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블레이드 러너> 너무 느리다는 당시 비판에 ‘마음대로 지껄여라’ 대반격
SF 영화의 금자탑 <블레이드 러너>(1982)가 특별한 걸작으로 지금도 회자되는 것은 이런 일화들이 여전히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영국 토탈 필름에서 제작 당시 받았던 비판은 잘못된 것이라고 40년이 지난 지금 반격에 나섰다.
스콧 감독은 <블레이드 러너> 제작 시절에 대해 “촬영은 정말 싫은 경험이었다. 협업 파트너가 너무 나빴다. 투자 관계자들 때문에 매일 짜증이 났다”고 회상했다. “나는 회사 경영도 아주 잘하고 있었고, 좋은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절대 No라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 관계자들’과의 불화가 있었다. “그 사람들은 몰라서 그렇다. 촬영하고, 편집하고, 믹싱하고, 제작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 이 녀석들은 항상 ‘(템포가) 너무 느리다’고 말한다. 영화감독으로서 배워야 할 것이 ‘모든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아주 특별한 것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SF 영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모든 영화에서 말이다”
작품은 이후 오랜 세월을 거치며 진화했다. 여러 버전이 만들어지면서 다양한 요소들이 보완되었고, 팬들은 이 철학적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주인공 데커드도 리플리컨트인지 아닌지 등 극중에서 모호하게 그려지는 구분에 대한 신비로운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볼만한 SF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많은 영화 팬들은 <블레이드 러너>를 가장 먼저 꼽을 것이다. 스콧의 자부심처럼 이 영화는 진정한 걸작 영화로 손꼽히게 되었다.
하지만 1983년 개봉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어둡고 난해하고 퇴폐적인 SF 영화는 인기가 없었고, 대중이 몰려든 것은 같은 시기에 개봉한 <E.T.>였다.
평론가들에게도 혹평을 받았다. 당시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 평론가 폴린 카엘은 ‘Baby, the rain must fall’이라는 제목의 The New Yoker 평론에서 ‘서스펜스 없는 스릴러’라고 혹평했다.
<블레이드 러너>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사이버펑크적인 미술에 대해 카엘은 “독특한 비주얼이 있고, 독특한 비주얼을 가진 선견지명이 있는 SF 영화는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는 항상 세트를 세트로 인식하고 있다. 확실히 퇴폐적인 영상은 매력적이지만, 보는 것에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스콧의 부족한 점을 몇 가지 지적하며 마지막으로 이렇게 마무리했다. “<블레이드 러너>에는 관객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다.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휴머노이드 검사를 하러 온다면, 아마도 리들리 스콧과 그의 관계자들은 몸을 숨겨야 할 것이다. 극 중 가득 찬 연기 때문에 이 영화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연기를 청소해야 할 것 같다”
1982년에 쓰여진 카엘의 이 평론은 현재 미국 The New Yorker의 웹판 아카이브에서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카엘이 일부러 제목에 끌어들인 ‘비’는 <블레이드 러너>의 형언할 수 없는 애수를 상징한다. “엄청난 아이러니다”라고 스콧은 말한다.
“그녀는 단 4페이지의 비평으로 그 영화를 파괴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힘들게 만들었고, 특별한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엉망이 되었다....... 사실 영화 개봉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 4페이지를 잘라서 액자에 넣어 사무실 벽에 걸어두기로 했다. 지금도 가지고 있다. ‘손에 넣었다고 생각해도 아직은 알 수 없는 법이다’라는 교훈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는 <블레이드 러너>와 스콧의 편이 되었다. 스콧에게 이 영화는 애틋하면서도 괴로운 작품이 되었을 터. 20년 동안 스스로 전혀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야 다시 봤다고 한다.
“전혀 느린 게 아니다. 생물학적 창조 이야기라든가, 외계 채굴 이야기라든가, 극중에서 전해지는 정보들이 굉장히 독창적이고 재미있다. 당시에는 말도 안 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Go f**k yourself’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다”
(출처: 일본 THE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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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고화질 4K로 보면 요즘 영화들 가뿐히 뛰어넘는 엄청난 영상미를 보여주죠.
명작으로 살아남았네요.
이 작품이 역주행을 할거라는걸 알았으려나
비주얼 세트.음악 모두 휼룡 했는데 개봉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 T..가 개봉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