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문후기 : 평론은 안좋은 게 당연. 하지만 고를만하다
더문은 애니메이션같은 느낌입니다.
화려한 시각효과의 향연. 우주에서뿐 아니라 지구씬에서도 CG가 굉장히 많이 들어갑니다.
별거아닌 장면에도 이것저것 시각효과를 꽉꽉 채워놔서 김용화감독의 연출 특색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예쁜 그림, 보기좋은 화면을 연결연결하다보니 스토리를 포기한 느낌도 지울 수 없습니다.
모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처럼 "아 스토리 작가는 따로 뒀으면 좋을텐데."
본인이 화면도 채우고 스토리도 짜다보니
화면에 스토리를 짜맞춘 느낌을 지울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아주 구리다. 그런 건 아니고
마치 액션영화에서 좋은 액션씬을 이어붙이다보니 스토리가 산으로 가고
멜로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에 애정씬에 공을 들이다보니 전체적인 스토리가 무너지는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니까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보는 재미가 있지만 전체적인 서사가 아쉽습니다.
차라리 해운대에 쓰나미가 온다면,
북한에서 백두산이 폭발한다면이라는 상상은 그래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유인달탐사에 성공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특정 부분에서의 연출은 정말로 만화같은 느낌이 듭니다.
영화적 상상이 아니라 만화적 상상이라는 느낌을 주는 거죠.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누구도 좋은 평점을 줄 수가 없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를 떠올리게 되는데
위의 두 영화와 비교를 하면 무조건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한국영화치고는, 제작비 감안해서는 잘했다. 이런 평가를 할 사람은 요즘 시대에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선택할만하다. 흥행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는 건
역시 소재라는 강력한 강점입니다.
최근에 실패한 한국영화들의 공통점은 뭔가 어디서 본 듯한 소재, 본듯한 스토리, 본듯한 긴박감.
기존의 흥행공식을 그대로 답습할뿐 딱히 새로운 무언가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더문은 확실하게 새로움은 있습니다.
흔치 않은 등장인물, 본 적 없는 배경, 낯선 분위기가 있습니다.
설경구 배우가 나오니 해운대 분위기가 나지 않나
도경수가 나오니 신과함께 느낌이 나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이 우주와 과학이라는 기본값이 스토리와 화면에서 새로움을 강요하는 부분이 있고
전체적으로 크게 흠잡을 때 없이 영화가 매끄럽게 빠지긴 했습니다.
평소에 우주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스토리에서 분명히 아쉬움을 느낍니다.
새로운 과학적 상상력 같은 거 없고요. 기존의 우주명작들과 비교하면 스토리가 상당히 떨어집니다.
메세지도 감동도 약합니다. 그냥 때깔좋은 상업영화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들 중에
강렬한 메시지나 감동을 주는 영화가 있는가? 어차피 완성도와 재미로 승부하는 상업영화들 아닌가.
그리고 뭔가 다 어디서 한번쯤 본 듯한.
몇년전에 본듯한 느낌이라서 끌리지가 않는다면
충분히 픽할만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성공여부는 결국 대진운에 달려있다고 보여집니다.
관람객들을 확 끌어당길 영화가 라인업에 없다면
해운대나 백두산, 신과함께 정도의 흥행은 하지 않을지.
월터의상상
추천인 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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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흥행 결과 궁금합니다. ㅎ
다음주에 나올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강렬한데... 그쪽은 대중성은 약한 듯하고...
두 작품 중 승자가 누가 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