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자신의 시각만큼 보이는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봤습니다.
무려 10년만의 신작이네요.
8년전에 제 대학 교수님이 "미야자키 하야오는 말만 은퇴라고 하고 다시 돌아올 것"이라 했는데 진짜 돌아왔네요.
어디까지 내다보신건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걸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장의 고집스러운 미학적 뚝심과 노장이 다음 세대에 전하는 따스한 전언까지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우선 난해하다는 평가가 많아서 이야기부터 말하자면, 저는 솔직히 별로 난해하지 않았습니다.
상징적인 이미지가 다수 등장하고 조금 복잡한 플롯의 이야기를 구사하는데, 이해하는데 있어서 크게 무리가 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전작들을 별로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지나칠 디테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예술적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부분적으로 <이웃집 토토로>가 떠오르긴 합니다.
그러나 10년만에 신작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복제를 하지 않고, 전작들과 크게 다르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어서 굉장히 놀랍습니다.
어쩌면 이번 영화로 더욱 새로운 방향으로 발을 성큼 내딛은 것 같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전작을 많이 본 관객이라면 선물처럼 느껴질 귀한 영화입니다.
한 소년의 모험담을 다루면서 내면의 성장을 탐구하고(<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녀배달부 키키>),
황페한 세상을 만든 기성세대의 죄악을 반성하고(<붉은 돼지>),
한 노장이 다음 세대의 세상을 만들기 위한 따스한 전언을 남깁니다.(<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
그리고 결말에 다다르면 마지막 장면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이전 자신의 작품을 집대성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서사적으로나 미학적으로나 굉장히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내화면 뿐만 아니라 외화면의 이야기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함께 겹쳐서 이야기를 바라본다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남긴 이야기가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제목에 말한 것처럼 이 영화는 자신의 시각만큼 보일 것 같습니다.
사실 영화라는 예술은 늘 자신의 세계만큼 본다고 생각합니다.
나쁜 건 당연히 아니고, 그냥 자연스러운 감상이겠죠.
이번 영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 현실과 환상의 경계, 내화면과 외화면의 이야기를 겹치는 방식에 따라 각자의 감상이 다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00명이 본다면 100개의 감상이 나오는 것이 좋은 영화의 조건이기도 하니까요.
결국 영화는 영화를 선택한 관객이 자신의 세계 안에서 그 의미를 창조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는 모든 분들이 각자 자신만의 결말을 마음속에 품고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화가 정말 수려합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떠오를 만큼 자연 묘사가 돋보이는데, 현대의 기술이 더해져서 더욱 눈이 즐겁습니다.
그리고 이미지를 다루는 방식이 전작에서 보지 못한 방식이라 더욱 새롭습니다.
스포라서 자세히는 이야기 못하지만 상징적이고 자연적인 이미지가 상상력으로 가득하고 강렬하게 다가와 압도적입니다.
특히 감각적으로 형질이 대비를 이루어서 무척 흥미롭게 다가오네요.
아이맥스 조조로 봤는데, 거의 만석이더군요.
오펜하이머 조조도 거의 만석이었지만 광복절에 개봉해서 그려러니 했는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만석은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관객분들의 나이대도 다양해서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아이맥스로 보면 화면비가 넓어져서 좋긴한데, 굳이? 라는 생각은 드네요.
오히려 색감이 선명한 돌비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SOON_CINE
추천인 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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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본다면 또 다르게 영화가 보일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이 돌비 시네마와 잘 어울리죠.
아무래도 지브리와 미야자키 작품들을 쭉 보고서 보는 게 낫겠네요.
후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