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스파이더맨 (2000) 막장 히어로물. 스포일러 있음.
이름은 스파이더맨이지만, 우리가 아는 스파이더맨과는 아무 상관 없다.
티셔츠에 거미 무늬가 있어서 그냥 스파이더맨이라고 부르는 것뿐이다.
오히려 수퍼 히어로 힘을 가진 마초 007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영화 시작부터 007 풍이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의 옷은 빨간 티셔츠에 양복바지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여자들과 놀다가(?) 배가 고파 부엌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냉장고에 들어 있는 것은 살아 있는 닭이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초능력(?)으로 닭에게 달걀을 낳도록 한다. 이 영화에서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이 보이는 초능력은 다수가 이런 것들이다.
그런데 걸려오는 전화. 미국 스파이더맨은 자기 정체를 감추려고 하지만,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그럴 생각이 없다.
"예,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입니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대학교수. 지구에 떨어진 운석 내부에서 액체가 발견되었는데, 아주 신비한 현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더러 당장 오라고 한다.
하지만 "밀린 숙제"를 하고 가겠다는 이탈리안 스파이더맨. 교수는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전화를 끊는다. 그리고 자기도 조교와 함께......
그런데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에게 뜬금없이 덤벼드는 악어. 갑자기 다큐멘터리 장면을 삽입한다. 그것도 화질이 엄청나게 이상한 것을 갑자기 붙여놓는다. 악어가 갑자기 앞에 나타났다고 호들갑떠는 이탈리안 스파이더맨과 여자 연기가 다큐멘터리 중간에 삽입된다.
그리고 다음에 나타나는 악어는 이런 모습이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에게 총을 쏘는 악어. 그런데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가볍게 여자를 들어 총알을 막는다.
여자는 총에 맞아 죽는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쓰레기를 버리듯 여자를 던져버린 다음 악어에게 덤벼들어 목을 졸라 고통스럽게 죽인다. 우리의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상남자에 아주 잔인하다. 영화에서 목을 잘라 잔인하게 죽이는 사람은 악당들이 아니라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이다. 그럴 때마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참 쉽죠?" 하듯 싱긋 웃으며 관객들을 본다.
그리고 대학교에 간 이탈리안 스파이더맨.
대학교 건물 내부 복도에서 찌질한 남자 둘이서 복도를 지나가는 여학생을 보며 놀린다. "방금 지나간 멜론 두 개 맛있겠다."
"퍽!" 뒤에 나타난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이 이들을 한대 갈긴다. "여자를 존중해야지!"
"이탈리안 스파이더맨, 고마워요."
"퍽!"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여자도 갈긴다. "잔 말 말고 가서 밥이나 해!"
그리고 교수에게 간다. 교수는 이탈리안 스파이더맨 앞에서 액체의 효과를 보여준다. 하얀 생쥐에게 액체를 주사한 다음,
주사바늘도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자기 조교에게도 주사한다. 운석에서 뽑은 이상한 액체라면서 인체실험은 기본이다.
그러자 하얀 생쥐도 조교도 둘로 늘어난다.
자,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에게 다 보여주었으니 이제 늘어난 복제 생쥐와 조교를 처리해야 할 차례다. 생쥐는 하얀 주머니에 넣어 구두로 때려죽이고 복제 여자조교는 총으로 쏘아 죽인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 인류의 미래를 위해 이 액체를 잘 보호해서 운반해 주게."
하지만 그의 뒤를 쫓는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의 숙적 닥터 맥시무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닥터 맥시무스에게 당해서 도로에서 굴러떨어진다. 그리고 이상한 가스에 당해 환각상태에 빠지며 기절하고 만다.
하지만 일어나 보니 어느 열대 바다에 쓰러져 있다. 007에 자주 나오는 열대 바다다. 그리고 총을 든 미녀들이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을 총으로 위협해서 어딘가로 데려간다.
가 보니 닥터 맥시무스의 섬이다. 비키니를 입은 여자 다리를 므흣하게 올라가 보니 닥터 맥시무스다. 얼굴을 찡그리는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에게 닥터 맥시무스는 제안을 한다. 자기와 서핑대결을 해서 이기는 사람이 운석 액체를 갖자는 것이다. 이미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에게서 액체를 빼앗았고, 얼마든지 죽일 기회가 있었으면서도, 뜬금없이 서핑대결을 해서 누가 운석 액체를 가질 지 결정하자는 스토리 전개는 뭔가? 아무튼 줄거리가 이상하게 급반전하여 서핑 영화가 된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서핑도 잘 한다.
하지만 그는 서핑대결을 할 생각이 없다. 서핑을 하다가 말고, 다시 와서 액체를 훔쳐 튀어 버린다. 보통 영화에서 이런 짓은 악당이 하는데, 이 영화는 이런 점에서 비범하다. 그의 능력이면 액체를 지키던 여자들을 그냥 기절시켜 버리는 것도 가능했을 텐데, 그는 그런 물렁물렁한 남자가 아니다. 두 여자들의 목에 작살을 꽂아넣고 액체를 훔쳐 달아난다.
하지만 이미 그의 집에 와 있던 닥터 맥시무스와 악당들.
이탈리안 스파이더맨은 쓰레기봉투로 질식시켜 죽이기, 사라졌다가 뿅 하고 나타나기, 악당을 물어서 몸 속의 거미 독으로 중독시켜 죽이기,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바주카포로 폭파시켜 죽이기, 콧수염을 던져서 이것이 붙은 사람을 염동력으로 폭파시켜 죽이기 등 현란한 초능력을 사용해 닥터 맥시무스와 그 일당을 소탕한다.
닥터 맥시무스가 커다란 스크린으로 이 광경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장면이 나타난다.
이제 다 끝났나 싶은데 갑자기 닥터 맥시무스가 거인이 되어 등장한다. 울트라맨 한 장면 같다. 그러자 이탈리안 스파이더맨도 거인이 되어 둘이 맞붙는다.
그런데 영화는 속편을 예고하며 여기서 끝난다.
대사는 전체 이탈리아어다. 이렇게만 보면, 1980년대쯤 만들어진 저예산 막장 이탈리아영화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2000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만들어진 패러디물이다. 그것도, 저예산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학교 과제 프로젝트영화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어찌나 능숙하게 1980년대쯤 만들어진 저예산 막장 이탈리아영화를
흉내냈던지, 모르고 보면 진짜 옛날 이탈리아 영화인 줄 알겠다.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다. 그리고 굉장히 웃기다. 싸구려 특수효과에 막장스러우면서도 유치하고 그러면서도 뭔가 매력적인 영화의 그 엣센스를 잘 포착해서 요령있게 만든 영화랄까.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나름대로 굉장히 유명한 영화다.
추천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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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파괴지왕도 그랬구요

기회되시면 제 글도..ㅋㅋ 아~ 아니에요 ㅠ 너무 길어요 제 글 ㅋㅋㅋ
굵고 짧게 적으시는 분들 너무 부럽습니다 ㅠ 제가 찬호형 기질이 강해서 ㅠ
여튼 글 잘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