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1
  • 쓰기
  • 검색

(스포) [인어공주] 리뷰 - 파격적인 캐스팅에 보수적인 각색

범블러
5731 8 11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 (The Little Mermaid, 2023)]가 드디어 오늘 한국 개봉했습니다. 파격적인 캐스팅에 보수적인 각색, 디즈니의 세계관과 전략, 그리고 핼리 베일리와 멜리사 맥카시의 연기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인어공주] 포스터.jpg

 

디즈니 스튜디오의 실사 영화 전략

 

디즈니 스튜디오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콘텐츠 회사들 중 하나입니다. 201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0)]를 시작으로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실사로 옮기고 있는 디즈니는 대부분의 작품이 원작을 기반으로 하여 현시대의 터치를 더해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신데렐라 (2015)]와 [정글북 (2016)]은 원작을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와 실사 영화로 처음 이야기를 접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은 반면 [미녀와 야수 (2017)]와 [알라딘 (2019)]은 원작에 없었던 성소수자 캐릭터를 추가하거나 여성 캐릭터의 강인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을 넣어 관객들의 시야를 확장하고 새로운 시대 디즈니 영화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죠. 실사화 작품들이 할리우드에서 부는 다양성 존중 흐름의 영향을 받아 레벨 업 되는 것은 디즈니 팬으로서 흥미로운 지점이었습니다.

 

인어공주 (1989): 디즈니 르네상스의 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1989)]는 디즈니 르네상스의 문을 연 작품으로, 디즈니 작품들 중 가장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영화 [인어공주 (2023)]는 이런 거대한 작품에서 논란이 될 만한 캐스팅을 앞세워 파격적인 시도를 했는데요.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디즈니를 대표하는 작품들 속 대부분의 여성 주인공은 백인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에 나오는 디즈니 실사 영화 주인공들을 모두 백인으로만 캐스팅한다면 시대에 뒤처지는 작품이라는 비판을 받았겠죠. 디즈니는 이를 인지하고 다양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지금 백인으로만 주요 캐릭터를 장식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인어와 인간의 화합을 다루는 이 영화가 파격적인 캐스팅을 시도하기에 적절한 작품이라 생각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파격적인 캐스팅에 보수적인 각색

 

그렇게 디즈니의 상징적인 캐릭터들 중 하나인 에리얼에 디즈니 백주년을 맞이하면서 변화를 줄 것이라 예측했지만, 이 영화의 내용은 애니메이션과 거의 비슷합니다. 세부적으로 더해진 설정들이 있긴 하지만 영화의 큰 서사에 그다지 영향을 주는 것들은 아니죠. 34년 만에 나온 스토리가 원작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은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입니다. 물론 이 작품으로 인어공주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너무나 신나고 재미있겠지만 디즈니에게는 아이들 팬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징적인 작품이 이토록 노력 없는 실사화로 파격적인 캐스팅에 보수적인 각색을 보여준 것은 오랜 디즈니 팬으로서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인어공주 (2023)]의 이런 발전 없는 서사가 디즈니 실사 리메이크 작품들의 정체기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는데요. 단순히 오래된 2D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부활시켜서 디즈니의 유산을 이어가려는 작품에는 이제 더 이상 팬들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을 굳이 큰돈 들여 스크린에 부활시키는 데에는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는 장면이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디즈니 실사 리메이크 작품들의 정체기

 

디즈니가 실사 리메이크를 하는 데 있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인어공주 (2023)]는 [라이온 킹 (2019)]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롭 마샬 감독은 CG 작업에 대한 소감을 밝히며 실제 바다의 생태계를 구현하는 데 신경을 썼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과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이런 사실적인 실사화가 진짜 관객들이 원하는 비주얼일까요? 디즈니의 기술대잔치라고 봐도 좋았던 [라이온 킹 (2019)]은 많은 이들로부터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인어공주도 이 문제를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했죠. 물론 영화 속 세바스찬은 꽤 웃깁니다. 다비드 디그스의 능청스러운 연기 덕분에 친근감이 더해졌습니다. 스커틀도 아콰피나의 연기가 워낙 출중해서 작품 속에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하지만 플라운더의 비주얼은 정말 다른 선택지는 없었을지 원작 애니메이션의 팬으로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영화의 명장면들 중 하나로 꼽히는 'Under the See' 부분에서는 수많은 해양생물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영화의 명장면이자 실사화의 단점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표현의 다양성이 무한했던 애니메이션을 뛰어넘는 감동을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이죠. 이 부분은 아직까지 디즈니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실사화의 아주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핼리 베일리와 멜리사 맥카시

 

영화 [인어공주 (2023)]는 장점도 분명한 작품입니다. 에리얼을 연기한 핼리 베일리는 혼자만의 힘으로 스크린을 완벽하게 장악하며 자신만의 인어공주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목소리가 좋은 것은 물론, 호기심 많고 적당히 철없는, 더 넓은 세상을 궁금해하는 순수한 10대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죠. 중반부 이후로 스토리에 탄력이 붙으면서 인물들의 관계도 흥미로워지고 화려한 연출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울슐라를 연기한 멜리사 맥카시의 장면들은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울슐라의 퇴장 장면은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었지만요.

 

디즈니의 세계관

 

디즈니는 결국 흑인 인어공주의 캐스팅을 통해 [인어공주 (2023)] 이야기 속에서 인간과 인어가 화합을 이루는 것처럼 흑인과 백인도 오랜 갈등과 반목을 넘어 화해하고 서로 잘 어울리는 동화 같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에리얼의 언니들이 각각 다른 인종들로 등장하는 것도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는 디즈니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 같았죠. 물론 그 이면에는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는 디즈니의 야심 또한 포함되어 있겠지만 말입니다.

 

영화 [인어공주 (2023)]는 디즈니의 실사 리메이크 작품들 중 하나로, 파격적인 캐스팅과 디즈니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핼리 베일리와 멜리사 맥카시의 연기가 빛나는 이 작품은 디즈니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죠. 하지만 보수적인 각색과 실사화의 한계로 인해 완벽한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디즈니의 노력과 야심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작품을 통해 디즈니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해 봅니다.

 

더 많은 영화 리뷰나 영화에 관한 정보들이 궁금하시다면 블로그를 방문해 주세요!

 

https://filmbumbler.tistory.com/entry/%EC%9D%B8%EC%96%B4%EA%B3%B5%EC%A3%BC-2023-%EA%B0%9C%EB%B4%89-%EA%B8%B0%EB%85%90-%EB%94%94%EC%A6%88%EB%8B%88-%EC%8B%A4%EC%82%AC%ED%99%94-%EC%98%81%ED%99%94-%EC%B6%94%EC%B2%9C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8

  • NeoSun
    NeoSun
  • Kaz
    Kaz
  • 갓두조
    갓두조

  • 바라는대로

  • 무비요정
  • Robo_cop
    Robo_cop
  • 천둥의신
    천둥의신
  • golgo
    golgo

댓글 11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멋진 리뷰 잘 봤습니다. 저도 실사판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멜리사 맥카시 노래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것만큼은 보길 잘했다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일단은 '호'로 보이는데, 맞겠죠?

18:39
23.05.24.
범블러 작성자
golgo
마음으로는 7대3 정도인데 그래도 워낙에 사전 평들이 안 좋았던 걸 생각하면 그냥 '호'라고 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ㅎㅎ
18:44
23.05.24.
profile image
범블러
예. 호 쪽으로 모음글에 링크 올렸어요.
18:44
23.05.24.
profile image 2등

디즈니의 정치적 방향성과 고전 동화 소재는 충돌할수밖에 없네요. 좋은 글 봤습니다.

18:50
23.05.24.
각색상 보수적인 부분들 공감합니다. 하지만 엔딩장면 보면서 디즈니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바로 이거구나 싶더라구요
19:07
23.05.24.
범블러 작성자
바라는대로
다분히 시장을 의식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19:39
23.05.24.
profile image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보진 않으렵니다.
추억이 너무 소중해서요. 망치긴 싫습니다.
21:32
23.05.24.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6 익무노예 익무노예 7시간 전11:36 759
공지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시사회에 초... 17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20:03 2829
공지 (오늘 진행) [총을 든 스님]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4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19:54 2155
HOT '오징어게임' 시즌2 보기전 시즌1 에 대해 알아야... 1 NeoSun NeoSun 57분 전17:53 322
HOT (약스포) 바운티호의 반란을 보고 1 스콜세지 스콜세지 1시간 전17:48 159
HOT 실사영화 "최애의 아이" 흥행실패 (일본) 4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55 1204
HOT KBS2 '스즈메의 문단속' 더빙판 방영 예정 6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5:50 734
HOT '서브스턴스' 국내 블루레이 출시 예정 4 golgo golgo 3시간 전15:08 838
HOT 오징어게임2 월드프리미어 기념품들 1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15:31 797
HOT 정우, [바람] 후속편으로 감독 데뷔 5 시작 시작 3시간 전15:18 1576
HOT 태국 방콕의 '오징어 게임' 수상쇼 1 golgo golgo 5시간 전13:25 761
HOT 제임스 건, '수퍼맨' 제작비 3억6천3백만달러 소... 3 NeoSun NeoSun 4시간 전14:38 1197
HOT <우리가 끝이야> 원작자 콜린 후버, 블레이크 라이블... 3 카란 카란 4시간 전14:04 590
HOT 2024 영화 요약 콜라주 포스터 상세샷 4 NeoSun NeoSun 4시간 전13:53 439
HOT 극장판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 극장개봉 1주년 축전 1 중복걸리려나 6시간 전12:24 468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보고타 시빌워!! 4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10시간 전08:41 1409
HOT 국보 예고편 4 GI 6시간 전12:27 923
HOT 참신하고 독특한 종교심리스릴러 "콘클라베" 5 방랑야인 방랑야인 6시간 전12:06 880
HOT 디즈니+ <애콜라이트> 한 시즌 만에 제작 중단한 이유 5 카란 카란 8시간 전09:58 2768
HOT <노스페라투> 캐릭터 포스터 공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8시간 전10:24 685
HOT 워너, '수퍼맨' 내부시사회 후 "긴장":... 13 NeoSun NeoSun 7시간 전11:47 3518
HOT '무파사 라이언 킹' 오프닝 흥행 참담한 수준, &#... 3 NeoSun NeoSun 7시간 전11:35 1496
HOT <하얼빈> 1주차 현장 증정 이벤트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8시간 전10:28 871
1161577
normal
션2022 27분 전18:23 88
1161576
image
e260 e260 28분 전18:22 87
1161575
image
e260 e260 29분 전18:21 105
1161574
image
e260 e260 29분 전18:21 97
1161573
image
NeoSun NeoSun 57분 전17:53 322
1161572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1시간 전17:48 159
116157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7:45 328
116157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7:39 121
1161569
normal
Sonatine Sonatine 1시간 전17:29 119
1161568
image
소금빵떡 1시간 전17:26 318
1161567
normal
하늘위로 1시간 전17:15 463
1161566
normal
무비티켓 2시간 전16:46 292
1161565
normal
하늘위로 2시간 전16:37 268
116156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6:21 338
116156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6:08 423
116156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6:00 306
1161561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55 1204
1161560
image
뚠뚠는개미 2시간 전15:53 216
1161559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5:50 734
1161558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3시간 전15:49 120
1161557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15:31 797
1161556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5:31 642
1161555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5:29 346
1161554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15:18 1576
1161553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5:08 838
1161552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5:06 335
1161551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5:02 240
1161550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4:47 382
1161549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4:38 1197
1161548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4:23 427
1161547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14:13 405
1161546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4:05 423
1161545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4:04 590
1161544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4:03 204
1161543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13:55 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