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잘 빠진 수작 플래시 - 스포일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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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를 봤습니다. 배우의 문제로 영화 개봉 자체가 엎어질 뻔 했는데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워너에서 상영을 강행했다는 얘기를 듣고 (워너는 최근 제작비가 9천만달러가 넘는 배트걸의 개봉을 전면 취소했었죠) 얼마나 재미있길래 그런가 한번 보자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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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꽤나 잘 뽑힌 잘 만든 슈퍼히어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가 관객이 보고 싶은 것과 감독이 하고 싶은 것을 절묘하게 엮은 수작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번 플래시도 그동안 낮을대로 낮아졌던 DC 확장 유니버스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를 한단계 높여주는데 부족함이 없는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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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연인 에즈라 밀러의 연기가 진짜 빛났습니다. 솔직히 영화를 그의 원맨쇼로 끌고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진짜 연기 잘하더군요. 1인 2역인데 어린 시절 그런 큰 일을 당하고 어둡게 성장한 배리와 큰 사고를 겪지 않고 사랑받으면서 구김없이 밝게 큰 배리를 완전 다른 사람이라고 믿을 정도로 기가막히게 연기해 냈습니다. 최근 일련의 사건사고로 구설에 올랐었는데 (물론 일부는 신고자의 거짓말로 무고당한 것도 있지만) 왜 워너에서 그대로 밀어붙였는지 알 수 있겠네요. 이 상황에서 영화를 재촬영하거나 배우 얼굴을 CG작업하는건 상상도 할 수 없었을테니까요. 저쪽 동네의 로다주도 방탕한 생활에 빠져서 엉망이란 말로도 부족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에즈라 밀러도 갱생해서 돌아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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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키튼도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좋았습니다. 할 일을 모두 다 하고 늙어서 은둔해 있다가 다시 한 번 배트맨이 되는 그의 모습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사실 다른 배트맨들이 싫다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제 기억속에 첫번째 배트맨이다보니 거기에 대한 애정이 있을 수밖에 없죠. 처음에 나왔던 벤 애플렉도 이번 편이 배트맨으로서의 마지막 편이라고 하던데 나름 괜찮았는데 아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왔던 조지 클루니는 ㅋㅋㅋㅋ 영화관에서 보면서 진짜 빵터졌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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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다른 배우들도 연기력이 그렇게 떨어지는 편 없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배리의 엄마는 너무나도 아들과 남편에 대한 사랑이 크다는 게 절실히 느껴졌어요. 이런 엄마를 잃었으니 배리와 배리의 아빠가 겪었을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 같네요. 배리와 배리 엄마의 마지막 장면도 나름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안울었는데 영화 다 보고 나오는데 그 부분에서 울었다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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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죠. 누나 멋져요!!! 너무 매력있어요. 조드에게 죽어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T_T 젊은 배리가 몰래 사진 찍은게 이해가 간다는... 다음 DC유니버스에서도 보고 싶은데, 결국 죽는거라 못보게 되나요? 근데 이게 멀티버스가 꼬여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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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도 까메오로 봐서 좋았습니다. 이번 영화에서 까메오를 사용한 방식이 참 맘에 드는데요. 모르는 사람도 별 상관 없고, 아는 사람은 즐거운 딱 적당한 사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훼손도 아니고, 분명 까메오인데 이 사람에 대해 모르면 영화를 100% 이해 못하게 되는 그런 경우도 아니라 좋았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왔을 때는 빵터졌었구요. ㅋㅋㅋ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제일 재미있게 웃었던 곳이 세군데인데 이곳과 위에서 언급한 조지 클루니 나왔을 때, 그리고 백투더퓨처 주인공이 에릭 스톨츠라고 했을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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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조드 장군네도 다시 출연했네요. 맨 오브 스틸에서 진짜 인상적인 면을 보여주었었는데 DC 확장 유니버스의 마지막도 조드 장군이 차지했네요. 전 영화에 한 번 출연하고 이렇게 여러 군데 출연하게 되니까 좋겠네라고 생각했더니 정작 마이클 섀넌은 플래시에서의 자신의 모습에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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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크리스토퍼 리브를 보게 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요즘은 몰라도 옛날 나이든 사람들에겐 바로 그가 슈퍼맨이었죠. 영화에서도 슈퍼맨이었고 현실세계에서도 슈퍼맨이었었죠. 근데 이렇게 쓰려면 유족들에게 사전에 허락 받고 출연료 같은게 유족들에게 돌아가나요? 아, 그리고 이 때 CG가 너무 좀 대충 만든 것 같아서 그게 아쉬웠습니다. 훨씬 잘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일부러 캐릭터 묘사를 이렇게 했나... 그건 아쉽더라구요. 누가 봐도 '이건 CG입니다.' 가 티나는 부분이라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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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제 이렇게 DC 확장 유니버스의 한 단락이 끝이 났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될건지는 배리가 토마토캔을 선반 위로 얹어놔서 아버지의 누명은 풀었지만, 역시 나비효과가 일어나게 되었는데... 앞으로 새롭게 시작할 DC유니버스에서 이렇게 잘 올려진 토스를 어떻게 받아서 성공할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사실 DC 확장 유니버스가 욕은 진짜 많이 먹었지만 (먹을 만 하긴 했고) 액션과 간지 하나는 끝내줬는데 말이죠. 아예 이 세계관은 종료되고 완전 새롭게 리부트한다고 하던데 또 배우는 일부만 바뀐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기대해... 봐도 되겠죠? 사실 이 플래시까지 망했으면 진짜 관심 끊으려고 했는데... 그게 또 이렇게 명줄을 이어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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