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0
  • 쓰기
  • 검색

Violent Panic: The Big Crash (1976) 스기모토 미키의 작별인사. 게터웨이의 막장 버젼.

BillEvans
1889 5 10

 

 

 

 

막장 학원폭력물만 만들던 스기모토 미키와 와타나베 츠네히코가 

대규모 예산을 들여 상당히 스펙터클한 탈주영화를 만들었다. 

스티브 맥퀸과 알리사 맥그로우가 등장했던 게터웨이를 연상시키는 액션영화다. 

은행을 턴 와타나베 츠네히코가 브라질로 탈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그를 쫓는 경찰과 그의 돈을 노리는

범죄자가 그를 궁지에 몰아넣는다는 이야기다. 

 

사회비판물과 정신 나간 사이키델릭물을 합친 NO WAY OUT 이다.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제대로 음식도 먹지 못하는 부모와 가족들 - 와타나베는 어느 술집 바텐더로 일하면서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리는 밑바닥 인생들을 보며 산다. 어떻게든 이 생활을 탈출해야 겠다. 그에게는 이 생각뿐이다.

하지만 기술도 재산도 능력도 별로 없는 그에게는 별다른 기회가 올 것 없다. 

그는 은행을 털어 브라질로 떠나는 것이 꿈이다. 

 

와타나베는 술집에서 밑바닥 인생 하나를 만난다. 알몸에 모피코트를 입고 다니며 좀도둑질을 하고 몸을 파는 여자 -스기모토 미키다. 

늘 보던 밑바닥 여자 하나 추가다. 와나타베는 술집에서 남자에게 얻어맞던 스기모토 미키를 구해준다. 

그녀가 불쌍해서라기보다 그냥 남자에게 맞는 모습이 어쩐지 보기 싫었다. 스기모토 미키는 와타나베에게 집착한다. 

다른 영화들에서 여자 폭력단 두목으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던 스기모토 미키는 

이 영화에서는 여성적이고 별 말이 없고 남자에게 매달리는 순종적인 여자를 연기한다. 솔직히 잘 안어울린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와타나베-스기모토 콤비가 탄생한다. 죽음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을만큼 끈끈한 유대로 뭉친 남녀커플 - 

액션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들 말이다. 

 

 

 

와타나베는 자기 혼자서 은행을 털어 브라질로 탈출하기도 버거운데, 스기모토 미키까지 달라붙자 난감하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대규모 스턴트 씬이다. 좀 붙여 말하자면, 

이 영화 클라이맥스의 스턴트씬은 존 윅4의 개선문씬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자동차들이 무질서하게 원형을 그리며 발광하듯 돌아가는데, 문짝 하나 뜯어진 차를 타고서 그 속을 헤집고 다니는 오타나베의 모습이

딱 판박이다.  

특수효과같은 것이 없으니까, 달리는 자동차 앞에 몸을 던지는 위험천만한 스턴트같은 것은 기본이다.

오토바이 타고 달리는 자동차 앞에 몸을 던지는 것도 기본이다. 따라서, 규모는 작지만, 극단적인 스턴트의 그 생생한 감은 살아 있다.

 

와타나베는 친구와 은행을 털어서 나오는 길에 수수께끼 검은 옷을 입은 여자가 오토바이로 덮치는 바람에 

친구를 잃는다. 자동차에 깔려 친구의 얼굴이 뭉개지는 장면이 나온다. 얼굴이 피가 고인 평면이 되어 버렸다. 이거 

인형이 아닌, 실제 인물 분장을 통해 보여주는데, 영화 보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나조차 끔찍하게 느껴질 정도다. 

 

경찰은 지문을 통해 아주 쉽사리 그를 찾아내고, 와타나베가 돈을 가진 것을 눈치챈 폭력배는 총을 들고 찾아와 와타나베에게 돈을 내놓으라 한다. 좁은 일본 내에서 그를 쫓는 사람들이 많다. 와타나베는 좁은 병안에 갇힌 파리가 윙윙 대며 빠져나갈 구멍을 필사적으로 찾듯이

브라질로 탈출할 길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상황은 절망적이다 못해 그의 죽음은 거의 확정적인 듯 보인다. 

 

영화 쟝르가 쟝르라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 정상적인 인물은 와타나베뿐이다. 

와타나베는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무작정 달라붙는 스기모토 미키가 버겁다. 

몇번이나 버리려고 하는데, 그때마다 절망에 가득해 자길 바라보는 스기모토 미키가 불쌍해서 

차에 태워 함께 도망친다. 한번 쫓아버렸다가 집을 찾아가 보니, 스기모토 미키는 정말 자살했다! 간신히 살려내고 보니 

"살아만 있어줘도 고맙다"이다.

 

영화는 감독이 가진 능력 이상으로 플롯을 복잡하게 짜고 주제를 설정하려 한다. 

와타나베를 쫓는 경찰은 동료 여경과 불륜에 이상한 변태놀이를 하다가 더 젋은 경찰에게 여경을 빼앗긴다. 게이 의사는 자기 자동차를 학대하면서 성적 쾌락을 얻는 (?) 젊은 수리공에게 야릇한 욕망을 느끼고 차근차근 그의 범죄 증거를 모아서 

그를 협박한다. 와타나베와 하등 상관도 없는, 생뚱맞게 삽입되는 에피소드들이다. 

 

 

 

 

 

 

 

나중에 이들 모두는 한 자리에 모인다. 공터에서 와타나베를 쫓아온 경찰차와 문짝 하나가 달아난 차를 모는 와타나베가 무질서하게 

질주해 다닌다. 불륜 경찰관과 게이의사를 죽이고 도망 나온 수리공도 여기 끼어들어 광란의 질주를 벌인다. 

대부분은 이 광란의 질주들 속에 별 이유도 없이 끼어들어 죽음에 이르는 광란의 질주 한복판에서 절규하다가 피떡이 되어 죽어간다. 

근처에 있던 폭주족 오토바이들과 취재 중이던 방송용 차도 광란의 질주에 뛰어든다. 이제는 누가 무슨 이유 때문에 누굴 쫓는다는

그 의미마저 없어진다. 아마 모두들 죽을 때까지 이 광란은 이어질 것이다. 

 

이 클라이맥스가 영화 내내 차근차근 플롯이 구축/발전되었더라면, 명장면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왜 저기서 저런 생뚱맞은 장면이 나오지?"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갑자기 삽입되었다. 하지만 그 장면의 에너지는 대단하다. 

사회 곳곳에 있던 사람들이 한바탕 광란의 질주에 뛰어들어 서로 죽을 때까지 무의미하게 질주를 벌인다는 

스토리도 아주 강렬하다. 부조리/무의미/실존주의같은 느낌마저 준다. 

70년대 사이키델릭한 정신 나간 혼란스런 연출이다. 

 

와타나베와 스기모토는 둘이 함께 이 광란의 질주를 몰래 빠져나간다. 그리고 사라진다. 유리병 안에 갇힌 파리가 극적으로 

탈출한 구멍을 찾은 것이다. 

 

감독과 배우로서는 나름 대규모 예산을 들여서 스케일 크고 잘 짜인 각본을 가지고 걸작 액션/사회물을 만들려는 의욕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이 영화에는 분명 있다. 하지만 B급 막장물답게,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가 아니라, "뜨거운 가슴과 더 뜨거운 머리"로 만든 영화다. 나는 이것이 좋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걸작영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IMDB 7.1인데, 이런 보석같은 장면들을 높이 평가한다면 7.1이고, 

나머지 장면들과의 통일성 및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6점대일 것이다. 

 

스기모토 미키는 동창과 결혼 후 유치원선생이 되어서 영화계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이때 이미 영화계에 미련이 없어졌는지, 

잔뜩 뚱뚱해져 나와서 영혼 없는 연기를 보여준다. 90% 주인공인 와타나베만이 몸을 던져 헌신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tycom
  • 카란
    카란
  • Robo_cop
    Robo_cop

  • 이상건
  • golgo
    golgo

댓글 10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내용 소개만 봐도 엄청난 영화 같네요.
연도상으론 미친 카체이스 나오는 블루스 브라더스에 영향을 줬으려나요 ^^
10:44
23.05.05.
BillEvans 작성자
golgo
블루스 브라더스나 존 윅은 정돈되고 깔끔하고 프로페셔널한 느낌이지만, 이 영화의 스턴트는 날 것 그대로에 좀 불쾌하고 스턴트맨 목숨은 내놓고 찍는다는 식의 위험도 느껴지고 그렇습니다.
12:40
23.05.05.
2등

영화가 궁금합니다. 한국인들에겐 생소했던 전성기 일본 영화

11:03
23.05.05.
BillEvans 작성자
이상건
막장영화이기도 하고 사회물이기도 하고 막장로맨스이기도 하고 턱없이 거대한 아이디어를 능력 그릇 생각 안하고 밀어붙일 때 나오는 희한한 결과물이 바로 이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12:42
23.05.05.
profile image 3등
존 윅이 고전 일본 영화들을 오마주했는데 설마 이것도??
11:29
23.05.05.
BillEvans 작성자
Robo_cop
분위기나 장면들이 굉장히 흡사한 감이 있습니다.
12:42
23.05.05.
profile image
내용이 엄청난데 광란의 질주 장면들이 궁금해서 보고 싶네요
12:28
23.05.05.
BillEvans 작성자
카란
어수선하고 혼란스럽고 비명 지르고 피떡이 되어가는 장면인데, 보기 불편합니다.
12:43
23.05.05.
BillEvans 작성자
tycom
막장영화만이 가지는 혼돈과 에너지가 있습니다.
20:06
23.05.0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6 익무노예 익무노예 6시간 전11:36 738
공지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시사회에 초... 17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20:03 2825
공지 (오늘 진행) [총을 든 스님]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4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19:54 2142
HOT (약스포) 바운티호의 반란을 보고 1 스콜세지 스콜세지 22분 전17:48 96
HOT 실사영화 "최애의 아이" 흥행실패 (일본) 4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55 936
HOT KBS2 '스즈메의 문단속' 더빙판 방영 예정 6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50 665
HOT '서브스턴스' 국내 블루레이 출시 예정 4 golgo golgo 3시간 전15:08 774
HOT 오징어게임2 월드프리미어 기념품들 1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2시간 전15:31 722
HOT 정우, [바람] 후속편으로 감독 데뷔 4 시작 시작 2시간 전15:18 1388
HOT 태국 방콕의 '오징어 게임' 수상쇼 1 golgo golgo 4시간 전13:25 729
HOT 제임스 건, '수퍼맨' 제작비 3억6천3백만달러 소... 3 NeoSun NeoSun 3시간 전14:38 1102
HOT <우리가 끝이야> 원작자 콜린 후버, 블레이크 라이블... 3 카란 카란 4시간 전14:04 562
HOT 2024 영화 요약 콜라주 포스터 상세샷 4 NeoSun NeoSun 4시간 전13:53 429
HOT 극장판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 극장개봉 1주년 축전 1 중복걸리려나 5시간 전12:24 463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보고타 시빌워!! 4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9시간 전08:41 1400
HOT 국보 예고편 4 GI 5시간 전12:27 909
HOT 참신하고 독특한 종교심리스릴러 "콘클라베" 5 방랑야인 방랑야인 6시간 전12:06 867
HOT 디즈니+ <애콜라이트> 한 시즌 만에 제작 중단한 이유 5 카란 카란 8시간 전09:58 2692
HOT <노스페라투> 캐릭터 포스터 공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0:24 680
HOT 워너, '수퍼맨' 내부시사회 후 "긴장":... 13 NeoSun NeoSun 6시간 전11:47 3351
HOT '무파사 라이언 킹' 오프닝 흥행 참담한 수준, &#... 3 NeoSun NeoSun 6시간 전11:35 1452
HOT <하얼빈> 1주차 현장 증정 이벤트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7시간 전10:28 852
HOT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 참가자 6명 영상 / ... 2 NeoSun NeoSun 8시간 전10:01 954
1161573
image
NeoSun NeoSun 17분 전17:53 81
1161572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22분 전17:48 96
1161571
image
NeoSun NeoSun 25분 전17:45 147
1161570
image
NeoSun NeoSun 31분 전17:39 82
1161569
normal
Sonatine Sonatine 41분 전17:29 88
1161568
image
소금빵떡 44분 전17:26 198
1161567
normal
하늘위로 55분 전17:15 299
1161566
normal
무비티켓 1시간 전16:46 235
1161565
normal
하늘위로 1시간 전16:37 216
116156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21 298
116156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6:08 373
116156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6:00 257
1161561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55 936
1161560
image
뚠뚠는개미 2시간 전15:53 197
1161559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50 665
1161558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2시간 전15:49 120
1161557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2시간 전15:31 722
1161556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5:31 574
116155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5:29 330
1161554
image
시작 시작 2시간 전15:18 1388
1161553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5:08 774
1161552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5:06 301
1161551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5:02 222
1161550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4:47 367
116154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4:38 1102
116154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4:23 409
1161547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14:13 389
1161546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4:05 409
1161545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4:04 562
1161544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4:03 200
1161543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13:55 464
1161542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3:55 225
1161541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3:53 429
1161540
normal
golgo golgo 4시간 전13:45 253
1161539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3:39 279