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마블스' 간단 소감, 생각보다 소소한 재미는 있는
오늘부터 개봉이라 직접 보신 분들도 계실 테니 간단히 적을게요. (엠바고가 어쩌다 이렇게 빡세졌는지...)
일단 생각보다는 즐겁게 봤습니다. 재밌냐? 고 한다면 미묘한데, 10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았고, 때때로 재미를 느낀 장면들도 있었어요. 주로 3명의 주인공 캐릭터 덕분입니다. 브리 라슨의 캡틴 마블은 여전히 뻣뻣하지만, 한때 캡틴 마블을 가족(이모)처럼 여겼으나, 지금은 애증 같은 걸 갖게 된 모니카 램보, 캡틴 마블 광팬 카말라 칸... 이들 셋이 어쩌다 팀이 돼서 티격태격 하는 부분들이 좋았습니다. 특히 모니카 램보의 서글픈 가족사가 하이라이트에서 꽤 감정적 울림을 주더라고요. 다만 여기서 문제가 이번 영화의 전편인 <캡틴 마블>을 봐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모니카 램보의 과거사가 자세히 나오는 마블 드라마 <완다비전>도 봐야만 그 캐릭터 관계에서 오는 재미를 온전히 느낄 거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번 영화에서 스쳐지나가듯 과거사를 빠르게 설명하고 넘어가긴 하지만, 차이가 아무래도 있겠죠.
카말라 칸과 캡틴 마블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인데, 카말라 칸이 왜 그렇게 캡틴 마블에 집착하는지, 그녀가 가진 신비한 팔찌의 유래는 무엇인지 등등은 또다른 마블 드라마 <미즈 마블>을 봐야 좀 더 납득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드라마는 안 봤고, 따라서 카말라 칸의 가족들이 이번 영화에서 왜 그렇게 비중이 높은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그들이 주로 영화의 개그씬을 담당하는데, 별로 웃기진 않았어요. 닉 퓨리 관련 드라마 <시크릿 인베이젼>도 보진 않았지만, 그건 안 봐도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영화는 캡틴 마블이 과거에 행한 일 때문에 전 우주적인 위기 상황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뭉친 세 여성 히어로가 좌충우돌하며 뒷수습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짧은 러닝타임 가운데 3~4군데 정도 되는 행성과 우주정거장을 오가면서 슬랩스틱 개그도 하고 서로 몸이 바뀌는 기믹을 이용한 나름 신박한 액션도 하고, 엽기적인 고양이 군단의 기괴한 활약도 전시하고, 이것저것 볼거리는 다채롭습니다. 또 박서준도 가세한 뮤지컬 장면이 있는데 이건 상당히 오그라들어서 여기서 이탈하는 마블팬들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상영관에서 어이 없음의 탄식이 터져나오는 그 민망한 상황에서 박서준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대치를 낮추고 본 상황에서 은근 즐길 구석은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드라마들까지 챙겨봐야 하는 높아진 진입 장벽, 산만한 이야기 구성, 안티로 돌아선 마블 팬들을 납득시킬 정도의 캐릭터와 액션은 아니어서 적극 추천은 못하겠습니다. 마블 작품들에 아직도 애정을 갖고 있다면 소소한 재미들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ps. <완다비전> <미즈 마블> <시크릿 인베이젼> 외에도 미리 봐둬야 영화를 100% 즐길 수 있는 마블 드라마가 더 있더라고요. 가능하다면 드라마들까지 다 챙겨보는 마블 팬과 영화를 같이 보고 나중에 설명 듣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고요.;;; 쿠키 영상은 크레딧 올라온 뒤 중간에 하나 나오고, 엔드 크레딧 끝까지 본 뒤에 장면 없이 소리만 나오는 쿠키가 있긴 합니다. 그걸 끝까지 기다렸다 들을 필요는 솔직히 없을 것 같아요.
golgo
추천인 9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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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졌습니다.
마블 의리로만으로 흥행할 정도의 파워는 없어 보이는군요. 서준 신이 참 안스럽긴 합니다. 들어보니.
완다비전, 미즈마블 남은거 마저 봐야겠네요.
워낙들 언론이 기대들을 낮춰놔서 오히려 반응은 쏘쏘 할수도 있을듯 합니다. 국내에선.
하지만 왠지 해외평들은 폭격수준으로 맞을듯한 예감이 드네요. 서준에 대해 어떤 평을 할지 궁금.
이로서 이제 블루레이도 엔드게임 이후로는 살수도 없지만 더 살 작품도 안생기겠군요. 에혀..
말씀하신 미묘한 재미는 있어요. 추천은 좀 어렵지만..^^
말씀하신 힙한 음악은 아마 이곡일 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qORYO0atB6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