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을 보면서... 내가 반란군을 욕할수 있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의 봄을 2번 봤습니다. 1번은 아내와.. 1번은 오늘 저 혼자 보았습니다
문득 한가지 기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저는 지방에서 처절하게도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어렵게 수도권 중위권 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갔는데.. 부대 ㅇㅇ장 자녀의 과외 교사를 하는 댓가로 많은 혜택을 누렸습니다..
부대 ㅇㅇ장은 저를 이곳 저곳에 데리고 다니면서 군인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을 풍족하게 먹게 해주었고, 일반인 같은 자유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병장이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보호막도 주었습니다.
서울의 봄을 보면서 분노하면서 갑자기 느낀게.. 내가 과연....저 사람들을 욕할수 있을까...
아침에 대문 열자마자 좋은 사람이라는 가면을 쓰면서..가장 바른 인간인척 살아가지만... 군대 시절 세상 편의와 이익을 독식하려는 쓰레기기가 난데...세상 아무도 모르니까.. 괜찮다 하고 살아왔는데.. 정작 저는 못잊고 있었나 봅니다.
별거 아니다...세상 다 더럽고.. 다 그렇게 산다.......이러면서 저와 짝짱꿍하며 잘 살아왔던거 같습니다.
서울의 봄을 보면서 저는 분명히 느꼈습니다.
저는 과외를 한게 아니고, 권력을 이용하고 그 권력의 편에 서서 이득을 편취한 더러운 인간이라는 것을...
군대시절 제가 생각했던 건.. 가난 했기에 이정도는 해도 된다.... 남한테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뭘....
근데 영화 중간에 이태신을 보면서.. 소신이란 말에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소신이라는 두 글자..
소신... 안보이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과연 나는 떳떳하게 살아갈수 있을지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성공해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려는 저의 탐욕은 자전거도 없던 저를 4바퀴 달린 쇠덩이를 가지게 했고, 그 쇠덩이는 저를 어디든 편하게 데려다 주지만 이젠 가고 싶은곳도 오라는 곳도 없습니다.
절대 놓지 말아햘 것을 쉽사리 버리면서 살아온거 같습니다.
100장 넘게 가지고 있던 딱지에 행복했던 아이의 순수함을 버렸고, 떡라면 한그릇을 나눠먹던 친구들을 버렸고, 늘 밥한그릇 더 주시던
그 따듯한 국밥집도 버렸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에게 감히 한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안가도 되는 길은 제가 먼저 가보았습니다.
그 길은 달콤합니다. 정말 달콤합니다.
그리고 크게 타인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면 이익도 편취하고 물질적 풍요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계에서 친구는 없고, 자기 자신도 없어질 것입니다.
안가도 되는길은 굳이 가셔서 확인하지 마시고, 가야될 길을 가십시요.
안가도 되는 길을 왔다가 되돌아 가면...가야 될 길을 좀 많이 돌아서 가야합니다.
아니면 아예 못갈수도.. 있구요......
제가 살아보니.. 안가도 되는 길을 너무 많이 오면 되돌아 가는 길이 지워져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서울의 봄이...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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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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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공감합니다.
이 글귀를 보니 영화에서 이태신의 대사가 생각나요.
반란군에게 내 조국이 짓밟히고 있는데 그냥 둘수 없다고.
힘내세요. 우리 모두가 죄인이고, 완벽한 인간이란 없으니까요 ^^
영화 보면서 전장군 이너서클에 만약 포함돼 있다면 그의 설득을 거부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느꼈어요. 이태신 장군 같은 캐릭터가 그래서 더 대단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