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를 보고
0.
올 여름 한국영화 빅4 중 첫번째 타자이자
류승완 감독의 신작인 <밀수>를
조금 늦게 보고 왔습니다.
1.
구체적인 연도나 지역이 아닌 70년대 중반이라는 대략적인 시대 배경과 군천이라는 가상의 배경으로 러프하게 영화가 펼쳐집니다.
1막은 30분 가량으로 레트로한 시대의 톤앤매너를 영화미술 외에도 1.85:1 비스타 비율로 영화적으로 연출합니다.
1막이 끝나고부터 2.39:1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전환하는 등 시간 흐름을 영화 매체의 특성을 활용해 보여줍니다.
2.
한국영화에서 오락영화하면 자연스레 ‘류승완’ 감독님과 ‘최동훈’감독님이 떠오를 텐데요.
류승완 감독님의 가까운 오락영화 히트작인 <베태랑>만큼이라 오락성이 강하고 최동훈 감독님의 장기인 케이퍼 무비의 성격도 가미되어 있습니다.
단순 명확하면서도 목표점만을 향해 통쾌하게 질주하는 류승완 감독표 오락영화의 강점도 굉장히 명확하고요.
3.
그렇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 캐릭터 코미디일 겁니다.
오버스러울 정도의 시트콤 같은 코미디 연기를 펼치는 김혜수 배우가 주는 유머의 타율이 상당한데요.
상스러운 캐릭터의 특징을 과대하게 연기하는 김혜수 배우의 연기 스타일에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지만 코드가 맞다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웃으실 거라고 판단됩니다.
4.
생각보다 영화에 잔혹한 연출도 있고 막이 끝날 때마다 캐릭터의 죽음이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건을 설명하는데 플롯을 뒤죽박죽 재빠르게 뒤섞어 통쾌하게 전달하기도 하고요.
흡사 쿠엔틴 타란티노를 흡수한 류승완 감독을 보는 것 같달까요.
5.
기본기에 충실한 오락영화로써 막이 전환되는 시점도 척척 맞아떨어지는데, 심플하다 못해 너무 쉽게 캐릭터의 동기가 발현되고 사건이 전개가 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가령 러닝타임의 60분 쯤 되는 시점에서 염정아 배우가 맡은 ‘엄진숙’이라는 인물은 동료의 부상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사건에 개입하는 동기가 쉽게 부여되죠.
뿐만 아니라 이야기의 반전도 예측이 너무 쉽게 되고 두 주인공의 오해가 풀리거나 사건이 해결되는 것도 일사천리로 쉽게 진행되다보니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지고 이야기가 허술해지는 간 사실입니다.
6.
그런데도 적재적소로 제 몫 이상을 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에 활력을 준달까요.
김종수 배우가 기존에 가진 이미지와 다양하게 변주되는 연기력을 십분 활용했던 점이 크게 주목할 점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박정민 배우의 연기는 언제나 믿음직스러워 꼭 10년 전의 하정우 배우를 보는 것 같고, 고민시 배우의 코미디 연기도 김혜수 배우와 톤을 맞춰 상당부분 유머의 타율이 높습니다.
조인성 배우는 ‘특별출연’임에도 액션 하이라이트를 가져가고 제대로 멋지게 카메라에 담겨 정말 ‘특별’한 출연이 되었네요.
7.
그간 많은 체이싱 장면을 봤지만 김지운 감독님의 <라스트 스탠드>에서의 옥수수밭 카체이싱 만큼이나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수중 추격씬은 기발하면서도 신선하더군요.
더불어 영화의 레트로한 톤앤매너를 본격적으로 내세운 장기하의 영화 음악감독 데뷔는 상당히 합격점이네요.
추천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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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배우가 또다시 본인의 연기 폭을 넓힌 영화여서 감탄했습니다.
감상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