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리뷰-1979년 12월 12일, 그날의 9시간을 쫓다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의 신작. 정우성과 황정민, 이성민을 비롯해 박해준, 김성균, 김의성, 최병모, 정만식, 정해인, 이준혁 등이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작품은 12·12 군사 쿠데타의 결정적인 9시간을 조명한다. 이는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는데, 영화는 이 시간을 인물들 간의 욕망과 신념이 부딪치는 장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이를 빠르고 밀도 있게 재현한다.
영화의 분위기는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 김성수 감독의 전작 '아수라'처럼 무겁고 어둡다. 또 주요 인물들의 성격을 명확히 대비하며 애초부터 그들이 충돌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한다. 이는 역사적으로 다 아는 사실이지만, 영화에서 극적인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영화의 엔딩에서는 쿠데타 성공을 자축하는 하나회와 옥고를 치르는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 진압군의 수장들을 교차한다. 승리에 도취한 이들과 그 뒤에서 고통받는 사람의 이야기를 조명하며 역사의 이면을 보여주고, 관객에게 후자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한다. 또 80년대 5공에서 영광을 누린 자들, 이들에게 맞서다 탄압받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상기시킨다.
하나회 멤버들의 단체 사진 촬영 신에서 그들이 누렸던 사회적 지위가 자막으로 뜬다. 감독은 이를 통해 아직도 살아 있는 하나회 멤버를 기억할 것을 촉구한다. 비록 하나회가 공식적으로 해체됐지만, 혹시 우리 사회에 하나회 같은 이들이 있지 않는지 묻는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동안 '그때 그 사람들'이나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 '1987' 순으로 한국영화를 시청한다면 우리 현대사의 한 흐름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평점-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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