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테리파이어 2] 데미안 리온 감독 인터뷰

일본에서 개봉하면서 인터뷰가 올라와서 정리해봤습니다.
감독이 특수분장 아티스트 출신이네요.
--‘테리파이어 2’가 본국에서 흥행했는데 실감하고 있나?
리온 감독: 굉장히 긍정적으로 미국 커뮤니티에서 모두 좋아해주시고, 시사회가 있던 주말부터 ‘기분이 나빠졌다’, ‘토했다’, ‘기절했다’는 등의 입소문이 SNS로 퍼지면서 ‘꼭 봐야 할 영화’라는 식으로 퍼져나갔다. 의도적인 홍보용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그게 더 퍼져나가면서 아침 방송에 이름이 오르내리거나 출연 제의도 받았고, 거기서부터 점점 더 퍼져나가게 돼서 정말 기뻤다.
--‘기분이 나빠졌다’, ‘토했다’, ‘기절했다’ 등의 반응은 예상하고 있었나?
리온 감독: 원래 미국의 슬래셔 계열의 호러 영화는 R등급 등 검열을 받고 상영되는 것이 많고, 검열을 받지 않고 상영되는 것은 적다. 하지만 나는 원래 검열을 받지 않고 하려고 했기 때문에 폭력 표현도 지금까지의 한계를 돌파하려고 의식했고, 만들 때부터 이건 보는 사람의 기분 나빠지거나 중간에 보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등급이 없는 형태(!)로 미국에서 와이드 상영을 했기 때문에, 일반 호러 팬들이 검열된 영화를 보러 간다는 생각으로 본다면 분명 놀란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주말에만 한정적으로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점점 확대 개봉을 하게 되었다.
--꾸준히 ‘아트 더 클라운’을 그려왔는데, 왜 이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지 궁금하다.
리온 감독: 호러영화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춘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프레디나 마이클 마이어스, 제이슨처럼 보는 순간 깜짝 놀랄 만큼 인상적으로 디자인된 비주얼, 슬래셔 장면, 다양한 살상 방법 등 아트 더 클라운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잘 전달해준다. 어두운 유머를 가지고 있고 카리스마가 있다. 동시에 정말 무서운 면도 있고,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그의 유머에 웃다가도 눈을 질끈 감고 싶을 정도로 무서운 짓을 한다. 그러다가도 또 재미있는 짓을 하고...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거운 존재이기 때문인 것 같다.
--아트 더 클라운이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리온 감독: 나의 고집이다. 어렸을 때부터 호러 캐릭터라면 프레디도 좋아하지만, 제이슨이나 마이클 마이어스처럼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살인마 쪽을 더 좋아했다. 원시적이고 소통이 안 되는 것이 또 다른 공포를 만들어내는 것 같고, 더 괴물 느낌이 나는 것 같다. 대사를 쓰지 않아도 되니까 시나리오 작가로서도 편하고(웃음). 그리고 킬러 클라운의 제왕이기도 한 페니와이즈와의 차별화이기도 하다. 색감을 줄이고 광대의 상징인 동그란 코도 쓰지 않는다. 페니와이즈는 농담을 많이 하지만, 아트 더 클라운은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캐스팅 포인트는?
리온 감독: 단편에서는 배우가 아닌 절친이 클라운을 연기해주었는데 단편은 연기를 그렇게 많이 할 필요가 없어서 그에게 부탁했지만, 장편은 역시 배우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오디션을 봤다.
마른 체형에 키가 큰 사람을 원했는데, 두 번째로 데이빗(하워드 손튼)이 들어왔을 때 그 두 가지 자질에다 웃는 얼굴까지 갖춰서 ‘바로 저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 특수분장을 하고 연출을 하면 분명 그가 아트 더 클라운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그에게 ‘목을 자르는 장면을 재미있게 연기해달라’고 했더니, 바로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내가 원했던 아트 더 클라운다운 유머와 짐 캐리의 ‘그린치’와 같은 신기한 동작을 보여줬다. ‘완벽하다!’고 생각했고, 그의 뒤에 있던 오디션은 보지도 않았다. 그는 미스터 빈, 짐 캐리, 마르크스 형제와 같은 훌륭한 신체적 재미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아트 더 클라운의 독특한 부분이나 색깔이 된 것 같다.
--‘테리파이어’에서 80년대 호러의 매력이 느껴지는데, 영향을 받은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리온 감독: 조지 A. 로메로, 존 카펜터, 웨스 크레이븐, 토브 후퍼는 물론이고, 호러 영화 외에도 마틴 스콜세지, 스탠리 큐브릭, 스티븐 스필버그, 쿠엔틴 타란티노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아주 쉬운 방식으로 호러 영화에 대한 경의를 표했기 때문에 ‘아! 이거 아닌가?’라고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테리파이어 1’에서 톱으로 절단하는 장면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
리온 감독: 저예산 슬래셔 호러 영화이지만, 할리우드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지금까지 그려지지 않은, 본 적 없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래서 중세의 고문 역사를 찾아보다가 실제 고문에서 거꾸로 매달고 양쪽에서 두 사람이 큰 톱을 들고 있는 스케치를 찾았다. 이건 호러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장면이라서, 그 행위를 중간에 자르지 않고 전부 보여주면서 고전적인 효과를 내면 고어 팬, 하드코어 팬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절대 본 적 없는 장면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 장면이 결정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표현에 관해서는 본인이 특수분장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가능했는가?
리온 감독: 확실히 그렇다. 보통은 10명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투입되는 작업인데, 내가 하면 재료비만 내면 되니까 따로 인건비가 필요 없었다. 스스로 특수분장을 할 수 있는 스킬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직접 할 수 있다는 것도 설레었지만, 원래 내가 영화에 빠져들게 된 계기가 특수분장이다. 5살 때 VHS로 톰 사비니의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거기에서 로메로의 70~80년대 좀비물 특수분장하는 것을 보고 이걸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특수분장을 걸쳐 감독이 된 계기이기도 하다.
--감독 자신도 무서워하는 것이 있는가?
리온 감독: 역시 사람이 아닐까(웃음). 지나가는 사람이 사실은 사이코일지도 모르니까,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가장 무서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 다들 놀라는데, 예를 들어 실제 수술 영상이나 현실의 폭력 장면 등 실제 상황은 절대 못 본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보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피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픽션에서의 고어 묘사는 괜찮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일본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다면?
리온 감독: 호러 팬이라면 누구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을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뻔한 이야기지만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거미집의 성’, ‘란’, ‘요짐보’, ‘7인의 사무라이’ 등을 좋아한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피를 사용하는 방식은 웅장하고 오페라틱해서 내가 그리는 피의 이미지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에 대한 약간의 오마주라고 할까,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 스토리텔러로서도 굉장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시각적인 감각도 뛰어나서 미국 팬들은 우상으로 숭배하는 분이다. 다들 그의 손톱 끝만이라도 닮고 싶을 정도로 존경하는 영화감독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리온 감독: 사실 나의 영웅인 샘 레이미 제작사에서 오리지널 호러를 기획하고 개발 중이다. 지금 꿈이 실현되고 있는 중이다.
샘 레이미 밑에서 일한다면 정말 꿈만 같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