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집>을 보고 (쿠쿠루삥뽕빵삥뽕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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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영화 3파전을 벌이는 한국영화 중 한 편이자 김지운 감독의 신작 <거미집>을 보고 왔습니다.
1.
영화는 극중극의 구성을 가지고 있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도 합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충분히 연상되는 극중극 영화와 그 영화 촬영현장를 다루는 오프닝으로 막을 엽니다.
그리고 극중극은 극중 영화인데 아예 흑백으로 촬영되고 후시녹음을 하는 등 70년대 영화처럼 연출했습니다.
극중극에서는 배우들의 연기도 당시 후시녹음 연기톤이라서 70년대 영화의 보는 재미가 있어 흥미롭습니다.
2.
극중 상황은 극중극의 제작 현장을 다루고 있어 특히 시네필이나 영화 관계자분이라면 그 비하인드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분장실 등에서의 배우 관련 비하인드나, 제작사와 당시 정부와 엮인 이해 관계, 정신 없이 진행되는 영화 제작환경 등이 그렇습니다.
배우의 메소드 연기법을 살려 유사 형사 영화를 보는 소품 같은 재미도 소박하게 있기도 합니다.
3.
영화 미술이나 영화 음악은 물론이고 타이틀 글씨체까지 영화 전체적으로 70년대의 톤앤매너를 물씬 느낄 수 있게 공들여 연출했습니다.
송강호 배우가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나올 거라는 강박와 열등감에 시달리는 감독을 역시나 탁월하게 연기합니다.
(실제 영화 개봉 전 소송이 있기도 했고, 영화의 시작에도 자막이 띄워지긴 하지만 일정 부분 김기영 감독이 연상되는 건 사실입니다)
카메라도 역동적으로 촬영돼서 송강호 배우를 위시해서 좋은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에 힘입어 사실감을 높입니다.
4.
러닝타임의 20분 째 본격적으로 사건이 전개되면서 사실상 여러 이해 관계 속에서 정신 없는 소동극이 벌어집니다.
영화의 중반부부터는 몇 번이고 나온 박정수 배우의 대사처럼 막장에 콩가루 같은 상황들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과장되고, 상황도 과장되고, 일부러 오버되게 연출하면서 과대하고 맥시멀리즘인 연출로 당시의 시대상을 신랄하고 풍자하는 식입니다.
5.
핸드헬드와 줌인 등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사용돼서 카메라의 존재를 관객에게 꾸준히 인지 시키는 방식으로 관객이 영화에 거리두게 해서 블랙코미디의 시니컬적인 독법을 가지게끔 연출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김지운 감독의 <헤일, 시저!>나 <바빌론> 등으로 볼 수 있을텐데그런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시네필이나 영화 관계자 분들에게는 제법 웃긴 블랙코미디겠지만 일반 관객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우려가 있긴 합니다.
극중극 구성의 소동극이라 긴 러닝타임보다는 상대적으로 짧은 러닝타임이 적합해보입니다.
실제로도 영화의 흐름이 처지기도 하니까요.
+여배우의 활약이 많은 가운데 임수정 배우는 극중국에서만 메인롤로 활약하고 영화 전체적으로는 비중이 작아서 아쉬움이 있네요.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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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천박사 2회 거미집 1회 보고 왔는데 거미집이 더 재밌더라구요 목요일도 금요일도 토요일도 일요일도 거미집 예매중이니 5회차까지 달려보겠습니다ㅎㅎ
와우 대단하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