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란 투리스모> 닐 블롬캠프 감독 인터뷰
── 영화 <그란 투리스모>의 레이스 장면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면서도 스토리가 매우 감동적이고, 훌륭한 영화였. 극중에는 일본에서의 장면도 있었는데, 일본에도 왔던 것 같다.
그렇다! 일본에 가는 것을 좋아하고, 도쿄를 정말 좋아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실제로 도쿄에서 촬영한 장면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장면도 있다. 예를 들어, 닛산 본사 장면은 일본이 아니라 헝가리에 세트를 만들어서 촬영했다. 하지만 그 외의 도쿄 장면은 모두 실제 현지에서 촬영했다.
── 도쿄 촬영에 동행한 사람은?
올랜도 블룸과 주연인 아치 마데퀘, 오드리 역의 이브 코르티에-릴리이다. 그리고 프로듀서인 더그 벨그라드와 라인 프로듀서,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 헤어, 메이크업, 의상 담당 스태프들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
도쿄에 가면 항상 매료된다. 대도시를 좋아한다. 멋진 것들이 많으니까. 일본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은 이번 작품에서 특히 즐거웠던 것 중 하나다.
── 일본 팬들은 당신의 작품에 일본을 모티브로 한 것이 등장하면 기뻐한다. 예를 들어 <엘리시움>(2013)에는 닌자나 사무라이 같은 악당이 등장했고, <채피>(2015)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남아공에 살던 시절에는 애니메이션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18살 때 캐나다로 이주한 후 다양한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거기서 시로 마사무네의 <애플 시드>나 <공각기동대>의 세계관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길을 가면 갈수록 <아키라>에 빠져들었다. <채피>는 시로 마사무네의 <애플시드>의 브리아레오스에 대한 오마주이다. 어쨌든 계속 좋아하고 있고......,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문화,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 일본 자동차의 디자인도 좋아한다.
── 일본차라고 하면 <엘리시움>에서는 디스토피아 버전으로 개조한 닛산 GT-R을 등장시켰었다. 그리고 이번 '<그란 투리스모>에서는 그 닛산과 협업하여 다시 한 번 닛산의 자동차를 다루었다. 흥미로운 우연이다.
GT-R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이고, <엘리시움>에 등장시킨 것은 전적으로 내 취향이다. 그 작품에서는 황폐한 근미래의 매드맥스 같은 자동차를 원했는데, GT-R로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에 소니에서 <그란 투리스모>의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GT-R을 소재로 한 감동적인 실화라는 것을 알게 되자마자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 감독의 지금까지의 작품에는 극단적으로 다른 두 가지 속성이 공존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인간과 드로이드/외계인, 부와 가난, 무기물과 유기물 같은 것들 말이다. 이번 작품은 어떤가?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의 전작들은 모두 어둡고 비관적이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과 같은 영화를 찍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다만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런 감동적이고 긍정적인 작품은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온 작품들에 대한 반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나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13살의 내 자신이 감동할 수 있는 영화를 말이다. 나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작품과 같은 요소는 없을 것 같다.
── 지금까지는 SF나 디스토피아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이번 작품은 처음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실존 인물을 그린 작품이다.
이 역시 소니로부터 대본을 받았을 때의 이야기인데, 대본을 읽었을 때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까지 SF 디자인이나 비현실적인 디스토피아적 세계에 대해서만 생각했구나’라고. 하지만 이 작품이라면 프로덕션 디자인도 현실에 맞춰서 현실 세계의 이야기, 진짜 레이스, 실생활의 의상, 현실의 도시를 다룰 수 있다. 모든 것을 현실적으로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은 마치 일대일로 대면하는 것 같았고, 스스로도 놀랄 만큼 창의적인 재미가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으로 도전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 경주 장면은 정말 놀랍도록 훌륭했다. 관객을 레이싱 카의 조종석에 던져놓고 실제 레이싱 드라이버의 감각을 흉내 내면서, 관객석 최전방에서 눈앞에서 펼쳐지는 열띤 레이스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레이스 장면에서 여러 시점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제작 초기부터 레이스 장면이 핵심이었다. 그래서 집중하고 싶었던 요소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드론이다. 나는 드론을 정말 좋아한다. 나도 드론을 직접 사용하고 있고, FPV(1인칭 시점)를 좋아한다. 영화에서가 아니라 스포츠 장면에서...예를 들어 레드불의 익스트림 스포츠 중계 영상 같은 거...이걸 도입하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드론의 FPV 영상이 실제 레이스 중계에 쓰이는 걸 본 적이 없더라. 물론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조종석 내부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는 데도 신경을 썼다. 배우와 함께 ‘그 자리’에 있거나 조종석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말이다. 이 두 가지를 촬영 내내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두 가지를 발전시켜 나갔다.
이를 위해 이번 작품에서는 포드 자동차를 제작해 스턴트 드라이버가 차체 루프 위의 운전석에서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차 안에 있는 배우를 카메라에 비추지만, 실제로 운전을 하지 않고 연기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주연)아치는 촬영 당시 자신이 잡은 스티어링 휠이 진짜가 아니라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스턴트 드라이버가 운전하고 있다는 느낌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 상태에서 시속 150km로 코너를 돌면서 자신의 스티어링 휠이 작동하지 않을 때, 스턴트 드라이버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상상해 보라. 그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에서 계속 위화감을 느끼며 힘들어했을 것이다.
(출처: 일본 THE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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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기대됩니다.
블롬캠프는 좋은 각본이 있으면 좋은 액션 영화 찍을 수 있는 감독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란 투리스모가 좋은 구성은 아니지만 액션은 역시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