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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 헤이타 (2000) 아주 아쉽지만 평작. 구로자와 아키라+이치가와 곤+야쿠쇼 코지인데.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1875 2 4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감독이 사망한 다음, 전세계가 애도의 분위기가 채 식지 않은 때, 그의 시나리오가 있다고 

뉴스에 화제가 된 적 있다.그것도 보통 시나리오가 아니다. 구로자와 아키라, 고바야시 마사키, 이치가와 곤 등 거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죽어가는 일본영화를 살리자는 사명감에서 공동작업을 한 엄청난 시나리오였다.

이런 작품이 최초로 영화화된다니. 사람들의 기대는 엄청 컸다. 심지어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감독이 무려 고전일본영화 거장 이치가와 곤. 배우는 흥행배우 야큐쇼 코지.

엄청난 관심 속에서, 감독이나 배우나 굉장히 공을 들였을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아주 안타깝게도 

시나리오도 영화도 평작이다.

 

코메디, 매력 있는 주인공, 재미있는 스토리, 박진감과 스릴, 일대 수십명 검술씬 등

인기 있을 만한 요소들을 고루고루 집어넣은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어딘가 인위적이고 계산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요소들이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않았다. 

 

여자를 꼬시고 다니고 도박 술 향락에 젖어 사는 사무라이 헤리타가 주인공이다. 어찌나 행실이 개망나니인지 

별명이 도라 (길고양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놀라운 검술실력뿐.

그런데, 이런 도라 헤이타가 호리소토라는 우범지대의 치안감찰관으로 임명된다.

통제불능인 치외법권같은 지역인 데다가 세금도 안 걷히는 언터쳐블지역이다.

아예 사무라이들은 들어가지 못하도록 법제화되었다.

사람들은 놀라는 동시에 도라 헤이타가 제대로 일은 할 수 있을지 무시한다.

도라 헤이타는 부임 즉시 호리소토 도박장에 가서 거금을 쓰고 게이샤들을 사는가 하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술을 사주고 인심을 얻는다. 자기 사무실에는 출근도 않는다. 평소 평판 그대로다. 

그는 무슨 생각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 도라 헤이타는 요짐보의 도시로 미후네 캐릭터다. 도시로 미후네가 이 역을 어떻게 연기했을 지 

안 보아도 눈에 선하다. 선 굵은 상남자 스타일에, 유머러스하지만 끈질기고, 

잔인할 때는 엄청 잔인하며, 천박하고 난잡하지만 그 속에는 고귀함이 있는 그런 캐릭터를 연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도라 헤이타는 도시로 미후네가 나왔어도 평작이었을 것 같다. 

늘 하던 스토리의 재탕에다가, 악역들의 개성도 희미하고, 의외성 없는 전개가 평면적이다.

코메디도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관객들을 웃겨야지 하고 의도적으로 

삽입한 티가 난다. 이치가와 곤은 (의도적이었겠지만) 옛날 고전사무라이영화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었다. 

현대스타일로 재창조해서 고전사무라이영화를 재현했다면 정말 경탄스러웠을 테지만, 그냥 고전영화 스타일 그대로다. 70년대 영화스타일도 아닌, 50~60년대 영화 스타일이다. 낡아 보인다.  

 

야쿠쇼 코지는 도시로 미후네의 상남자 연기를 하기에는 선이 너무 곱고 현대적 연기를 한다. 

누가 낫고 못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도시로 미후네는 shall we dance 의 샐러리맨 연기를 할 수 없다. 물론 연기를 아주 잘 해냈겠지만, 어딘가 그의 

larger than life 퀄리티가 위화감을 자아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의 (성실성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야쿠쇼 코지도 마찬가지다. 그저 대놓고 폭주하는 도라 헤이타를 연기하기에는 어딘가 신경질적이고 섬세한 현대적 인물상이다. 차라리 shall we dance에서 직장동료역을 연기한 타케나카 나오토같은 배우가 도라 헤이타를 연기했다면 더 잘 어울렸을 것 같다. 

사람들이 대놓고 무시한 사람이었다는 설정에도 어울리고, 도박 유흥에 흥청망청 돈을 뿌리는 사람이었다는 

설정에도 어울리고, 코메디 연기도 더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 잔인할 때는 잔인하기 비열한 캐릭터도 잘 살렸을 것이고.

 

일대 다수 검술씬은 잘 연출되었지만, 너무 고전적이다. 

팔다리가 잘리고 피가 뿜어져나오고 머리가 잘려 떨어지고 하는 현대영화의 잔인성과 사실성에 비추어보면 

너무 점잖고 합을 잘 맞춘 무용이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평작이다. 2000년대에 나온 1950년대 사무라이 고전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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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진 못했지만 제목은 들어봤습니다. 당시로선 꽤 화제작이었겠네요.

뭔가 사공이 많으면 제대로 안 되는, 의욕만으로는 안 되는 그런 사례인가 보네요.^^

13:24
23.11.27.
BillEvans 작성자
golgo
아무나 도시로 미후네가 될 수 없다는 것만 확인시켜준 영화였습니다. 너무 계산적으로 여기선 이것 집어넣어야지 하고 인위적으로 한 것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13:27
23.11.27.
profile image 2등
열거된 이름만 보면 우와 싶은데, 명성에 비해 평작이었나보네요ㅠ
14:18
23.11.27.
BillEvans 작성자
카란
일본영화를 부흥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쓰여진 각본이라서 의도가 너무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 문제였죠. 야쿠쇼 코지와 이치가와 곤도 이 정도밖에 못했으니 각본의 문제라고 하겠죠.
15:55
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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