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열린 ‘양조위 마스터 클래스 / 2046’
10월 26일 제36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 ‘양조위 마스터 클래스 / 2046’이 열려 양조위가 참석했다.
우선 양조위는 허우샤오셴 감독의 영화 <비정성시>의 촬영을 되돌아봤다. “당시 나는 대만의 역사에 대해 잘 몰랐다. 그래서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많은 공부를 해야 했다”며 “나는 대만어를 할 줄 몰라서 벙어리 역할을 맡았다. 감독님이 사고로 말을 할 수 없게 된 친구를 소개해주셔서 그 사람의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 준비 단계에서는 거의 호텔에서 지내면서 스스로를 고독한 환경으로 몰아넣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예술영화는 연기를 배울 때 봤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몰랐다. <비정성시> 현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는지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영화에는 전문 배우들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배우들도 출연했다. 현장에서 그들의 연기를 보고 정말 놀랐다. 그들은 너무 자연스럽고 리얼한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의 연기를 반신반의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을까? 이 경험은 나의 연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라고 회상했다. 허우샤오셴으로부터 어떤 연기 지도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감독님은 바빠서 방치하셨다”고 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화제는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왕가위와의 작업으로 옮겨갔다. 양조위는 “감독님을 만났을 때 마침 연기의 벽에 부딪혔을 때였다. 진전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아비정전>에서 장만옥과 함께 연기했는데, 그녀의 장면은 2, 3테이크 만에 OK가 났다. 그런데 나는 많을 때는 20테이크 정도 했다. 난감했다. 나는 연기를 못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놓으며 “감독님이 ‘연기에 기교적인 것이 너무 많다. 그런 건 필요 없다’고 말씀하셨다. 감독님은 내가 만든 연기를 완전히 부수어 버렸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감독님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내 연기가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의 가장 좋은 부분을 발견하고 그것을 끌어내는 데 능숙하다. 그리고 감독님과 함께 영화를 찍고 싶어서 수십 년 동안 함께 일해 왔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저녁 식사 후 왕가위의 사무실에서 자주 대화를 나눴다는 양조위는 “감독님이 다양한 음악과 문학을 소개해주셨고, 2~3년 동안 매일 밤 대화를 나누며 음악과 문학의 세계에 빠져들었다”며 “감독님과 함께 일한 것은 지난 수십 년이 두 번째 연기 훈련의 기회였던 것 같다. <비정성시>에 출연했을 때, 아마추어 배우들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는데, 왕가위 감독님과의 작업으로 그 소망을 이루었다”고 언급했다.
“왕가위 감독님은 우리에게 대본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배우들은 전체 스토리가 어떤 이야기인지 알고 있고, 감독님은 분명한 지시를 내린다. 하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완성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 굉장히 독특한 작업 스타일이다”라고 소개하며 “감독님은 현장에 가서 배우들의 상태 등을 보고 난 후에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싶어 한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주지 않는다. 정보가 있으면 배우들은 준비하게 된다. 그런 것들은 감독님에게 필요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매번 왕가위 감독님과의 작업은 모험을 하는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할 작품으로 <2046>을 선택한 것은 양조위 본인이라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2046>은 <화양연화>와 연결되어 있고, 내가 연기한 배역은 동일 인물이다. 하지만 감독님은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주길 원하셨다. 그래서 이 영화는 왕가위 감독님과 함께 찍은 영화 중 특별한 작품이다”라며 “<2046> 촬영 첫날 감독님께 수염을 좀 기르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안 돼’라고 하셨다(웃음). 하지만 수염은 연기를 하는 데 꼭 필요했다. 배우들은 어떤 계기로 인해 점점 더 역할에 몰입할 수 있다.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상영됐는데, 그 파티에서 감독님이 ‘수염이 있는 게 낫네’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웃었다.
클래스 중반에는 “촬영 준비에 몰두하다가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양조위는 “배우를 시작했을 때 배역을 떠나지 못할 때도 있었다. 한 배역을 오래 연기하다 보면 어느 쪽이 나 자신인지 구분이 안 갈 때가 있다. 역할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와서 생활 속의 나를 연기하고 다시 나로 돌아간다. 이건 습관 같은 것이다. 연기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떠날 때도 시간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양조위는 “항상 다양한 지역의 팀과 함께 일하고 싶다. 유럽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 내년에 독일에서 영화 출연이 결정되어 있다”고 밝히자 “일본 영화에도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분명히 그런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출처: 일본 Nata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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