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텐트폴 3편 단평

1. 거미집 

김지운 답게 비주얼 적으론 깔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김지운 답게 판이 커지면 어수선해요.

이야기는 많은데 맥을 뚫지는 못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보고난 후 말 할 거리는 많아질 수도 있겠네요.

2. 천박사....

개봉 3작 중에 대중적으로 가장 기대한 영화인데 아쉽습니다.

한국형 퇴마물이 흔히 범하는 실수는 모두 하고 있어요.

'토속신앙 좀 넣어주고 해외 퇴마물 따라하면 어떻게 되겠지....' 설마 그럴까요

한국 배경에 제대로 착종시키려면 그만큼 깊이 파야 하는 거죠

그게 퇴마물이 되었든 닥스 짝퉁 전대물이 되었든...

게다가 CG는 누가 슈킹이라도 쳤는지 왜 그리 미묘하게 허접한지

차라리 드라마 '악귀'나 영화 '검은신부' '사바하'를 다시 보는 걸 추천

3. 1947 보스톤

실화의 힘이 전체를 잡아끄는 느낌입니다.

감독은 '태극기...'시절 짬빠로 이야기나 캐릭터나 심지어 화면까지 재탕을 하는데

그 사이 관객들 눈이 많이 높아졌어요... 

특히나 오글거림 + 철지남이 흘러넘치는 작은 장면들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예컨데 돕겠다면서 쌀이며 청자며 들고오는 구락부 청년들이나

뒤늦게 병원에 도착해 비보를 듣고 슬퍼하는 주인공이나

하지 중장의 하자스런 발표 이후 시민들의 반응과 그걸 바라보는 주인공 반응 샷이라거나

가슴에 태극기 달겠다며 회견을 여는 3인방의 모습 같은 거요

그게 증언이나 자료를 통해 검증된 실화일 거라고는 생각해요

그렇다면 그만큼 정성을 들였어야죠... 요즘은 지상파 드라마에서도 그런식으로 연출하지 않아요

배우들이 연기로 잡아먹고 싶어도 판을 워낙 촌스럽게 깔아서 한계에 부닥치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라톤이 시작되는 후반부에는 걸림 없이 술렁술렁 시간이 흘러갑니다.

전반부에서 까먹은 점수 후반부에서 만회하여 간신히 평균 맞추는 모양세네요.

결론

추석연휴 온가족 관람용은 '보스톤'

혼자 또는 친구끼리 보러 가는 영화 좀 본다 하는 관객은 '거미집'

연휴기간 중딩 조카/사촌들 인솔해야 한다면 '천박사'

최종 스코어는 그래도 '보스톤'이 우세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