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리뷰] 바빌론 (★★★★★) 2023년 개봉작 2번째 만점!!
오우 싸랑해요 바빌론
이미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막 나갑니다. 그런데 단순히 막 나가기만 하는 게 아니예요. 바빌론은 그 속에 폭발하는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온갖 장면들을 통해 역겨울 정도로 정말 끝까지 가면서 할리우드의 실상을 낱낱히 드러내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단순히 역겨움에 머무르지 않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여러 욕망을 꺼내 들며 이야기를 휘어잡습니다. 그렇게 정립된 이야기는 할리우드의 무성영화와 유성영화 전환 시기를 관통하며 화려했던 그들의 몰락을 보여 주고요. 여기서 마누엘의 영광과 몰락의 시기를 다른 인물들과 불일치시킴으로써 영화 산업을 다각도적으로 다룸은 물론 플롯에 밀도까지 부여됩니다. 엔딩도 아마 올해의 엔딩 장면을 하나 꼽으라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네요.
물론 내적 요소도 훌륭하지만 바빌론은 유독 플롯 외적 요소에 영향을 크게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단 음악, 이거 무조건 돌비 가서 들어 봐야 돼요. 특히 영화에서 트럼펫과 피아노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어 등장하는 매니와 넬리의 테마곡은 정말 명곡이죠. 그리고 시대상을 나타내는 시각적 요소들도 주목해 볼 만한 부분입니다. 모든 순간 화면에 빨려들게 만드는 모든 시각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자칫하면 늘어지거나 길을 잃기 쉬운 플롯에 생동감을 부여해요.
최초 개봉 이후 8개월 동안이나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이였는데 결국 보게 되네요. 호불호가 왜 갈리는지는 알겠는데 아마 저처럼 극호인 분들도 불호인 분들만큼이나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3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단 한 번도 스크린, 어쩌면 1920년대 할리우드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든 바빌론은 본인 취향에 맞지 않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번에 꼭 한 번씩 관람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 여담
Q. 거미집은 5점인데 바빌론은 왜 10점인가요?
A. 거미집에는 폭발하는 에너지가 없습니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중심 인물과 그 속에서 무의미하게 뻗쳐나가는 주변 인물들이 있을 뿐이죠. 반면 바빌론은 모든 인물들이 중심축을 명확히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인물들, 그리고 시대상과 완벽하게 교차하며 하나의 거대한 탑을 쌓아 올립니다. 그리고 거미집은 1970년대 영화 촬영만을 다루면서도 중심을 잡지 못한 반면 바빌론은 1920년대 할리우드 영화 산업 전반을 다루면서도 영화의 중심을 잡는 데 애먹지 않고 오히려 그 이상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객들을 붙잡아 빠져들게 만들어요. 물론 취향 따라 거미집을 더 좋아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솔직히 감독 역량 차이는 좀 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도른자
추천인 8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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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xtmovie.com/movietalk/90660335
담고 싶은 많은 이야기들을 다 유려하게 비벼 냈다는 게 대단한 거 같아요. 역시 명감독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빠른 연출 때문인지 지루할 틈도 없었고요.
마고 로비가 찍은 장면에 대한 블랙코미디는 거미집 볼때 생각 많이 났습니다 ㅋㅋ
파벨만스, 바빌론, 거미집 셋 다 영화에 대해 진심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바빌론 생각보다 꽤 자극적인데 잘 보셔서 놀랐습니다 ㅋㅋ
바빌론의 마지막 부분이 저는 메시지가 보여서 인상적이었네요
지금도 메인 테마곡 들으면서 강렬한 헤드벵잉과 함께 댓글 다는 중입니다.
바빌론은 2회차했는데 거미집은 6회차 했네요
영화로 즐기기엔 웃을수있고 가벼운 거미집이 낫더라구요
머랄까 바빌론은 강렬하고 런닝타임이 길어서 한번 보면 좀 지치는 ㅋㅋ 그래서 2회차만 했어요 ㅎㅎ
광주도 돌비 있었으면 저도 3회차 했을껀데 아쉽네요ㅎㅎ
저도 사실 올해 최고작은 아직 콘크리트 유토피아인지라 ㅎㅎ... 그리고 오락성 높은 영화가 다회차하기 편하다는 점도 공감합니다. 밀수도 (물론 자의로 본 건 아니지만은) 4번이나 봤는데 4번 다 재밌게 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