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주인공이 가능할 줄이야.. 서울의 봄 리뷰(스포O)
우선 제목의 뜻을 이야기 해야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포스터나 스틸을 보고 황정민의 전두광이 너무 강력해서 정우성 투톱? 절대 불가능하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거 100퍼 힘를 못 쓸 것이다라고 예측했지만 아주 다행이도 기분좋게 제 예측이 틀렸더군요.
장점
1. 캐릭터성
정우성의 이태신은 초반까지는 갸우뚱 했지만 잔칫집 이후엔 포커스가 오히려 이태신에게 맞춰지며 그 무게감이 대단하더군요.
그리고 모든 캐릭터들이 그러했습니다. 전두광에게만 집중이 쏠리는 것이 아닌 모든 캐릭터들이 매력적이고 인상적입니다. 김성수 감독님은 아수라때부터 캐릭터를 다루는 법을 확실히 알고 계신 것 같아요.
2. 연출
연출은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어떤 상황인지 또 계획이 어떠한지 계속해서 설명해줍니다.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마지막 카운트 다운 장면과 같이 화면 분활이 매우 인상적이게 활용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아는 그 결말임에도 어떻게? 라는 의문이 들게끔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었습니다.
기승전결이 아닌 기전전전전 느낌이며 결의 역할은 영화에서가 아닌 현재의 우리가 맡은 느낌입니다.
12.12가 생각보다 영화의 앞부분에 발생하여 벌써 사건이 일어나면 오펜하이머나 헝거게임처럼 3막 구성(발단 - 메인 이벤트- 그 후의 이야기)형식이려나 싶었는데 그 모든 순간을 길게 잡고 가며 우리가 그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분명 후반에는 탱크 돌려! 돌리지마!의 반복구조임에도 심리적으로나 눈에 보이는 것으로나 긴장감을 줌으로써 지루할 틈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3. 사운드
제가 관람한 극장이 사운드가 굉장히 좋지 않은 곳임에도 충분한 몰입과 몇몇 장면에선 그 사운드가 주는 긴장감이 그대로 전달될 정도로 조화로웠습니다.
총기 액션 같은 경우가 헌트처럼 생각보다 자주 이뤄지진 않았지만 총성이 아닌 다양한 부분에서 그 사운드가 부각됩니다.(특별관 강추드려요!!)
4. 연기
황정민 배우의 연기야 뭐 이미 예고편에서부터 증명됐지만서도 중간 중간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과 마지막 화장실에서의 장면은 정말 전율이 돋을 정도로 황정민 배우님 연기 중 탑 5안에 꼽고싶습니다.
그 외에 조연을 맡은 배우분들 모두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정우성 배우의 경우 헌트 때부터 연기력이 다시 물오른 느낌입니다. 초반엔 뭔가 혼자만 다른 톤의 캐릭터였는데 중후반으로 갈수록 그 다른 톤이 캐릭터 자체를 대변하며 그 어느 상황에서도 절제하면서도 극의 흐름을 이끄는 모습이 이 영화의 진 주인공은 이태신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혼자 바리케이드를 넘는 장면에선 본인의 끝을 알기에 감췄던 감정을 한마디 한마디에 꾹꾹 눌러담으며 전두광에게 말하는 느낌이었습니다.
5. 결말
솔직히 12.12의 결말은 우리가 모두 알고있는 것이기에 헌트 때도 그랬지만 차라리 타란티노 식으로 재해석해보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나니 우리가 이 결말을 잊지말고 기억해 나가야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며 연출이 되는데 웃음을 지으며 노래를 하는 그들과 고문을 당하며 갖혀 지내는 그들의 차이가 씁쓸하면서도 경이로운 탄식이 흘러나오더군요.
그럼 이제 아쉬운 점에 대해 말해보자면
1. 감정
전체적인 부분에서 아수라 때보다는 안정적으로 갔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정말 독하고 모든 장면이 자극적이었던 아수라와 달리 좀 감정적인 부분이 과잉됐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만식 배우님과 정해인 배우님의 파트가 그러한데 왜인지 모를 과잉이 느껴졌습니다. 뻔히 눈에 보이지만 조금 더 담담하게 연출했다면 어땠을지 싶었습니다. 후반부 이태신의 감정선을 다룬 것 처럼 말이죠.
이태신도 이태신 자체의 감정선은 담담했지만 그의 아내가 나오는 모든 장면은 과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필요한 장면일 수도 있겠지만 국 끓여 놓으려 했다느니같이 너무 쿡쿡 건드리니 오히려 몰입이 깨졌다고나 할까요.. 솔직히 목도리를 말하기 전까지는 가방 속에 있는게 임신 테스트기는 아닐지 불안했습니다...
아수라, 남산의 부장들 그리고 헌트 이 세 작품이 모두 담담하게 흘러가면서 사건에 중심을 둔 반면 서울의 봄은 흥행을 위해서인지 안정성을 채택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좀 더 자극적으로 가서 15세 정도만 됐어도 좋았을 듯 싶네요.
2. 연출
앞서 말한 화면 분할 연출이나 계속되는 설명의 경우 호불호가 있을 듯한 연출 같아서 적어봤습니다만 전 좋았습니다.
3. 코미디
웃음 포인트라고 해야할까요. 이 또한 호불호의 영역일 수 있습니다만 너무 가벼운 느낌의 부분이 몇몇 있었습니다. 물론 이부분 또한 전 블랙 코미디 같아서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정말 별로 없었네요.
간만에 한국 영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영화를 올해는 n차 한 적이 없었는데(무대인사를 위한 소울메이트 n차 제외) 서울의 봄은 3번 정도는 곡씹어서 볼 계획입니다.
★★★★[8/10]
{끝을 아는 비극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허무함에서 오는 그의 봄날}
p.s 김의성 배우님을 스크린에서 꽤나 오랜만에 본 기분이네요!
납득이안가요
추천인 8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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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전두광 영화가 될뻔했던 것을 잘 컨트롤했습니다.
영화가 너무나 기대됩니다.
정말 손에 땀을쥐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거기에 역사와 다르게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은 저 뿐이였을까요?ㅎㅎ
다만 1212때 실제로 수방사에서 군생활 중이셨던
아버지가 생각나서 울컥했었습니다..
무력충돌까지 안가서 다행이였구나.. 하는 마음뿐
정만식, 정해인 파트는 실화로도 너무나 극적이고 안타까운 부분이어서, 감독으로서 극적인 연출을 안 할 순 없었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실제 인물의 유명한 대사 '믿어주세요' 같은... 또 똥별들 우왕좌왕하는 모습 등이 코믹하면서도, 하룻밤새 대한민국을 접수한 사람들이 저런 사람들이었나 하는 블랙 코미디로 작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꼼꼼한 리뷰 보니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