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포 <거미집> 유머를 바탕으로 풀어낸 영화의 영화
<거미집>을 봤습니다.
운 좋게 시사회에서 먼저 볼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중후반에 이르면 시간 가는 줄 '알고' 볼 정도로 늘어지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그 부분만 제외하면 영화의 전체는 활력과 생기가 넘치고, 리듬감도 좋습니다.
걸작 영화를 만들려고 재촬영을 하기 위한 감독의 고집과 스태프, 배우들이 이해충돌이 일어나면서 영화의 이야기가 흐릅니다.
영화는 캐릭터 간의 유머와 그들이 촬영하는 또 다른 영화 <거미집>으로 술술 풀어나갑니다.
사실 유머가 취향을 많이 타지만, 저는 많이 웃었습니다.
제가 있던 시사회 현장 분위기는 웃음으로 가득했네요.
영화의 역사가 깊어지면서 영화에 대한 영화가 최근 들어 종종 나오는 것 같습니다.
데미언 셔젤 감독의 <바빌론> 같은 영화가 그럴 텐데요.
<거미집>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유신정권을 바탕으로 영화 제작 현장을 묘사하며 당시 영화 제작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당시 시대상을 좀 알고 가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감독의 고집과 배우, 제작자의 마찰을 캐릭터의 앙상블과 유머 가득한 대사로 리듬감 있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제작하는 극 중의 영화 <거미집>이 캐릭터의 상황과 묘하게 겹치면서 예술의 우연성도 드러납니다.
겉에 드러난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의 이야기를 따라가도 즐겁지만,
그 안에 들어간 '김 감독'의 <거미집>도 함께 겹치면서 보면 또 다른 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복층적으로 레이어를 쌓아서 나아가는 영화라고 느껴집니다.
70년대 영화 역사에 대한 헌정이기도 하면서, 영화 제작에 최선을 다한 스태프를 위한 영화이기도 하고,
예술에 대한 딜레마를 다루기도 하면서, 창작자로서 괴로움도 드러납니다.
물론 그냥 봐도 즐겁습니다. 일단 대사 센스가 좋고, 배우들의 앙상블도 뛰어납니다.
배우들이 현실적인 연기와 70년대 특유의 과장된 연기를 전부 소화하는데, 연기 보는 맛이 좋습니다.
전부 톡톡 튀는 연기를 하는 것 같은데, 조화롭게 조율해서 누구 하나 처지거나 도드라지지 않네요.
물론 송강호 배우의 연기가 제일 눈에 들어오긴 합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도 각자 역할, 그 이상을 해낸 것 같습니다.
제가 다른 추석 개봉 영화는 안 봐서 비교는 좀 어렵네요.
그래도 <거미집>은 추천해도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유머 코드만 맞으면 많이 웃을 수 있고, 창작에 대하여 한층 더 고민해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SOON_CINE
추천인 7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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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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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는 코드가 안 맞았지만 웃는 분들 있는 거 보니 취향 맞으면 재밌어하실 분들 많겠어요.^^
기대됩니다.
저도 재밌으면 좋겠네요. 😆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