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
1. 10월 7일 'Stop Making Sense' - AMC Lincoln Square 13
https://maps.app.goo.gl/ntnqZu9LYvj6pGbQ7
몇 년 전에 당x근거래 판매자 분이 추천했던 콘서트 필름.
보는 걸 미루고 미루다 A24가 배급을 맡은 복원판을 마침내 보았습니다.
지난 번에 오펜하이머를 보러 간 영화관을 또다시 찾아가게 되었네요.
이번에는 지하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이것 또한 낯선 경험이었네요.
Stop Making Sense를 보기 이전에도 Talking Heads의 음악은 들어봤었고, 데이비드 번 라이브는 한 번 본 적이 있었는데, 번이 공연을 멋있게 보여주는 것에 관심이 무척 많은 사람이라고 새삼 다시 느꼈습니다. 조나단 드미 감독과 촬영팀도 단순 기록이 아닌 연출을 하려고 노력한 것이 보였고요.
무대 조명을 다 끄고 램프 하나 주위에 다같이 모여 연주하는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블루 벨벳'에서 손전등을 들고 있던 벤이 생각났네요.
이건 Talking Heads 몰라도 볼만하다고 생각이 들어 촬영 쪽 관심 많은 친구에게도 한국에 개봉하게 된다면 꼭 보러가라고 했는데 A24가 과연 한국에 이걸 가져올지 두고 봐야겠네요..
2. 10월 11일 'Ryuichi Sakamoto | Opus' - Alice Tully Hall (Lincoln Center)
https://maps.app.goo.gl/CNo26iLVbgiBp5jw6
11일에는 처음으로 뉴욕 필름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9월 19일에 예매 시작하자마자 접속했는데 이제는 온라인으로도 줄을 서야하는 시대가 되었더군요..
9281명 다 기다렸습니다..
결국 5시 40분 즈음이 되서야 보고 싶었던 영화(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퍼펙트 데이즈,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Opus) 중에 남아있던 표 딱 한 장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무대가 잘 보일까 싶은 왼쪽 구석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좋아하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마지막 라이브니까 보러가야한다는 일심으로 다녀왔습니다.
<(좌에서 우 순) 뮤지션 로리 앤더슨, 감독 소라 네오(空 音央), 주최처 링컨 센터 필름 소사이어티 프로그래밍 디렉터인 데니스 림>
상영 시작 전에는 뮤지션 로리 앤더슨, 감독 소라 네오, 프로그래밍 디렉터 데니스 림 세 분이 무대로 올라오셔서 짧게 영화 혹은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나누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은 로리 앤더슨의 고인과의 기억을 나누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극히 최근(작년인가 재작년)에 안 사실인데 소라 감독이 실은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드님이시더군요.
소라 네오(空 音央) 감독의 작품인 'Opus'는 작년 12월에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공개한 사카모토 류이치의 라이브 영상 'Ryuichi Sakamoto: Playing the Piano 2022'를 다르게 편집한 영화였습니다.
작년의 해당 콘서트의 메이킹 다큐멘터리인 줄 알고 갔는데 그렇지 않아서 의외였습니다만, 이건 제가 일부러 사전 정보를 최소화하고 간 거라 괜찮았습니다. 연주 감상하는 것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상영 이후에는 데니스 림과 소라 네오 감독의 Q&A 시간이 있었습니다. 관객이 질문하는 시간일 줄 알았는데 두 분이서 진행하는 질답 시간이어서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https://youtu.be/i3Z2a8XVAoA
https://open.spotify.com/episode/5HdOVpK9MrMLdjBapnPIrK?si=JykY16e_Tva74WsiAJrcjQ
NYFF 측에서 올린 해당 Q&A 영상과 음성입니다. 한글 텍스트로 옮겨볼지 고민 중입니다.
3. 10월 17일 '미친 한 페이지 (狂った一頁)' - Nitehawk Cinema Williamsburg
https://maps.app.goo.gl/cLkAKVKNGLddwUn16
브룩클린 호러 필름 페스티벌의 일부인 '미친 한 페이지'라는 일본 무성영화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생일이기도 해서 자축 겸사 평일인데도 멀리 브룩클린까지 헤메이며 갔었네요.
이 영화는 키누가사 데이노스케라는 분이 감독인데 저는 처음 들었지만 방금 찾아보니 '지옥문'이라는 영화로 칸느 최고상을 수상한 적도 있으셨네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며 '1920년대 일본의 전위 영화,' '카와바타 야스나리가 각본에 참여' 등의 정보만 알고 있었습니다.
(출처: https://yojimbonoyoieiga2005.seesaa.net/article/201401article_8.html)
보고 왔음에도 어째 내용이 기억에 잘 남지를 않는데, 전위영화스러운 불명확함(부정적인 의미는 아닙니다)과 라이브 음악의 난잡함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크린 옆에서 음악을 연주해주시는 뮤지션이 두 분 계셨는데 특히 전자 퍼커션 과도하고 요란해 집중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현실적인 영화를 기대하고 갔는데 생각과는 달라서 좀 실망했습니다. '안달루시아의 개' 같은 걸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이 영화관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전 좌석에 메뉴판이 있고 음식과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상영 도중에도 서빙하는 분들이 오고가면서 음식을 나르거나 치우거나 계산서를 가져다주며 화면을 가리는 것도 불만스러웠네요.
영화관 내부에는 흥미로운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전시장 안에 VHS가 가득했는데 아는 건 몇 개 없었네요.
아는 건 이 정도..
이건 모르는 영화지만 아는 이름과 인상 깊은 표지라서 찍어봤습니다.
영화관 1층에는 바도 있었는데 재미난 이름의 음료를 팔고 있었습니다.
영화관스러운 간판도 있었고요.
4. 10월 20일 킬러즈 오브 더 플라워 문 - AMC Port Chester 14
개봉 당일에 바로 보러갔습니다.
개봉 전에 이 영화에 대해 들은 많은 이야기가 기나긴 상영시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오펜하이머'보다도 긴 영화인데 저는 이 영화가 더 몰입하기 쉬었습니다.
스콜세시 옹 작품의 개인적 인상은 '아주 정석적으로 잘 만든 영화'인데 그런 점이 더 몰입하기에 좋았던 게 아닐까 싶네요.
마지막에 나오는 카메오로 나오는 인물은 내가 실제로 잘 아는 사람이 나온 거 같은 반가움이 들어서 재밌었습니다.
여담인데 다음 달 개봉하는 '나폴레옹'도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여담
어제 우연히 발견한 고속도로 위 차량 대상 '킬러즈 오브 더 플라워 문' 광고판입니다.
5. 10월 27일 '추락의 해부' - Jacob Burns FIlm Center
https://maps.app.goo.gl/wJVrpRJTndQDZEHJ7
이 영화는 무척 재밌었습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도 집중도 흐뜨러지지 않는 영화였네요.
저는 원래 여러 언어가 섞여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영어와 프랑스어가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과장된 분위기의 법정 드라마보다는 좀더 현실적인 법정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감독도 배우도 처음 접하는 분들이었는데
주인공 산드라를 맡은 산드라 휠러, 변호사이자 친구인 방상을 맡은 스완 아를로, 산드라의 아들 다니엘을 맡은 밀로 마챠도 그라너
이 셋의 연기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추천인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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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전형적인 콘서트 필름과 조금 결이 다르긴 합니다
와..뉴욕 필름 페스티벌... 귀한 체험 고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간에 사진 담으신, 피터 잭슨 감독의 <배드 테이스트>는 아주 옛날에 영화 동호회 상영회에서 봤는데, 감독이 아마추어 시절에 만든 완전 쌈마이 영화지만, 후반부에 엄청나게 웃기는 장면이 하나 있었던 생각 납니다. 기회 되시면 한번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