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약빤 살인곰의 액션 '코카인 베어'
숲속의 스카페이스
<코카인 베어>의 제목은 장르 팬들의 흥미를 끌어내기에 충분합니다. 예고편을 봤다면 더더욱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겁니다. 뭐야? 곰이 코카인을 먹고 사람을 죽인다고! 정말 매력적인 장르영화 소재입니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의 일부는 실제 일어난 사건을 가져와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영화는 1985년 12월 숲에 떨어진 코카인을 먹고 죽은 흑곰의 실제 사건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흑곰은 이후 박제가 되어 'Kentucky Fun Mall'에 전시가 되었고, '코카인 베어'라는 이름이 붙게 됩니다. 영화는 코카인을 듬뿍 먹은 곰이 죽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를 전제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실제 모델이 된 곰의 박제된 모습을 보니 영화에서 활약하는 곰보다는 사이즈가 많이 작은 것 같더군요.
약빤 곰이 활약하는 영화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건 무자비하게 인간을 살육하는 미친 곰의 대활약이죠. 다른 뭔가를 기대할게 뭐가 있을까요? 장르 팬들의 소망대로 약에 취한 곰은 인간을 잔혹하게 죽이고 일부 먹기도 합니다. 뜯겨진 머리와 팔다리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표현되었고, 내장을 먹는 등 표현 수위가 꽤 높은 편입니다. 특히 도망가는 구급차를 쫓아와서 벌어지는 피범벅 액션은 훌륭합니다. 그리고 이 살육이 진행되는 동안 무섭고 잔혹한 느낌보다 피식 피식 웃음이 터지곤 합니다. 곰에게 죽는 인간은 죽음을 앞두고도 심각해 보이지 않습니다. 때론 여유를 부리곤 하죠. <코카인 베어>는 호러보다 코미디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그 전략은 효과적으로 먹혀듭니다.
<코카인 베어>의 성격을 대변하는 장면이 전반부에 나오는데요. 숲으로 폭포 그림을 그리러 들어간 아이들이 코카인을 발견 후, 별거 아니라는 듯이 유쾌한 표정으로 '우리 같이 마약을 팔자!'고 말을 합니다. 마치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영화를 즐겨! 라고 선언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코카인을 먹기도 하니 극중 상황은 정말 심각하죠... (아이들의 연기가 능청스럽게 소화를 잘합니다)
영화의 재미있는 상황은 등장인물 대부분이 코카인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마약 딜러, 그들을 쫓는 경찰, 10대 갱스터들이 코카인을 노리고 숲으로 들어오게 되죠. 하지만 그 누구보다 코카인을 간절히 원하는 놈은 따로 있습니다. 이미 그 맛을 알고 중독된 곰입니다. 가장 강한 놈이 코카인을 가져가는 건 이 바닥의 룰인 거죠. 이런 상황을 눈여겨보며 영화를 보면 더 즐거울 것 같습니다.
<코카인 베어>에서 약빤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한 곰의 시각효과는 뛰어납니다. 블록버스터 규모의 영화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이 정도 예산의 영화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약에 취해 살인을 일삼는 곰은 <반지의 제왕>으로 명성을 떨친 뉴질랜드 웨타 스튜디오에서 모션 캡쳐 연기와 CG로 다듬어낸 결과물입니다. 일부 어색한 장면도 더러 있지만, 곰의 활약을 즐기는 데는 조금도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코카인 베어>는 자신이 어떤 영화인지, 이 영화를 선택한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 충실하게 재미를 쌓아 나갑니다. 일부 감성적인 장면을 덜어내고 캐릭터를 줄이면서 곰에게 더 집중을 했더라면 좀 더 나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현재의 결과물만으로도 <코카인 베어>는 유쾌하고 즐거운 B급 호러 코미디 영화로 성공적입니다.
1. <코카인 베어>는 2022년 5월 다른 영화 촬영중 '레이 리오타'가 사망하면서, 공식적인 그의 유작으로 남았습니다. 레이 리오타는 후시 녹음을 할 때 곰의 결과물을 보고 만족했다고 하는군요.
2. 도입부에 커플 등산객이 나오는데, 울라프와 크리스토퍼라고 부릅니다. <겨울왕국>의 패러디겠죠.
다크맨
추천인 9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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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있던데 빨리 봐야겠네요.^^
많이 잔인한가요? ㅋㅋ
속편 얘기가 있던데 나왔으면 좋겠어요!
극장에서 보고 싶었네요 ㅋㅋㅋ
장르팬들하고 ㅎㅎ
볼까말까 고민중이다가 불호평도 꾀있고 결정적으로 믿고보는 왓챠
평점이 너무 낮길래 걸렀는데 봐야겠네여~
아.. 너무 병맛일듯 해서 아직 안보고 있는데 말이죠..ㅋㅋ
약빤 곰 ㅋㅋ
정말 신박했습니다ㅋ
오늘 볼까했던 영화였습니다.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