게 확인됩니다.
일본 음양도에서는 전설적인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951~1005)'가 유명하며, 아베노 세이메이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만화, 영화 등이 나오기도 했죠. 아베노 세이메이는 여우의 자식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파묘>의 키츠네는 다분 아베노 세이메이를 모티브로 했다고 생각됩니다.
이자는 박씨 조부의 묫자리로 위장하고선, 실제로는 아래 언급된 팔척 요괴 사무라이를 쇠말뚝으로 삼아 태백산맥에 박아서 한민족의 민족 정기를 끊으려 했습니다. ("여우가 호랑이의 허리를 끊는다."라는 대사.)
영화에서 살짝 암시하는 것으로 봐서, 남북한 분단의 책임도 있는, 실질적인 최고 빌런입니다.
3. 박씨 조부의 관 밑에 또 묻여있던 팔척 키의 사무라이.
일본 괴담 중 '팔척귀신'이 떠오르는 거구의 괴물입니다.
일본의 요괴 오니(도깨비)이자 사물에 깃든 정령이라고 하고, 도깨비불로도 변신하죠.
<주온> 등에 묘사되듯이 원한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접근하는 모든 것을 공격하는 악령입니다. 한국 귀신들은 원한을 풀어주면 사라지지만, 일본 원령들은 딱히 원한이 없어도 무차별적으로 공격합니다.
이 일본 사무라이 요괴는 말투로 봐서 과거 높은 신분이었던 듯하고 '세키가하라 전투'를 언급하는 대사를 봐서 일본 전국시대의 유명한 무장이 아니었을까 예상합니다. 은어와 참외를 좋아하는 듯하고, 그밖에 단서들은 많은데, 영화를 한 번만 봐서 찾은 단서들로 특정하진 못했습니다. 나중에 장재현 감독이 설명해주면 좋겠네요. 혹시 아시는 분 댓글 달아주시면 좋겠고요.^^
순전히 제 예상인데, "북으로 전진"이란 대사에서 아무래도 임진왜란 때 쳐들어온 왜군 장수 중 고니시 유키나가가 아닐까 싶어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해서 참수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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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쪽과 관련된 정보는 감독 얘기도 좀 듣고 싶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