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노 스포 간단후기
익스펜더블이 개봉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이름값으로 따지면 분명히 한시대를 풍미했던 대단한 배우들이지만 나이가 차며 완연히 하락세로 접어들던 그들입니다. 그런데 직접 실베스터 스탤론이 감독을 맡고 자신들이 가장 잘했던 그래서 가장 잘 아는 것들로만 가득 채워서 흥행 폭발을 일으켰던 영화입니다.
이제 시장성이 사라진다고 생각했던 배우들이 스스로 합심해 영역을 만들어냈을 때, 그때는 몰랐지만 분명한 길이 되었습니다.
세월과 배우를 이렇게 써도 되는구나!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이 개봉했을 때!
사람들은 쾌감을 넘은 감동을 맛보았습니다.
하나의 영화에서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사건을 목격합니다. 그리 길지 않았던 약 20년 사이에 하나의 슈퍼히어로를 연기한 배우를 모아 만들어냈던 폭발적이었던 시너지와 감동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아마도 말로 설명하기 힘들 경험이지 않았을까. 초등학생은 사회 초년생이 되어서, 중고학생은 삼십 대가 되어서, 대학생은 중년이 되어서 다시 보았을 내가 알던 스파이더맨, 그가 선사했던!!!
아마 모두가 인지한 것은 아닐지라도 상당히 많은 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이렇게 써도 되는구나!
더 플래시에 들어갑니다.
더 플래시는 네이버에서 이런 영화라고 하네요.
시공간이 붕괴된 세계, 차원이 다른 히어로가 온다! 빛보다 빠른 스피드, 물체 투과, 전기 방출, 자체 회복, 천재적인 두뇌까지 갓벽한 능력을 자랑하지만 존재감은 제로, 저스티스 리그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히어로 ‘플래시’. 어느 날 자신에게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시공간 이동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그는 ‘브루스 웨인’의 만류를 무시한 채 끔찍한 상처로 얼룩진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역행한다. 의도치 않은 장소에 불시착한 ‘플래시’는 멀티버스 세상 속 또 다른 자신과 맞닥뜨리고 메타 휴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뒤엉킨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플래시’는 자신이 알던 모습과 전혀 달라진 나이 들고 은퇴한 ‘배트맨’과 크립톤 행성에서 온 ‘슈퍼걸’의 도움으로 외계의 침공으로부터 시간과 차원이 붕괴된 지구를 구하려 나서는데…
네, 더 플래시는, 뭐 이런 영화라고 합니다.
아마도 마블 영화로 슈퍼히어로에 입문하신 분들은 채 20년이 되지 않는 사이에 단맛쓴맛을 넘은 인생 최고의 히어로맛을 보셨을 겁니다. 아이언맨 이후로, 마블이 창조한 슈퍼히어로 세계관은 독보적이며 아름다웠고 감흥을 넘은 최고의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이 이상 능가하는 액션 영화의 쾌감, 오락 영화의 지평을 넘어설 영화들이 있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경험을 뭉뚱그려 세월에 빗댄 그리고 내가 다 아는 캐릭터의 조합은 희한한 감흥을 안겼다는 걸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통해 관객도 알았지만 영화 관련자들도 배웠습니다.
다만 이 20년 정도의 히어로 카테고리를 훠얼씬 넓히고 마블에 더해 DC까지 확장해 보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슈퍼맨이라는 독보적이며 완전했던 히어로의 등장 이후, 슈퍼히어로 영화는 명맥이 끊어집니다. 크리스토퍼 리브가 자신의 돈과 인맥을 써가며 최선을 다했지만, 당대의 히어로였던 람보, 코만도, 최강 택배기사, 황비홍 등을 당해낼 재주가 없었습니다. 심기일전 슈퍼맨을 버리다시피한 DC는 배트맨에 올인하다시피 하지만 인식 부족과 기조의 지속과 확장에서 4번째 만에 실패를 맛봅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 <매드 맥스>로 대표할 감독 조지 밀러가 야심차게도 <저스티스리그>를 런칭하려 하지만 최종 단계에서 무산하고 말지요. 시쳇말로 DC가 찬 똥볼은 그야말로 시대를 아우르고 캐릭터도 망가뜨리며 팬심을 떠나게 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세월이 거의 50년에 다다릅니다. 심지어 최초의 슈퍼맨 영화였던 1948년 작까지 카테고리에 슬쩍 넣어본다면 DC가 망각의 틈으로 쓸어넣은 세월, 그리고 세월을 업은 관객은 어마어마합니다.
더 플래시는!
상당히 말도 안 되는 스토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여러 단점과 극복하기 힘든 약점도 보였습니다. 절대 간과하시면 안 됩니다. 분명하고 큰 단점과 약점이 명징하게 드러난답니다. 그럼에도 <익스펜더블>이 배우를 썼던 방식과,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이 히어로 캐릭터를 다루었던 방식을 십분 차용하고 흡수해 상당한 감정의 높이와 넓이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DCEU가 DCU로 넘어가는 시점에 명확한 마침표를 찍어주네요.
50년 가까운, 어쩌면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특히 슈퍼맨에게 저질렀던 DC의 망나니짓을 생각하면 DC가 얼마나 그들의 슈퍼히어로 캐릭터에 절대적인 갑질을 해왔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특히 조지 밀러에 관해서는, 다큐 등으로도 다루어졌지요.
되돌아와 더 플래시는!!
DC 무비가 그들의 역사 이래 벌였던 모든 이벤트와, 그럼에도 저질렀던 실수와, 이를 가뿐히 뛰어넘은 실패에 대해, 멀티버스를 빗대어 관객에게 건넨 시말서가 아니었을까요. 단순히 마블에 대항하려 했던 지난 10여 년에 대한 몸부림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45년 정도 지켜보았던 DC의 이벤트와, 실수와, 실패에 대해, 이 영화를 마침표로 다시 시작하려는 시말서라고 저에게 건넨 거라면!!!
네, 받아들이겠습니다.
덧. 분명 우실 분들 있을 겁니다. 무심한 세월이 툭. 가슴에 들어옵디다.
추천인 5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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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배대슈 리뷰 적고왔는데..
하.. 솔직히 괜히 본거 같습니다 ㅠ
나름 열심히 적어봤는데 여유되시면 보러오셔유~
즐거운 시간 보내셨기를 누구보다 바랍니다.
저녁에 노스포 리뷰 씁니다 ‼
워너에 애증 많을 dc 영화 팬들이 꼭 봐야할 영화죠. 후기 잘 봤습니다.^^
날 더운데 건강 챙기십시오.
ㅋ 즐겁게 봤습니다.
잘봤습니다. 배트맨 때부터 꾸준히 봐왔던 시리즈여서 기대가 큽니다.
즐겁게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