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사랑스러운 킬러 인형 '메간'
<쏘우> <컨저링>으로 호러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른 제임스 완은 인형에 대한 관심이 특별한 것 같습니다. <컨저링> <에나벨>을 통해 공포의 인형을 선보였는데, 맛을 단단히 들인 건지 본격적으로 인형을 앞세운 이야기를 만들어 돌아왔습니다. '메간'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갖춘 자그마하고 예쁜 인형이죠. 아! 제임스 완은 각본과 제작으로 참여했고, 제이슨 블룸과 손을 잡았습니다. 감독은 <하우스바운드>의 제라드 존스톤입니다. 공포와 유머가 뒤섞인 <메간>의 연출자로서 적임자인 것 같군요.
<메간>은 자동차 사고로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녀 케이디가 장난감 회사의 로봇 공학자로 일하는 이모 젬마에게 보내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젬마는 진심으로 케이디를 돌보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커리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녀에게 난데없이 던져진 양육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일과 양육을 하며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 젬마는 회사 몰래 개발 중인 AI인형인 '메간'을 케이디에게 선물합니다. 케이디는 메간에게 푹 빠져들게 되는데, 그로부터 사건이 벌어지게 되죠.
<메간>은 선명한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젬마는 일중독자이고 자신의 경력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죠. 문제는 젬마가 엄마가 될 준비가 털끝만큼도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AI인형 메간이 그 자리를 대신해버립니다. 영화는 케이디와 메간의 관계 발전을 통해서 조금씩 아이에게 엄마의 역할이 왜 중요한지를 조금씩 일깨워 나갑니다. 이 이야기는 감정적으로 영리하게 잘 짜여 있고, 앨리슨 윌리엄스의 좋은 연기 덕분엔 온통 메간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영화의 주제는 강인하게 살아남습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배우고, 엄마는 아이에게 배우는 것이죠.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시간과 정신이 팔려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전하는 끔찍한 교훈도 있습니다. 소녀는 AI 인형에게 마음을 빼앗기면서 폭력적으로 변해갑니다. 마치 현실에서 인터넷을 못하게 하거나 모바일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의 폰이나 아이패드를 빼앗을 때 나올 수 있는 격렬한 반응 같은 것이죠.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죠. 중요한 것은 인터넷이나 전자 기기에 빠져들수록 현실감각을 상실할 수도 있는데, <메간>은 그런 사회적 문제들을 짚어준다는 것이죠.
뭐니 해도 가장 뛰어난 점은 영화를 지배하는 메간의 존재입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애니매트로닉스 기술을 사용하고 대부분의 장면은 12살의 소녀 에이미 도널드가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하고 있는데, 그 결과물이 정말 굉장합니다. 저건 사람이 연기하는 거겠지? 설마 애니매트릭스와 CG를 적당히 섞었겠지... 메간의 적지 않은 등장 씬들이 이런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인형이 사람 잡는 <사탄의 인형> <돌스> <애나벨>과 같은 선배 영화들이 있음에도, 메간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개성을 마음껏 뽐내고 있죠.
그리고 메간은 선배들보다 훨씬 더 예쁘죠! 귀엽고 예쁜 인형이 마체테 같은 무시무시한 칼을 휘두르고 네일건으로 사람의 몸에 사정없이 못질하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메간이 사다코와 터미네이터 흉내를 낼 때면 슬며시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많은 예산을 들인 영화가 아님에도 <메간>은 제작비 몇 배에 이르는 대단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이죠.
특히 한 장면이 잊히질 않는데요. 장난감 회사 CEO를 쫓아가는 메간이 복도에서 갑자기 댄스를 선보이는 장면이죠. 엽기적인 포스를 발산하는 메간의 매력이 폭발하면서, 인터넷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었죠. 영화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유니버설은 발 빠르게 속편 제작 결정을 합니다. 속편에선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길 바라야겠죠.
<메간>은 영리한 영화입니다. 스토리는 심플하며 비주얼은 강렬합니다. 장르 팬들이 즐거워할만한 다양한 볼거리들을 영화 곳곳에 녹여내었고, 은근한 서스펜스 배치도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유머도 활기를 띄죠. 물론 이야기에 스며있는 주제를 음미해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1. 영화 후반 케이디는 메간과 대결을 벌이는데, 로봇을 조정하는 장갑은 언제 챙겨놓았을까요?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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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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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과격하지 않고, 의외로 진지했던 게 좀 아쉬웠는데 속편에서 막나가줬으면 합니다.^^
이거 안봤어요. 넷플릭스에 있으니 봐야겠어요. ㅎ
테제는 언제나 추측 가능한 류이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을 상당히 영민하게 선택한 작품 같습니다.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과 기계는 인간종족의 가장 '약한' 고리부터 공략해 들어갑니다.
하지만 돌이켜 현재를 생각해보면 감정적으로 단절된 우리 사이에 있는 메간과, 이미 그것을 뛰어넘은 정도로 변모한 악마적인 인간존재들 중 어떤 것이 더 공포스러울지를 영화 크레딧을 보면서 문득 떠올리게 됩니다.
그나저나 앨리슨 윌리엄스는 이제 마스크 자체 '호.러.'를 각인시켜 버린 듯한 존재감을 보여 주고 있어서, 그녀의 다양한 필모변신이 걱정될 수준까지 온듯 합니다.
속편도 넘 기대됩니당😊
섹쉬 댄스 추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
제꼇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네요 남자 처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