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신작 일본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이유
일본 다이아몬드 온라인의 기사를 옮겨봤습니다.
https://diamond.jp/articles/-/326522
미야자키 하야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관람평이 극찬파와 혹평파로 양극화된 3가지 이유 [스포일러 없음]
“알겠다.”, “아니, 모르겠다.”라는 의견이 분분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그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이유를 고찰한다. (프리랜서 작가 무토 히로키)
•홍보를 하지 않는 것이 홍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 좋은 출발을 보이다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감독, 각본, 원작)가 매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개봉 첫 4일간의 박스오피스만 비교하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뛰어넘는 기록“이라고 배급사 토호가 발표했는데, 숫자를 보면 분명 '히트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 같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으로는 <바람이 분다> 이후 10년 만의 작품인데, 이번 작품은 홍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화제가 되었다. 예고편조차 없이 포스터 사진 한 장으로 개봉 전까지 관객들의 호기심을 계속 자극했다. '홍보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홍보가 되는' 이런 신의 한 수가 가능한 것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카리스마 넘치는 위엄 덕분일 것이다.
청개구리 심보인 필자는 약삭빠른 전략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외면하고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관람한 사람들이 잇달아 내용이나 나름의 해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게다가 '작품에 대한 평가가 별 5개 혹은 별 1개로 극단적으로 갈렸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게 되자, 결국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게 되었다. 대체 어떻길래, 하고 보러가게 된 것이다.
작품에 대한 해석은 전문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발표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특히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린 이유’에 대해 분석해 보고자 한다.
작품의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을 생각이기 때문에, 작품의 리뷰를 전하는 기사로서는 꽤 대담한 시도다. 뜬구름 잡는 듯 실현 불가능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고자 한다.
•영화 포털 사이트 비교
'Yahoo! 영화'에서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그럼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린다.”라는 소문이 무성한데, 실상을 잘 관찰하면 양극화 경향에도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유저가 영화 리뷰와 평가를 올릴 수 있는 주요 영화 관련 정보 포털 사이트 3곳을 비교해 보았다.
※이하는 모두 7월 21일 13시 기준의 수치다.
•Yahoo! 영화 평가 7589건, 평균 2.9점 별5개 – 30% 별4개 – 13% 별3개 - 12% 별2개 – 9% 별1개 – 36% |
•eiga.com 평가 956건, 평균 3.5점 별5개 – 31% 별4개 – 35% 별3개 - 18% 별2개 – 8% 별1개 – 8% |
•Filmmarks 영화 평점(리뷰) 4만1406건, 평균 3.8점 별4.1~5.0 – 29% 별3.1~4.0 – 57% 별2.1~3.0 - 10% 별1.0~2.0 – 3% |
이를 보면 'Yahoo! 영화'에서만 평가의 양극화를 확인할 수 있다. 'eiga.com'에서는 별 4개나 5개가 다수를 차지하는 극찬이 많고, 리뷰 수가 월등히 많은 'Filmmarks 영화'에서는 다수가 3.1~4.0인 호의적인 평가가 나왔다.
왜 유독 'Yahoo! 영화'에서만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린 것일까. 다음은 그에 대한 추측이다.
영화 정보 전문 사이트가 아니라 Yahoo!라는 거대한 포털의 일부이기 때문에 관객 중 라이트층이 모이기 쉽고, 그 사람들이 낮은 평가를 내렸을지도 모른다.
또한 극찬 성향의 'eiga.com', 찬사 성향의 'Filmmarks 영화'에서는 “별 1, 2개 평가가 소수라서 달기 어렵다.”고 느껴서 작품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Yahoo! 영화에 몰려서 저평가가 늘어난 것일지도 모른다. 또 그에 반발하는 형태로 고평가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
고평가 의견 중에는 “최고”, “몇 번 더 볼 예정”, “여러 번 울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집대성”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한편, 저평가에서는 “시간 낭비”,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년을 망쳤다.”, “제작진의 얄팍한 속셈이 빤히 보인다.”,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 등 혹평이 달렸다.
또 SNS에서의 평가를 보면 'eiga.com'이나 'Filmmarks 영화'보다는 낮은 평가의 비율이 많아 보이는 듯한 느낌이다.
•극찬파와 혹평파의 공통된 감상
다른 지브리 작품들보다 제목이 신경 쓰인다?
본 작품에 대한 수많은 평가를 수동으로 선별하여 비교해 본 결과, 극찬파(고평가)와 혹평파(저평가), 그 양 극단 사이에서도 공통된 ‘작품에 대한 느낌’이 몇 가지 있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내용이 어렵다. 혹은 이해할 수 없다.”
극찬파는 “이해가 잘 안 갔지만, 어쨌든 굉장히 좋았다.”라는 의견(물론 나름의 해석으로 이해하고 극찬하는 사람도 많았다). 혹평파는 “이야기로서는 파탄이 났다.”라는 시각이다. 드물게 “이해하기 쉬웠다.”라는 사람도 있었다.
참고로 최초 시사회(관계자들 대상 시사회)에서 흘러나온 코멘트에서 미야자키 감독이 농담조로 “아마도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 역시도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과거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들에 나온 요소들이 여럿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최신작에서 과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과의 유사점, 공통점, 더 나아가 셀프 오마주를 발견한 것 같았다.
• “관객들을 거의 배려하지 않고 만들었다.”
작품 내에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은 채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부분이 몇 군데 있는데, 극찬파는 “감독이 자신의 예술성을 마음껏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라며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 한편 혹평파에게는 그것이 “(감독의) 자기만족”으로 비춰진 듯했다.
또한 작품에 대한 소감은 아니지만 “이 작품에 담긴 메시지는 무언가를 탐구하는 자세”라는 것도 극찬파, 혹평파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경향이었다. 극찬파는 “이것이 메시지 같다.”라며 호의적인 반응이었고, 혹평파는 “고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결국) 메시지는 없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어쨌든 제목부터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주제를 직설적으로 던지는 문제 제기다. 개봉 전 사전 정보가 제목과 포스터 사진 정도뿐이어서,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 이번 작품의 제목에 담긴 의미에 대해 관객들이 더 궁금해 했을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어린 시절 읽고 감명을 받았다는 요시노 겐자부로의 동명 소설에서 제목을 빌려왔지만, 내용은 완전히 별개다.
• 관점의 차이로 인한 정반대의 평가
그 세 가지 관점은?
필자는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린 이유가 세 가지 관점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1) 작품의 추상적인 세계관이 그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특히 영상에 주력한 작품이어서, 추상적인 수많은 영상들이 보는 사람에 따라서 감성의 깊은 곳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그런 영상들이 그 사람의 감성에 스치지도 않았다면, 그저 흘러갈 뿐인 악몽을 계속 보는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2) 평가함에 있어서 “이 작품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 중 하나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이 작품 하나만으로 이해하고자 할 것인가?”
전자라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집대성”이라는 관점에 따라서 해석과 평가가 이루어진다. 한편 “이 작품 하나만으로 평가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들었다.”라는 맥락을 판단의 재료로 삼지 않기 때문에, 이 영화만으로는 단서가 부족해서 이해 불가, 의미 불명 “작품으로서 성립되지 않네.”라는 주장이 나오게 된다.
(3) 작품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은가
이 작품은 추상적인 작품이어서, 해석 방법이 무수히 많다. 자신의 해석을 밝히고, 다른 사람의 해석에 귀를 기울이는 것... 창작물에 대한 그러한 고찰은 작품을 접하는 사람의 특권이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고찰까지 해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 <이웃집 토토로>처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엔터테인먼트를 기대한 사람에겐 실망만이 남게 된다.
주로 위의 세 가지 관점이 상반된 의견들을 낳았고, 그것이 평가가 극단적으로 갈리게 된 이유가 아닐지.
마지막으로 필자의 개인 소감을 참고로 적는다. 필자는 ‘지브리 팬’이 아니고, 지브리 작품들을 적당히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는 정도지만, 이번 작품은 무척 재밌었다. 내용은 이해가 안 갔지만, 극장을 나오면서 좋은 영화를 보고 났을 때의 충족감을 느꼈다.
꿈 속 이야기의 지리멸렬함, 장엄한 질감의 압박, 혹은 황량하고 적막하고 공허한 기운이 감도는 꿈 특유의 심상풍경을,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를 통해 스크린에 담아낸 듯한 박력이 있었다. 마치 타인의 꿈을 세세히 관찰한 듯한 기묘한 느낌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golgo
추천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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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제가 알기로는 야후 영화 사이트, 조만간 폐지됩니다. 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평가받으면서.
오히려 요즘은 필름마크 더 대표 사이트라고 하는 것 같던데, 거기는 호인 것 같으니 말이죠.
이런 쇼는 다시 보여주진 못하겠죠
일반 관객은 불호, 시네필은 호로 나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