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가득합니다. 불만도 가득) 플래시... 여전히 DC 는 DC 하네요.
어제 프리미어 상영으로 보고 왔습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여전히 너무 서두른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CEU 의 거의 마지막 영화임에도 말이죠.
스토리는 익히 알려진바대로 플래시포인트를 모티브로 시작합니다. (코믹스를 제대로 본 적은 없고, 관련한 정보를 얻어서 본 것이니 디테일한 점에서는 이야기 못하겠습니다만.)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을 막고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게 만들지만, 결국 그로 인해 벌어진 카타스트로피가 결국 발목을 잡는다는 플롯 거의 그대로인데요.
이런 플롯은 기존의 시간여행물에서 수없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 특히 영화에서도 인용되는 백투더퓨쳐가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이 장르의 선배라는 점에서 그 이상의 뭔가를 기대했습니다.
물론 이야기는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장점부터 이야기 해볼께요.
흔히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서비스 장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스터에그 식으로 들어간 대사나 디테일등도 여러군데에서 포착이 되지요.
예를들어 팀버튼 배트맨에서 킴 베이싱어 몸무게 묻는 장면의 오마쥬 같은 경우가 그런거죠.
그리고 이 영화에서 진짜 필살기로 사용한 막판 세계관 충돌 장면은, 뭔가 한 영화의 장대한 마무리격에 등장할만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기존에 관련한 영화들에 대한 학습이 있거나 애정이 없으면 제대로 느끼기 어렵죠.
그렇다보니 그걸 제외하면 영화가 너무 납작해지는 경향이 보였습니다.
아 그리고 장점 하나 더 생각났는데, 초반 배트맨 액션이 생각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기존 DCEU 에서 가장 아쉬웠던게 배트맨 캐릭터였는데요.
짧지만 팔코네 일당과 벌이는 추격전의 박진감과 다양한 가젯의 활용은 DCEU 배트맨의 묵직함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단점으로 넘어가면 휴우....
플래시를 이야기하면서 악역 설정을 조드 장군으로 다시 잡은건 너무 게으르지 않나 싶습니다.
맨오브스틸를 추억팔이로 끼워넣은 나쁜 선택이라고 느꼈습니다.
플래시 단독영화임에도 수많은 아치에너미를 전혀 활용하지 않았고, 플래시포인트 내용을 생각해보면, 저스티스리그의 다른 히어로들의 빌런화가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네요.
결국 시간선의 붕괴로 벌어지는 운명론적인 결말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조드 장군의 침공은 너무 뻔해보였습니다.
기술적인 면의 단점은 좀 심각하더군요.
CG 완성도에 대한 불만을 사전에 듣긴 했지만, 영화 전반적으로 CG 는 조악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그 중 최악은 많은 분들이 느끼셨을 스피드포스 안에서의 CG였죠
대략 10년도 더 전, 게임 시네마틱보다 더 어색한게, 진짜 이게 요즘 영화인가 싶었습니다.
음악의 활용도 너무 게을렀어요.
키튼 배트맨 등장과 함께 데니 엘프만의 배트맨 테마곡이 등장을 하는건 그동안 많은 히어로 영화에서 자주 등장한 클리셰였죠.
닥터스트레인지2 에서 프로페서 X 등장때 엑스맨 테마곡 등장한것처럼.
그런데 이게 시도 때도 없이 사용되네요.
특히 후반부 배트윙 활약씬에서는, 장면이 바뀔때마다 데니 엘프만 테마곡으로 계속 전환이 되더군요.
굳이? 이정도까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퀀스 전체의 통일성을 해친다는 느낌까지 들었네요.
엔딩 크레딧에서는 오프닝 시퀀스의 신생아 구출 장면을 다시 한번 반복하면서 (이것도 굳이?) OK GO 의 This Too Shall Pass 가 흘러나오는데요.
원곡 자체가 워낙 유명하고, 또 뮤직비디오가 어마어마해서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곡인데, 이 노래가 이 장면과 과연 어울리는가 싶었습니다.
(뮤직비디오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qybUFnY7Y8w )
이것 말고도 전반적으로 사운드트랙 선정은 정말 센스가 없더군요.
여튼 저는 DC 가 마지막까지 와서도 큰 그림을 보는 센스가 전혀 없고, 빨리 보여주고 싶은것들을 나열하는데 조급하구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사실 내심 저는 DC가 제임스건의 DCU 로 개편이 되면서 이번 플래시만큼 좋은 징검다리가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플래시포인트라는 원작을 통해 DC 가 NEW52 로 일종의 세계관 정리를 한 것처럼, 영화 플래시에서 벌어지는 카타스트로피를 통해 결국 DCU 로 전환된다면 정말 뭔가 가슴이 터지는 감동을 얻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그건 제 뇌내망상에 불가했죠.
여튼 이 영화는 저에게는 여전히 그저 그런 DC 영화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만족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괜히 투덜거리는듯해 죄송하지만 전 좀 그랬어요.
이제는 진짜 제임스건의 DCU 만 믿고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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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대에 못 미쳐서 아쉬워 하시는 기분도 이해 될 듯 합니다. 처음부터 단점으로 지적 되왔던 점들을 똑같이 느끼시고 지적 해주 셨으니깐요. 어디선 팬서비스가 과해서 뇌절이라는 얘기도 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백투더퓨처에서 봤었던 시간여행 소재도 사실 독창성 있게 전개했다고 할 순 없다는 점도 동의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CG가 이상한 건 처음 아기들 구출씬부터 느꼈었는데 아기들이 흡사 밀랍인형처럼 보였고 후반부 카타스트로피에서 보여졌던 리브옹 슈퍼맨과 헬렌옹 슈퍼걸 등 다 CG티가 나는데.. 이쯤되면 코믹스적으로 보이게끔 의도했던 것 아닌지 싶기도 합니다.
전 처음 시사회에서 볼 때 막 뽕이 차서 보고나서 호평만 했는데 오늘 뽕이 좀 빠진 상태에서 2회차 하고 난 후에는 좀 더 객관적인 단점들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그래도 전 크게 거슬리거나 한 건 아닙니다.ㅎㅎ
내일 조조로 3차 하러가는데 제게는 충분히 DCEU를 정리하는 상징적인 영화로써 아주 재밌는 히어로무비로 평가합니다.^^
뭐 이건 ... 답이 없더군요.
재밌게 보긴 했지만 원작 팬들의 반발만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했습니다.
누구보다 깐깐한 게 원작 코믹스 팬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