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작, [괴물] 보고 왔습니다
퇴근하고 태풍 영향으로 폭우와 강풍이었지만 바로 보러갔습니다.
최근에 히로카즈는 어느 가족 종려상수상 이후 해외에서 영화를 제작하다가 괴물로 일본으로 돌아왔죠. 그리고 각본상을 수상해 일본에서 하마구치 류스케와 더불어 일본에서 그나마 남아있는 세계적인 일본영화 감독입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만든 그의 작품들은 일본에서 만들었을 때보다 별로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개인적으로 브로커는 최악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괴물을 보고 나서 지금의 히로카즈와 과거의 히로카즈 작품들이 적절하게 융합된 뛰어난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특히 아무도 모른다같은 아이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그 동안 아이를 자신의 성찰대상으로 여기던 작품들과 달리, 어느 가족과 더불어 괴물 또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이 어른들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한정적인 존재가 아닌, 어른들로선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의 당당한 존재임을 보여줌으로서 이 영화는 한층 아이들의 위치를 더 높게 바라봅니다.
이에 대해 다소 호불호가 걸릴 설정이라고 생각되어질 수 있지만 오히려 히로카즈 감독이 조금 더 성숙하게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되어지더군요.
아이들이 주인공인지라 어른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다소 바랜 감도 있습니다만, 그들의 이야기 또한 미성숙한 어른의 한계를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론 이 영화에선 정말로 완전한 선역도, 완전한 악역도 없단 생각이 들더군요. 오히려 그렇기에 그런 어른들의 세계가 그대로 아이들의 세계로 투영되었다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회의 소수자들에게 늘 관심을 가져온 히로카즈 영화가 그렇듯, 소수자들에게 동정을 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살아 있습니다. 그들도 소수자이고 사회의 멸시를 받지만서도 그들 또한 은연 중에 누군가의 멸시자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이건 사회의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의 미장센은 이야기에 맞추어져 자연과 소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엔딩의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은 영화의 온정을 그대로 드러내네요. 그의 유작으로서 충분한 작품입니다.
또한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전작들의 오마주가 꽤 있다고 느꼈습니다. 브로커의 세탁소나 환상의 빛같은 다큐멘터리같은 연출 등이 돋보였던 거 같네요.
언제 한국에 개봉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영화는 [괴물]이라는 우리의 편견이 담길 수 있는 단어를 오히려 가볍게 만들어주면서도 의미를 가지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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